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희귀병 두 아들 손발 20년, 엄마는 버티지 못하고..

에휴 조회수 : 3,880
작성일 : 2013-02-06 00:31:54
[한겨레]22살·19살 형제 뒤로한채 목숨끊어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30205203121614

신체·지능 안자라는 '뮤코다당증'에
두아들, 부모 도움 없인 꼼짝 못해
남편마저 다쳐 기초수급비로 생활


지난 2일 정선옥(가명·49)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목을 맸다. 정씨는 두 아들을 세상에 남겨뒀다. 정씨의 장례식이 치러진 4일, 두 아들은 5평 남짓한 방에 누워 있었다.

한 명은 안쪽으로 굽은 채 굳어버린 손발을 버둥거렸다. 다른 한 명은 "으으으음" 신음 소리를 냈다. 몸무게 20㎏이 채 되지 않는 형제는 기껏해야 7살 정도로 보였다. 두 형제의 실제 나이는 각각 22살, 19살이다.

형제는 '뮤코다당증'이라는 희귀난치질환을 앓고 있다. 몸에 쌓이는 이물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신체 각 기관의 성장이 멈추고 제구실을 못하는 병이다. 몸은 물론 지능도 자라지 않는다. 형제는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한다. 도움 없이는 앉지도 일어서지도 못한다. 20살 안팎의 형제는 이날도 기저귀를 차고 누워 있었다.

"감기몸살이라도 걸리면 아프다고 막 울부짖는데 어디가 아픈지 제대로 말을 못하니…. 그럴 때는 가슴이 미어져요." 아버지 유지현(가명·51)씨는 고개를 떨궜다.

두 아들은 각각 2살 무렵 "엄마, 아빠"라는 말을 처음 했다. 그것은 마지막 말이 됐다. 두 아들은 그 뒤 알 수 없는 '소리'만 질렀다. 두 아들은 걸음마도 뗐다. 하지만 두 아들이 밟아본 땅은 넓지 않았다. 남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두 아들은 자리에 누워버렸다.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좁은 방에서 지냈다. 어머니 정씨는 그런 두 아들을 품에 안고 지난 20여년을 살았다.

정씨는 두 아들의 몸을 일으켜 휠체어에 앉히고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갔다. 두 아들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뮤코다당증 전문병원에서 4시간 동안 효소 주사를 맞았다. 병원에 다니면서도 병이 나을 것이라는 희망은 품지 못했다. 효소를 주사로 주입해 지금보다 상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늦출 뿐이었다.

정씨는 두 아들에게 매 끼니를 떠 먹였다. 두 아들에겐 빨대를 빨아들일 힘도 없었다. 정씨는 액체로 된 '메디푸드'를 두 아들의 입을 벌려 일일이 떠먹였다.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겨우 살아내고 있긴 한데, 버티기가 너무 힘들어요." 아내가 입버릇처럼 했던 말을 남편 유씨는 기억한다. 유씨는 2년 전부터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퀵 서비스'를 해서 돈을 벌었지만,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그만뒀다. 두 아들을 돌보느라 정씨는 일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월 76만원 정도의 기초생활수급비가 네 식구의 생활비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중증장애인 자녀들을 돌보느라 많이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뮤코다당증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개 비슷한 멍에를 지고 살아가고 있어요. 이런 가정이 깨지지 않도록 사회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홍혜숙 뮤코다당증환우회 회장이 말했다. 국내 뮤코다당증 환자는 대략 120명으로 추정된다.

김규남 기자3strings@hani.co.kr
IP : 211.33.xxx.22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2.6 12:37 AM (203.152.xxx.15)

    예전에 병원 24시에서 뮤코다당증 환아 본 기억이 납니다...
    ㅠㅠ
    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 2. ㅇㅇ
    '13.2.6 12:41 AM (219.249.xxx.146)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ㅠㅠ
    국내에 120명밖에 안되는 환자 가운데 어쩌다 두 형제가 다 같은 병에..
    남겨진 그 자식 둘은 또 어쩌나요...
    아휴, 그저 한숨만 나와서 ㅠㅠ

  • 3. ...
    '13.2.6 12:42 AM (1.236.xxx.6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4. ...
    '13.2.6 12:51 AM (114.206.xxx.3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서마저 쓸 수 없었던 고단한 삶...부디 훨훨 털고 쉬셨으면 좋겠네요.

  • 5. 진짜...
    '13.2.6 12:52 AM (211.201.xxx.173)

    너무 마음이 아픈 소식이에요. 자식을 두고 간 그 심정이 어떠실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곳에서라도 편히 쉬셨으면 좋겠어요..

  • 6. 저런 상황도 나라에서 어찌해주어야
    '13.2.6 12:53 AM (58.143.xxx.246)

    몸도 마음도 고단하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3.2.6 12:54 AM (180.66.xxx.54)

    그분의 치열하고 절망적인 20년을 앞에두고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8. 시나몬애플
    '13.2.6 12:57 AM (211.187.xxx.220)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얼마나 힘드셨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9. 에휴
    '13.2.6 1:01 AM (211.219.xxx.15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0. ...
    '13.2.6 1:07 AM (114.206.xxx.23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1. ...
    '13.2.6 1:16 AM (112.151.xxx.163)

    .................................

    명복을 빕니다.

    편히 누우시지 못할것 같아 더 맘아픕니다.

