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 되어가는 아들 하나가 있는데, 얘가 밥먹는걸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장난감 갖고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지 손으로 밥 한 술 떠먹는 적이 없는 애거든요.
떠먹이면 군소리 없이 받아먹어서 밥양이 적은건 아니지만 밥 먹는데 한시간씩 걸리고 계속 제가 먹여줘야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다른 간식을 잘 먹느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예요.
과자 한 봉지 뜯어서 다 먹는 꼴을 본적이 없어요.
칸쵸 하나를 이틀, 사흘에 걸쳐서 먹는 애예요.
과일도 귤 한조각, 딸기 한조각, 이렇게 먹구요.
그나마 많이 먹는게 쥬스류.... 한살림 포도즙 하루에 3봉씩 먹어요.
제가 잘못 키우고 있는거겠죠.
쫒아다니면서 먹이지 말고 안먹어도 때되면 치워버리고 간식도 안주고 그래야 되는게 맞겠죠.
근데 제가 키가 작아서(158)... 아들이 저 닮아서 작다는 소리 들을까봐 너무너무 걱정이 되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뱃고래라도 키워놓아야 되겠다고 돌 때부터 쫒아다니며 먹이기 시작한게 세돌이 다 되도록 이러고 있네요.
몇달 후면 동생도 태어나니 그 전에 빨리 식습관을 바로잡아줘야겠는데...
한때 굶겨도 봤지만, 먹는거에 통 관심이 없는 아이다 보니 굶고 나서도 몇숟갈 먹고나서는 땡이라...
전체적으로 섭취량이 넘 적어져서 안되겠더라구요. ㅠㅠ
남자 키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사회만 아니었더라도 제가 이렇게 고민하진 않았을텐데...
과연 옛날에 못먹고 살던 시절에도 입이 짧은 애가 있었을까요?
조선시대, 일제시대, 전후에...
경쟁해야 될 형제도 많고, 나무껍질 벗겨먹고, 풀뿌리 캐먹고...
먹는게 생존과 직결되었던 그 시절에도 먹는거 자체에 관심이 없는 애가 있었을지 정말 궁금해요.
먹을거에 관심없는 우리 애도 못먹고 살던 시절같은 환경으로 만들어버리면...
밥을 열심히 먹게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