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제적으로 빡빡한(?) 집에서 자랐어요.
아주 돈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적금 먼저 들거나 목돈 묶어놓고
나머지로 빠듯하게 생활하는 엄마를 봐와서인지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하는줄 알고 컸어요.
평소 입성이나 돈 씀씀이를 보면 없어보이지만
큰돈 쓸일이 생기거나 목돈 들어갈 일이 생기면 그럴때 돈을 내놓는 편이에요.
남편은 저랑은 정반대입니다.
평소 자잘하게 돈 쓰는일에 후합니다.
동료랑 식사를 하면 무조건 계산하고 만원 이만원 정도는 가벼운 돈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인지 그냥 턱턱 잘 씁니다.
그러다보니 남편 수중에는 목돈이 없어요.
목돈 되기전에 푼돈으로 다 써버리니까요.
목돈을 만들어 주어도 어디다 썼는지도 모르게 다 써버립니다.
그래서 제가 집안 돈관리 다 하면서 남편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한달치를 줬더니 일주일만에 다 쓰고는 부족하다길래 요즘엔 일주일로 쪼개서
일주일동안 무슨일이 생겨도 이 돈으로 생활하라고 했더니 그래도 열심히 하더라구요.
지난달에는 용돈 아껴서 오만원이나 모았다고 엄청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다고 해야할까?
뭐...그런 기분까지도 들더라구요.
그런데 남편의 이런 모습은 딱 시댁입니다.
시아버지,시어머니를 보면 정말 똑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늘 목돈 부셔서 푼돈으로 만들고 푼돈에 연연하지 말라며 이리저리 다 쓰시더군요.
그나마 재산이 좀 있었는데 어쩜 그렇게 재산도 다 부셔서 흩어버리시는지...
그동안은 당신들 재산으로 모으든 흩어버리든 알아서 생활하시니
좀 아까운 기분이 들어도 내색없이 살았는데 얼마전부터 생활비 달라고 하시는데
기가 딱 막히네요.
필요없는 일에 돈 쓰지 마시고 당신들 노후에 쓰시라고 했더니
푼돈갖고 째째하게 구는거 아니라고 도리어 호통을 치시더니
이제 와서는 생활비 달라고 하시네요.
참 깝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