  • 12. Ej
    '13.2.6 1:20 AM (223.62.xxx.195)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3. ....
    '13.2.6 1:23 AM (125.177.xxx.3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4. ㅜ.ㅜ
    '13.2.6 1:40 AM (80.202.xxx.250)

    제 친정엄마의 지인 아들이 저 병을 앓았는데,, 30살을 채 채우지 못하고 29살인가에 세상을 떠났지요. 아들을 처음 낳았을 때 병원에서 8살까지나 살수 있으려나 했는데 어머니가 워낙 극진히 보살펴서인지 29년이나 살다가 갔어요. 29년 평생을 방에 누워서 아무것도 아무말도 못하고 밥과 약은 일일이 어머니가 다 떠먹여주고,, 그러다 갔지요.. 그 아들이 저보다 한 살이 많았는데, 그 어린마음에도 엄마 친구분이 너무 힘들을 것 같다는 생각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분 입버릇처럼 아들 가고나면 여행도 다니고 편히 살아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그전엔 할 수 없었던 취미활동도 하시고 그러신다 하더라고요.
    하나도 아니고 두 아들이 그랬으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제 아들들 걱정은 내려놓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5. ㅡㅡㅡ
    '13.2.6 1:43 AM (203.226.xxx.188)

    다음생엔 편안함으로 그저 편안한 삶으로 환생하셔요.....가슴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6. 마음이
    '13.2.6 1:46 AM (183.114.xxx.109)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 17. 다누리
    '13.2.6 8:43 AM (119.64.xxx.179)

    맘이너무아프네요 ㅜ
    요즘 저도 살아갈힘이없어 그만죽고싶다 아무것도안되고싶단생각으로 살아요
    얼마나힘드셨을까싶고
    가슴이너무아프네요ㅜ
    진짜 사는게뭔지 ㅠ

  • 18. 에구..
    '13.2.6 8:47 AM (203.142.xxx.231)

    유전병인가봐요.. 둘다 그러는거 보니.. 참 할말이 없네요.. 49살이면 아직 젊은 나이인데..
    솔직히 아이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저런 희귀병이면, 그냥 친권.양육권 포기하고 나라에 맡기는게 더 나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전에 서울시립아동병원에 봉사하러 간적이 있는데. 저런 아이들이 꽤 되었어요. 나이는 40살이라는데 몸은 그냥 아기..
    그냥 그렇게 하는게 저 아이들에게도 더 나을수 있다는 생각도 솔직히 드네요. 어쨌건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는데..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0805 olympic은 항상 복수로 쓰나요? (영어 질문입니다.) 1 올림픽 2013/03/19 2,280
230804 사는게 답답하네요 3 ᆞᆞ 2013/03/19 1,091
230803 절친이 저와 연락끊은 이유를 알게됐습니다 98 ... 2013/03/19 34,448
230802 '김지선 후보 vs 안철수 전 교수' 1 이털남 2013/03/19 700
230801 학교행사마다 나타나는 교사 학부모, 신기해요 13 그 반 애들.. 2013/03/19 3,584
230800 우리 아들이 피겨를 하겠다면? 신둥이 2013/03/19 865
230799 자꾸만 물건을 미끄러져 놓치는 증상,, 노화인가요? 18 37세 2013/03/19 17,013
230798 시어머니 생신때 모이기로 했는데..뭘 해가면 좋을까요? 4 -- 2013/03/19 985
230797 30대 후반인데...희망의 끈을 못 찾고 있네요.. 8 인생의 낙... 2013/03/19 2,835
230796 너무 이쁜 연아..누구랑 결혼하게 될지.. 3 연아 홀릭 2013/03/19 1,451
230795 학습지 그만하고싶은데 선생님말씀이 맞는건지 알려주세요 39 학습지 2013/03/19 7,016
230794 치열인데 이거 오래가나요?? 병원도 자꾸 가야하는지... 3 cc 2013/03/19 1,466
230793 6인 대리석식탁 어디께 괜찮은가요? 1 굽신굽신 2013/03/19 749
230792 서핑 몇살부터 배우나요? 1 ,, 2013/03/19 1,135
230791 범퍼침대 살까요.....? 4 Yeats 2013/03/19 975
230790 인공눈물이 없어요 2 리턴공주 2013/03/19 895
230789 82에서 좋은글 있음 저장한다는 리플 어떻게 하나요? 3 궁금 2013/03/19 987
230788 아이들 책 좀 읽어주면 목이 너무 아파요 3 켁켁 2013/03/19 583
230787 앤 해서웨이 때문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다시 봤는데.. 6 이뻐요 2013/03/19 2,634
230786 코스트코 베이컨 추천해 주세요 1 두툼베이컨 2013/03/19 2,808
230785 유럽여행을 기차로 할려고 하는데요 27 dana 2013/03/19 2,336
230784 도저히 저는 패딩을 벗질 못하겠어요ㅜㅜ 20 너무추워 ㅠ.. 2013/03/19 3,977
230783 아이패드 와이파이가 갑자기 잘 안뜨는데요~ 2 아이패드 2013/03/19 525
230782 육아 관련이요..10개월 아기도 아빠에게 낯가림 하나요?????.. 6 삭신이 쑤셔.. 2013/03/19 1,339
230781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자들은 대부분 몇살쯤 되면 결혼하고 싶.. 3 마지막연인 2013/03/19 1,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