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연시를 고관절염으로 연골이 닳아서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받고 아직 환자입니다.
퇴원은 했지만 목발 짚고 재활에 힘 쓰고 가까스로 기본적인 일상생활만 하고 있어요.
아직도 젊은 나이에 생뼈를 잘라낼 수밖에 없었던 수술기억의 아픔과,
미래에 얼마나 정상적인 생활 복구와 재수술을 피해가는 문제 들로 때론 우울합니다.
남편의 도움이 가장 커서 고마운 마음이 많지만, 설 앞두고 생각 차이가 있어서 회원님들의 고견을 묻습니다.
저는 당연히 이번 설은 남편과 아이들만 시댁에 다녀오는 것으로 생각을 했어요.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제가 가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고,
이 수술환자의 생활이 완전한 입식생활만 가능한데, 시댁은 완전한 좌식생활문화입니다.
남편은 집에서처럼 저를 편안히 도와주고 의자 등을 마련하여 한 쪽에 모셔둔다는 계획인데...
어제 82 이슈가 되었던 1. 상대방 부모의 단점을 직접 얘기하지 않는다.
2. 딸, 아들 이슈를 함부로 논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가 다 걸리는 사안이랍니다.
저희 시집은 외아들인 남편과 시누이가 많습니다. 어머님께선 시대를 떠나서 딸 선호사상자세요. 그래서 시누이들이
딸,딸,딸,딸,딸,딸 모두 다섯 외손녀를 보실 때, 무척 기뻐하셨고 저에게 스트레스를 주셨지요. 세상에 불쌍한..쯧쯧!!!
시누이들도 아들만 둘인 저에게 딸의 장점만 역설하면서, 독거 노인 99%가 아들 둘 엄마인 거 아냐고? 아들 열 트럭 주고 바꾸자 해도 싫다고...이런 얘기들 다 할 수 없으니 남편이 제 맘 불편한 거 잘 모릅니다.
이번에 병원 오셔서도 "여자는 딸이 있어야 하는데..." 간호하며 있어줄 딸 없어서 당신 아들 고생 시킨다고...ㅠㅠ
꼼짝 못하는 저에게 손은 잘 움직이니 혼자 밥 먹고 있으라며(통증 무지 심하고 맘도 그래서 많이 힘들었어요.)
결국 어머님은 남편과 식당에서 식사하시고 남편차로 귀가하셨습니다. 누구를 위한 병문안이었는지ㅜㅜ
남편이 너무 고마운 사람이라서 뜻을 맞춰주고 싶지만...
모두 이해하고 싶지만 ...
섭섭하기도 하고 제구실 못하는 몸으로 시댁을 대하기 두렵고 복잡하네요.
상상과 직접 보는 것이 많이 다르지요.
지금도 어머니는 가끔 제가 얼마나 사람 구실 제대로 하는지 체크하기 바쁘신데,
제가 안심 드리는 답 하고 노력 중이거든요.
남편 없이 할 수 있는 게 지극히 제한 된다는 것 눈으로 보심 마음이 지옥일 겁니다.
결과적으로 어차피 환자이니, 이번 설은 제가 빠지고 대부분의 음식을 사서 지내자는 게 저의 주장입니다.
(집에서 혼자 있을 만은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그게 도리가 아니니, 찾아뵙고 인사는 드리고,
사서 지낼 것은 사고, 설거지는 자기가 다 도맡아서 한다는 주장입니다.
저는 어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