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애때부터였어요. 미신이 생활인 시어머니 때문에 힘들었던 게.
궁합이 나쁘다고 헤어지라 했어요. 저한테 직접은 아니고 당시 남친인 제 남편에게.
나중에(결혼후에) 알고보니 나쁜 궁합도 아니었어요. 제 생년월일을 잘못알고 궁합보신 거였거든요.
근데 결국 결혼날짜 잡고 준비진행하는 동안 예비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결혼이 무기연기됐어요. 궁합나쁘다는 결혼 진행해서 이렇게 됐다고.
제가 예비시아버지를 잡아먹기라도 했다는 듯한 눈길로 저를 노려보시더군요.
그 때 헤어졌어야 하는 건데...
마음고생했지만 어찌어찌 헤어지지 못하고 계속 사귀어서 결국 결혼했어요.
그래도 결혼하고 나면 며느리로 인정하고 잘 대해주겠다고 하셨대서.
근데. 미신이 생활이신 건 참 힘들더군요.
결혼하고 나서도 아들만 최고. 며느리는 무수리대접하시는 것은 당연한 거고
거기에다 온갖 잔소리에 미신강요에..
예를 들자면,
아이 첫돌을 부페식당에서 치뤘어요. 첫돌직전 주말에요.
시어머니가 바로 안돌아가시고 저희집에 머무르셨는데
며칠후 당일날 또 돌상을 차려야 한다는 거에요. 돌 당일 삼신에게 기도드려야 하는 거라며.
뭐. 그럴 수도 있죠. 아이를 위하는 건데.
근데 문제는 바로 며칠 후가 이사하는 날이었어요.
있는 짐도 줄여야 할 판에. 상 차린다고 다시 장을 보게 되는 거라, 제가 안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가
완전 집안이 뒤집어졌어요. 무지막지한 언어폭력을 당했죠.
결혼시켜준 걸 고맙게 생각해야지~에서부터.
당시 제 껌딱지였던 막 돌된 아들 땜에 남편이 혼자 분리수거하러 나가는 걸 보시고는 대노하셨어요.
남편한테 아무일도 시키지 말고 니가 다 하라고.
결국 제 생각이 짧았다고. 화 푸시라고. 같이 장보러 나가시자고 아무리 애걸해도 소용없었어요.
화풀이 실컷 하시고 내려가셨어요.
내려가시고서도 몇번을 더 전화하셔서 저한테 온갖 말씀을 퍼부으시고는,
우리가 이러면 **이(제 남편)만 힘들다며 이제 그만하자 하시더군요.
저야 뭐. 당한 것밖에 없는데.
그리고는 이사하는 날 소금자루를 현관앞에 놓고 밟고 들어가고 온집안에 팥을 뿌리라 하셨던가..
한번은 아이가 시댁에서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어요.
제가 가시 발라주고 있었는데 잠깐 뒤돌아보고있는 사이 아이가 가시있는 부분을 집어서 삼켰어요.
많이 아파하고 피도 조금 났어요.
그 상황에 어머님이 어떻게 하셨냐하면,
먹던 생선의 뼈와 가시를 아이 머리위에 올리고 물을 먹이셨어요.
이렇게 해야 해결된대요.
또 한번은, 다음 이사할 때 였는데,
정말 어렵게 이사날이 결정됐어요. 역전세난이라 집도 안빠지고, 집주인도 비싼 값에 집을 내놓는 바람에
더더욱 집보러 오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었고,
저희는 이미 분양을 받아 늦지않게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연체료?를 최소화하려면 어떻게든 적어도 전세집의 계약만료 날짜까지는 이사를 해야 했어요.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여러번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이사날짜를 맞췄어요. 아주 힘들게요.
날짜 임박해서야 주인이 대출해서라도 전세금 내주겠다고 확약을 주었기 때문에
이사업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간신히 이사업체까지 결정하고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몇시간후 전화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그 날은 절대! 이사하면 안되는 날이래요.
뭐.. 뱀날과 쥐날은 액운이 끼기 때문에 절대 이사하면 안된대요.. ㅠㅠ
이사하는 방향은 어디냐고. 말씀드렸더니 다행히 방향은 괜찮다고 ... ;
하지만 전 다시 알아볼 엄두가 안나서, 결국 어머님께 '알아보았으나 날짜 변경이 안된다네요'라고 둘러댔고,
어머님은 그럼, 이사하기 전 좋은 날짜에 간장 된장 밥솥을 먼저 갔다놓으라 하시더군요. 갖다 놨어요.
그리고 이사 당일날 쌀,물,떡을 한접시씩 담아놓고 무슨 불경같은 걸 틀어놓으라 하시더군요. 틀어놨어요.
이사업체분이 나중에 하시는 말씀이, 어디서 하루종일 계란장수가 계란파는 줄 알았다고... ;
제사 앞두고는 상가집 가면 안된대요.
아버님 제사 며칠 전이었는데, 여동생의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결국 문상을 가기는 했는데, 가서 절은 하면 안된다고 해서 부주하고 밥만 먹고 왔어요.
상가집 함부로 가면 귀신이 씌어온대요.
귀신이 씌어오면, 단감에 식칼을 꽂아서 대문밖으로 던져야 한대요.
새 차를 샀어요 (저히 차) 고사 지내고 북어를 트렁크에 넣고 다녀야 한대요.
동지에 팥죽해먹었냐고 물으시네요. 안해먹었다고 하니 탓하시네요.
해먹어야 잡귀신을 쫓아준다고.
설 차례 지내고, 영화보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7번방의 선물'요. '많이 슬프다던데요'했더니. 정초부터 눈물나는 영화 보는 거 아니래요.
정초에 울면 일년 내내 운다고요.
웬 밥그릇국그릇을 하나씩 주시네요. 필요없는데요. 했더니 다 이유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알고보니 제가 올해부터 삼재라는데 주시는 밥그릇국그릇을 사용하면 나쁜 일을 막아준다고.
저 집안에 필요없는 물건 들이는 거 참 싫어하는데. 암튼 찍소리 안하고 받아는 왔어요.
대충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봤어요.
참고로 제 친정은 사주도 안보는 집안이에요. 전혀 미신적인 요소와는 관련이 없는 집안이에요.
이 결혼, 제가 제 발등 찍은 거지만, 들어드리려니 참 피곤하네요.
제가 속이 좁아 그런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