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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엄마가 되보니 새삼 엄마가 존경스럽네요.

엄마 조회수 : 861
작성일 : 2013-02-14 18:22:52
둘째 임신 중입니다.
심한 입덧 시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몸이 제몸이 아니에요.
더구나 해외 거주 중이라 한국에서처럼 뭣하나 쉬운것 편한것 없고요.
요새 여기 명절기간인지라 신랑이 열흘 가까이 출근을 안했어요.
혼자라면 몸 무거워서 대충 맨밥에 김 싸먹고 쉴텐데..
첫애랑 신랑 생각해서 주방에서 웩웩 거리며 하루 세끼 차려줫네요.
제가 아직 입덧 중이라 고기 생선류는 보지도 못해서 반찬에 한계가 있어요. 워낙 솜씨도 없고.
아침에 눈뜨면 머리부터 아파요. 아침은 뭐먹고 점심은, 저녁은.
주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제입장에선 정말 고역인거에요ㅜㅡ

근데 문득 생각난게 친정 엄마..
삼십년 넘게 아빠랑 작은 가게 하시면서 삼남매, 아빠 세끼를 차리셨거든요.
일하다 잠시 짬내 들어 오셔서 후다닥 상차리고 나가세요.
아빠가 입이 짧으셔서 같은 반찬 두끼 이상 올라오면 싫어하셨고 철없던 저희도 늘 맛난반찬 해달라 노래를 부르고.. 거기에 삼남매 도시락까지 싸주셨으니.. 요즘들어 자꾸 이생각이 나는거에요.
울 엄마 얼마나 힘드셧을까. 정작 본인은 반찬 많이 안드시고 있는 국에 밥말아 후르륵 드시는데..차라리 꼭 찝어 뭐먹고 싶다 그럼 편한데 그냥 맛난반찬 노래를 불렀으니..

첫애 입덧할때도 제일 먼저 엄마 생각이 나더라고요.
엄마는 삼남매 전부 막달까지 입덧했는데 가게 일도 하시랴 자식들 돌보랴. 밥도 하시랴.. 더구나 그땐 저희집에 세탁기 냉장고도 없었다고 하네요.
남매셋이 터울이 적은데 천기저귀 매번 삶아 키우셨다 하시는데..
입덧으로 내한몸 한없이 힘들어 매일 울기만 했는데..
친정엄마에게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감사하고.

맨날 엄마한테 전화해서 전화기에 대고 엄마 미안해 고마워ㅜㅡ
엄마 얼마나 힘들었어 내가 효도할께..
사실 그때까진 엄마랑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근데 그 이후로 예전과는 다른 느낌.다른 사이가 됬네요.
더 좋은건.. 친정 아빠의 변화에요.
엄마가 애셋 낳으며 힘들게 입덧 할때 아빠는 그냥 힘들겠다 싶었지 그렇게 맘 아프지 않으셨데요. 근데 첫애에 이어 둘째까지 입덧 심하게 하는 절 보니 그제서야 입덧이 얼마나 힘든건지 새삼 느껴지신거죠.
아무래도 부인과 자식은 다른가바요. 저 입덧하는거 보고 아빠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셔서 나이 60이 훨씬 넘으신분이 엄마 손 붙잡고 눈물을 보이셨데요. 당신 고생할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요새 부모님 사이가 참 좋으세요. 워낙 무뚝뚝한분들이라 좋다고 할순 없지만 삼십년 넘게 사시며 쌓인 세월의 앙금이 많이 사라진게 느껴져요.

요새도 가끔 통화하면 제가 그래요. 다 내덕분이라고ㅋ 딸 잘뒀다고.
사실 제가 좋은 부모님 둔 덕분이지만요.

제가 늘 글을 쓰면 끝맺음이 어렵곤 한데..
결론은 제가 부모가 되니 부모님이 존경스럽다 에요^^
IP : 114.224.xxx.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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