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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신(神)이 있다고 느끼는 분 계세요?

괜히 조회수 : 2,205
작성일 : 2013-02-16 16:06:38

제가 그래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요
제 인생을 뒤돌아보면 정말 신이 있어서 저를 막 훈련시키고 조련하는 거 같거든요.
제가 젊었을 때 교만했거나 건방떨었거나 타인의 마음을 무시했거나 하는 그런 잘못들을 저질렀는데
그에 대한 벌(?)이라고 해야 하나, 그 당한 사람들과 똑같은 입장을 꼭 당해보게 돼요.

철없을때 돈걱정 없이 살면서 마트나 백화점에서 무이자 할부 몇개월로 결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당장 돈이 없으면 사질 말지..' 이렇게 살짝 무시하는 느낌을 가졌었어요.
저는 통장 잔고에 늘 넉넉하게 넣어두고 백만원이든 오백만원이든 일시불로 결제했거든요.
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소득공제때문일 뿐이었죠.
근데 지금 저는 돈에 쪼들리면서 뭐 하나 사지도 못하고 무이자 할부만 기웃거리고 있네요

또 있어요.
예전에 엄마 힘든거 알면서 못되게 굴던 거, 힘든거 싹 모른척하고 나만 편하려고 했던 행동들..
이제 제가 엄마 입장이예요.
엄마가 체력적으로 지쳐서 저에게 푸념처럼 한탄처럼 하셨던 외마디 말씀들을 이제 제가 하고 있네요.

이것뿐이 아니예요.
서울 부자동네에서 살면서, 같은 과 선배 어머니께서 식당에서 일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속으로 '얼마나 능력이 없고 재주가 없으면 그러고 살까' 하고 살짝 무시하는 생각 가졌었는데
이제 제가 마트나 식당같은데에서라도 일해야 하나 생각중이예요. (자리도 없지만)

정말 신이라는 존재가 있어서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는걸까요?
그건 참 고마운데, 반면에 저는 앞으로의 인생이 너무 무섭고 한심하고 그래요.
이미 40 중반인데 제 인생은 이제 망해버렸다는 생각.
더이상 일어설 기회가 과연 있을까 싶은 느낌.

어떻게 보면 인생의 이런 저런 깨달음을 얻은 것만으로도 성공한 거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확실히 저는 예전 젊었을 때의 저보다 더 겸손하고 더 지혜로와지고 더 너그러워진 건 맞거든요.

하지만 이제 저는 쾌적하고 여유로운 동네에서 맛있는 커피와 케익들을 골라 마시고 먹으며
강남 오만 맛집들 다 찾아다니면서 맛보고 친구들과 즐기고
백화점에서의 쇼핑들, 수준 높은 공연들, 해외여행, 이런 것들과는 영영 이별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어요.

40중반이니 앞으로 70 정도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25년을 정말 어찌 살아야 할까요...
제가 살아오면서 가졌던 교만하고 배려없는 마음들이
제 인생 전체를 걸고 벌을 받을만큼 그렇게 큰 잘못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냥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 뿐인데 제가 괜한 죄책감으로 연결지으면서 힘들어 하는 걸까요?

주말이라... 걍 뻘글 한번 날려봤습니다.

IP : 59.2.xxx.13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16 4:27 PM (115.140.xxx.99)

    세상을 관장하는 신.같은존재는 없는거같고,
    자기가 했던 생각, 행동에대한 업보.는 있다고 믿어요.
    업이란, 좋든나쁘든 언젠가 돌아온다고 믿거든요.

    앞으로 생각, 말.행위로 좋은업을 짓는다면, 언젠가는 돌아 옵니다.
    힘내세요.

  • 2.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13.2.16 4:41 PM (218.52.xxx.2)

    젊을 때 교만하고 배려없는 마음이나 씀씀이가
    나이들면서 이런저런 시련 거치며 겸손해지게 되네요.
    그러나 계속 벌은 아니구요
    진심으로 회개하고 마음을 고치고자 노력하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는 긍휼의 하나님 전능의 하나님이신 거 요 몇년새 실감입니다.
    전 요즘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믿음 생활 3년차에 불과합니다만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다른사람에 대한 원망과 좌절로 가득차서 가족들한테도 얼마나 큰 상처를 줬을게 뻔했는 데
    이제는
    이렇게 저를 단련하시는 주님께 감사하고 또 다시 기회와 기쁨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가 넘칩니다.
    원글님께도 꼭 하나님 믿으시라고 진심으로 권해드려요.
    요즘은 목사님들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많으니
    인터넷으로 믿음 생활을 시작하시다 맘에 드는 교회 가보셔요.
    선한 목자교회 유기성목사님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님 인천방주교회 박보영 목사님 설교를
    홈피에서 쭉 들어보시기 바래요.
    나이들면서
    세상적인 것만 쫓다보면 마음 속의 공허가 더 커지니
    인간 세상이 수천년에 걸쳐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생활을 해 왔다는 깨달음이 생깁니다.

