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인연과 업에 대한 글 잘 보았습니다. 어리석은 질문 하나 드립니다.

어제 나그네님 조회수 : 2,069
작성일 : 2013-02-19 10:14:01

어제 좋은 글 올려주신 '나그네'님을 비롯한 모든 지혜로운 분들께 답을 구하며 글을 올립니다.

어제 글에서, 나그네님께서는 '나에게 주어진 인연과보를 피하려 하지 말고 녹이라'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저는 지금 남편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살아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결혼 전과 너무 달라진 제 모습, 우울한 얼굴, 비참한 경제상태에 놀라울 따름이지요.
제 가치관도 비관적으로, 만사 귀찮다로 바뀌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만약 이혼하게되면, 이것은 제게 온 인연을 버리는 것이 될까요?
시궁창에서 구르는 인생더러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빨리 빠져나오라구요.
지옥을 탈출하여 새 삶을 찾는 것은 그럼 인연을 벗어나려 하는 것이 되는 것인지..
지금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나서 '아, 내 갚음이 다 끝났구나'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걸까요?

그냥 집착 없이 이 괴로운 인연을 받아들이자면, 앞으로 저는 평생 부엌데기처럼 식모처럼 구박 당하면서
자존감이고 나발이고 모든 게 다 내잘못인 것으로 되면서, 행복이나 즐거움도 없이 그저 연명하는 길 뿐입니다.

주변을 보면, 좋은 시댁, 부유한 친정, 고학력 고연봉의 부부에 귀여운 자녀들, 건강, 화합, 선량함, ... 이 모든 것들을
다 갖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전생에 좋은 업만 쌓아서 이런 복을 받는 걸까요?

불교든 기독교든 대부분의 종교와 그에 연결된 상류층들은 현재의 불행한 상황을 전생으로 혹은 원죄로 돌리면서
억압받는 민중의 불만을 잠재우고 현 상황을 받아들이도록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과의 차이는 뭘까요?

IP : 59.2.xxx.1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그네슘
    '13.2.19 10:52 AM (49.1.xxx.197)

    안녕하셔요. 제가 불교 신자도 아니고 미혼이지만, 지나치지 못하고 한 말씀 드립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이지만 원글님이 말씀하신 마지막 문단에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종교가 그렇게 사회 기득권을 유지하고 하층민을 억압하는 기제로 쓰이게 되면
    보통 종교의 타락상들이 많이 보이게 되죠. 칼 마르크스가 공산주의 이론에서 그걸 비판한 것이고요.

    곧 물러나시긴 하지만 저희 교황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정성을 다해야 한다, 공산주의는 그런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 라구요.

    저는 원글님이 남편분과 헤어지셔도 용기 있는 결정이고
    헤어지지 않고 배우자로 사셔도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많은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살기...제 3자들은 쉽게들 말합니다.
    빨리 빠져나와라, 아니면 참고 살아라...
    그런데 정작 원글님이 정말로 원하는 건 어떤 것인지 그게 제일 중요해요.

    사랑에는 필연적으로 상처가 따라옵니다. 저희 대모님 말씀으로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나를 십자가에 못박는대요.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원글님은 사실 남편분 이전에 원글님 자신을 가장 사랑하실 겁니다. 그 사랑이 온전하게 이뤄져야 남편분을 제대로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에 대한 완전한 사랑 속에는 그 사랑으로 인한 상처,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장을 녹이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이에요.

    만약 이혼한 뒤에 남편분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정리하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분을 연민할 수 있다면,
    전 그 결정도 내 업장을 녹이는 하나의 방편이고 사랑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있어서 서로에게 끼치는 상처가 너무 커서 자아가 위협을 받는다면, 그 결혼생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러나 만약 함께 살면서도 남편분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보다는, 사람으로서의 연민, 차마 버리지 못하는 측은지심이 더 크다면, 그것이 또한 업장을 녹이는 방편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끌어안는 방법이 어떻게 한 가지만 있겠습니까?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게...업장을 녹인다, 또는 내 십자가를 지고 간다, 이것에만 집중하는데
    그 이면에는 고통받고 굶주리고 슬픈 사람들에 대한 부처님,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과 공감이 있다는 것을 쉽게 놓치고는 합니다. 원글님이 고통받고 슬퍼하는 거...부처님 예수님은 원하시지 않아요. 원글님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고 슬픔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느끼고 사는 걸 원하세요. 어떤 결정을 하시든, 상대방을 덜 미워하고 덜 원망할 수 있다면 그게 업장을 녹이는 길일 겁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실 텐데,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 2. 정야
    '13.2.19 11:29 AM (211.234.xxx.161)

