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 시댁에서 보내준 한우고기가 있었어요.
무작정 보내신 물건 중에 꽤 많은 양의 한우고기가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겉에 한우도가니라고 표시되어 있더라고요.
도가니는 보통 도가니탕을 끓여 먹잖아요.
그래서 당장 끓이지는 못하고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어제 생각난김에 끓이려고 꺼내서 물에 담궈서 핏물 빼고
오늘 손질하려고 보니까
뼈는 손바닥만한거 두개있고 뼈 주위에 연골 조금이랑
지방이 많이 붙어있고
나머지는 아주 넓게 잘려진 살이었어요.
돼지껍데기 아주 넓게 펴진 것처럼 그렇게 넓고 얇게 펴진 살이요.
지방도 깔끔하게 제거되어 있지 않고 많이 붙어있는 상태고
살이 도톰하게 손질된게 아니라 얇게 되어 있어서
끓이기 전에 일단 붙어있는 지방을 일일이 제거했어요.
이것만 하는데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죠.
통에 넣고 한번 끓여내고 다시 찬물에 씻고
새로운 물 넣어서 열심히 끓였는데
뼈도 손바닥 만한거 두개에 나머지는 지방.
그리고 나머지는 아주 넓은 살이 전부여서
아무리 열심히 끓여도 뿌연 국물이 우러날 일은 없겠더라고요.
뼈도 좀 넉넉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요.
도가니 탕으로 먹긴 글렀고
넓게 펼쳐진 살이 많으니 그냥 육개장으로 끓여봐야겠다 싶어서
푹 삶아진 고기를 꺼내서 손질하기 좋게 다듬고
일일이 찢는데
그 넓은 살에 붙은 지방 제거한다고 한시간 훌쩍 지났었고
삶아진 고기의 양쪽에 힘줄이 어찌나 질기게 붙어 있는지
고기 찢으면서 힘줄 발라내느라 또 한시간이 훌쩍 지났어요.
다 손질해놓고 보니 손질한 지방이랑 힘줄이 엄청나네요.
그거 한다고 열심히 뜯고 찢느라 손톱이 얼얼해요.
고사리 꺼내서 물에 불리고 있는데
손질이 잘 안됀 애매한 고기 때문에
육개장 하나 끓이는데 오후시간을 다 버리겠어요.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