  • 3. mm
    '13.2.16 4:45 PM (125.133.xxx.246)

    그게 인생 아니겠어요?
    오르락 내리락 하며 여러가지 생각하며 마음 다잡고 사는거.
    신이 있다면 좋지요.

  • 4. 얀마텔의
    '13.2.16 4:46 PM (211.202.xxx.53)

    파이이야기 추천해드려요

  • 5.
    '13.2.16 5:22 PM (220.86.xxx.151)

    제가 강하게 원하면 반드시 응답해주는 신이 있다고 느껴요
    어렸을때부터 그랬어요. 제가 강하게 원하면..
    제가 진실하면 신은 반드시 응답해 주시더라구요. 물론 타인이나 사회에
    해가 가지 않는 소원이어야 하지요

  • 6. 괜히
    '13.2.16 7:04 PM (59.2.xxx.134)

    감사합니다. 불교와 기독교와 다른 관점을 망라한 좋은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친정은 기독교이고, 저도 대형교회 10년 넘게 다니다가 목사님의 어이없는 설교와 돈을 중시하는 태도, 성가대원들의 가난한 자 차별, 돈문제로 인한 교인들간 다툼에 질려 믿음을 끊은 사람이예요. 정말 절실하게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었건만--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나님 눈에 안찼다고 하시면 할수없지만요-- 제 기도는 무시당하고 철저히 밟혔..다고 해야 하나... 암튼... 그렇네요.

    다 저의 교만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진정 맘이 깨끗하지 못했고 이기적이었어요. 타인에게 했던 모진 말들과 냉정한 대우가 고대로 저에게 돌아오는 삶을 10년 정도 살았습니다. 이제 노안이 오는 나이가 되고 보니 새로이 뭔가 한다는 게 참으로 겁나고 힘들어요. 자식이 있으니 섣불리 삶을 포기할 수도 없고...

    댓글들 잘 읽어보고 마음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7. 원글님 글 읽고
    '13.2.16 7:18 PM (61.33.xxx.73)

    있는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쓴 글인 줄 알았어요 어쩜 저와 상황이 이렇게 같을 수가..너무 똑같아요..

  • 8. 더 나은걸
    '13.2.16 9:34 PM (220.85.xxx.236)

    깨닫고 또 얻게 해주시려고, 원글님 말씀대로
    훈련시키신거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태어난 목적(?) 또는 인생의 진리일만한 걸
    깨달으셨으니, 예전만큼 물질적으로 최상을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 힘들지는 않으실거예요.^^

    님의 깨달은 그런 인생을 응원합니다!!

  • 9. 대한민국당원
    '13.2.16 11:42 PM (116.121.xxx.151)

    이해가 안되는 이야기 하나 적어볼까요?ㅎㅎ 새벽5시쯤 이게 무슨 소리야? 형광등이 떨어졌어요. 그런데 말이죠? 천장에 달았으니 보통 2.5m~3m 아닙니까? 헉!!! 떨어진 소리에 놀라서 나가 보긴했는데, 멀쩡한 거 있죠.ㅋㅋㅋㅋ;; 그 높이에서 떨어져도 깨지지 않은 형광등 아직까지 불~ 잘 들어 오네요. ^o^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깨져야 정상(?) 아닌가? ㅎㅎ

  • 10. ...
    '13.2.17 2:24 AM (112.155.xxx.72)

    신은 있다고 강하게 느낍니다.
    이건 뭐 설명해서 남을 납득시킬 문제는 아니죠.
    나 혼자 만의 느낌이니까.
    그래서 신앙은 진짜 개인적인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11. 괜히
    '13.2.17 6:27 AM (59.2.xxx.134)

    감사합니다. 윗님들.
    저랑 같으시다는 분, 동지가 있다니 어쩐지 외롭지 않군요 ^^;;;
    어디신지 모르겠지만 함께 잘 헤쳐나가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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