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좋은 글 올려주신 '나그네'님을 비롯한 모든 지혜로운 분들께 답을 구하며 글을 올립니다.
어제 글에서, 나그네님께서는 '나에게 주어진 인연과보를 피하려 하지 말고 녹이라'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저는 지금 남편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살아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결혼 전과 너무 달라진 제 모습, 우울한 얼굴, 비참한 경제상태에 놀라울 따름이지요.
제 가치관도 비관적으로, 만사 귀찮다로 바뀌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만약 이혼하게되면, 이것은 제게 온 인연을 버리는 것이 될까요?
시궁창에서 구르는 인생더러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빨리 빠져나오라구요.
지옥을 탈출하여 새 삶을 찾는 것은 그럼 인연을 벗어나려 하는 것이 되는 것인지..
지금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나서 '아, 내 갚음이 다 끝났구나'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걸까요?
그냥 집착 없이 이 괴로운 인연을 받아들이자면, 앞으로 저는 평생 부엌데기처럼 식모처럼 구박 당하면서
자존감이고 나발이고 모든 게 다 내잘못인 것으로 되면서, 행복이나 즐거움도 없이 그저 연명하는 길 뿐입니다.
주변을 보면, 좋은 시댁, 부유한 친정, 고학력 고연봉의 부부에 귀여운 자녀들, 건강, 화합, 선량함, ... 이 모든 것들을
다 갖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전생에 좋은 업만 쌓아서 이런 복을 받는 걸까요?
불교든 기독교든 대부분의 종교와 그에 연결된 상류층들은 현재의 불행한 상황을 전생으로 혹은 원죄로 돌리면서
억압받는 민중의 불만을 잠재우고 현 상황을 받아들이도록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과의 차이는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