    해답은없다
    앞으로도 해답은없을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해답이다
    거투르드 스타인

  • 3. ㅂㅈㄷ
    '13.2.19 11:31 AM (59.2.xxx.134)

    조언 감사합니다. 미혼이시고 저보다 나이도 어리신 듯한데 정신적 성숙도는 저와 비할 바가 아니시군요.
    깊이 새겨 듣겠습니다.

  • 4. ㅂㅈㄷ
    '13.2.19 11:32 AM (59.2.xxx.134)

    정야님 말씀도 잘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5. 천년세월
    '19.4.4 7:15 AM (110.70.xxx.189) - 삭제된댓글

    똑부러지는 댓글에 하트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7434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프르 할거 많나요? 3 여울 2013/03/02 1,795
227433 말릴때 바로 가렵고 비듬도 나오는 머리에 쓸 한방샴푸좀 추천해주.. 11 머리감은후 2013/03/02 3,107
227432 갓난아기 냄새 너무 좋아요. 11 .... 2013/03/02 5,355
227431 아무 이유없이 바람피는사람들 11 ㄴㄴ 2013/03/02 4,062
227430 가산아울렛에 겨울코트 팔까요? 3 쇼핑 2013/03/02 1,929
227429 일산에서 1억2천-1억5천사이 전세 구하려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4 집순이 2013/03/02 2,973
227428 하루에 다섯통의 문자내역 2 남편의 외도.. 2013/03/02 1,957
227427 집중듣기와 읽기만 해도 단어를 저절로 외우기가 될까요? 5 왕소심 2013/03/02 2,076
227426 차 옆부분이 긁혔는데 주차장 cctv 보자하면 진상일까요? 17 ... 2013/03/02 5,628
227425 한국 여행 100선 추천 : 한국관광공사 2 소나기와모기.. 2013/03/02 2,062
227424 그랜져 vs 소나타 7 고민중 2013/03/02 2,784
227423 운동화는 3 중학생 2013/03/02 732
227422 수영복 싸이즈 문의드려요 1 ... 2013/03/02 1,209
227421 동영상 좀 찿아주세요 2 빵터짐 2013/03/02 539
227420 영어 잘하시는 분 도와 주셔요. 5 안들려요. 2013/03/02 1,026
227419 연간2000만원이상 금융소득세 면제되는 분리과세???? 1 무슨 뜻이죠.. 2013/03/02 1,708
227418 장터 신고하는법 알려주세요 6 양심불량 2013/03/02 1,422
227417 은평뉴타운,삼송신도시 어디가 나을까요? 13 워니화니맘 2013/03/02 7,951
227416 또띠아로 피자말고ᆢ 7 ㅇㅇ 2013/03/02 1,838
227415 생*대도 유통기한이 있죠? 2010년 제품은 너무 오래된거 맞죠.. 3 한달에한번 2013/03/02 1,625
227414 급) 크린*피아 교복 맡겼는데요. 드라이 안 하고 물세탁 4 급해요. 2013/03/02 2,034
227413 진급할때 반이 궁금하다고 토요일도 학교로 전화하시나요?? 1 착신 2013/03/02 1,186
227412 새로 전세 옮겨 이사했는데 집 험담들으니 속상해요. 6 .... 2013/03/02 2,556
227411 청담동앨리스 보신분들만 봐주세요 2 ..... 2013/03/02 1,267
227410 박시후 이번일 끝나면 이제 배우생활 접는거겠죠? 47 1 2013/03/02 15,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