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늘 인생 한방을 꿈꾸며 사는 우유부단하고 밖으로만 도는 아빠,
그런 아빠 옆에서 자긴 평생 현모양처가 꿈이라고 돈없지만 절대 나가서 일 안하는 엄마..
어릴땐 괜찮았어요. 아빠가 학벌이 나쁜것도 아니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안정적인 직장에
15년정도 근무하셔서 소위말하는 학군좋다는 강남8학군에서 초중고 다 나왔고
아주 잠시였지만(1년정도?) 강남에 작은 우리집도 있었어요.
왜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직장을 그만두시고 다른데로 이직을 하셨어요
머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가셨을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가 최악 꼬임의 시작이었어요.
직장은 좋았으나 같이일하는 사람들이 넘무 힘들다고 그만두셨고, 그로 사업 시작.
안봐도 드라마같은 스토리. 네.. 망했습니다.....그것도 한창 돈들어갈 저 대학교때, 동생 고등학생일때.
두딸 힘들게 학자금 대출과 아르바이트로 대학 다 마치고 이미 지금은 둘다 시집갔지만...
아빠는 그로 한번의 사업을 무리하게 더 하신후 손 탈탈 털고 지금은 월급 조금이라도 주는 회사에
다시 들어가셔서 다니시긴 하지만, 그때의 여파로 신용불량자가 되어서 집에 빨간딱지도 붙어봤고,
지금은 개인회생? 이런거 하셔서 월급에 반정도 매달 갚아나가시면서 사십니다.
물론 엄마명의도 다 끌어써서 엄마도 개인회생하시고 엄마역시 신용카드하나없이 사시구요.
아빠나이 곧 환갑이신데 아직도 두분이 갚아나가야할 빚이 많네요.
현재는 두분이 보증금 3천에 월세 30 되는 집에 살고 계세요.
문제는 여전히 아빠는 일은하시고 돈은 버시지만 두딸이 시집갔음에도 불구하고
고생만 시킨 엄마곁으로 오시는게 아닌, 매일 주말까지 각종 모임에 다 참석하시면서 술파티를 벌이시고
(어릴때부터 자식 생일,와이프 생일 챙겨준적없고, 늘 밖으로 술좋아하고 사람좋아하고 다른사람 부탁이라면 발벗고 나섰네요...)
그 아빠 옆에서 엄마는 지겹지도 않으신지 35년간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말로 잔소리를하시고
계속 신세한탄만 하고 계시며 그 신세한탄은 두딸에게 고스란히 늘 가시처럼 박혀있네요..
이혼 하고싶어도 돈때문에 못하고, 너네땜에 못하고 등등....... 이젠 사위들한테까지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지겨워요.
울엄마... 정말 불쌍하죠 같은 여자로서... 돈에 구애안받고 사셨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시댁을 만난것도 아니고.
다 떠나서 남편 사랑받고 따뜻한 말한마디 들으며 사신것도 아니고......늘 술에 쪄들고, 사고치는 남편만나서
일평생 하루도 안거르고 잔소리만 치시고 아마 속을 까보면 까맣게 돌덩이가 들어있을지도 몰라요.
근데 문제는, 이런 울엄마가 어렸을때부터 느낀거지만 엄청난 재주가 많으시다는거에요.
우선은 살림~ 정말 기가막히게 잘하십니다. 우선 정리정돈 청소. 매일 먼지없이 싹.
그 구렁이 나올것 같은 작은 집구석도 완전 새집처럼 변신!
음식도 너무 잘하시고.......그냥 손재주가 있으신것 같아요. 성격도 워낙 꼬장꼬장(?) 깔끔하시고, 약간의 결벽증도 있으시지만요. 나름 말씀도 잘하시고....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반찬가게 하셨으면 정말 대박나셨을것만 같은 재주입니다^^;
근데 이제와서 돌이켜보면.....아니 지금 드는 생각은.......
그냥 엄마가 왜 본인의 인생을 개척하시지 못했나 .... 너무 안타까워요. 어릴때부터 늘 아빠가 갖다주는 돈으로 불만.
사업망했을때도 늘 불만 투성. 신경질. 짜증...... 그 분노 짜증 또 딸에게로.
없는 돈으로 너네 가르치고 키우는거다. 너네는 그러니까 엄마한테 잘해야된다.......등등
넘무너무 불만 짜증 평생 달고사셨는데 단 한번도 일을 안하셨어요. 겁나시는지, 할 일이 없으셨는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 너무 쪼들리니까 동네 커피숍에서 커피만들고 샌드위치 만드는 파트타임 구하셔서
하루 나가시고 본인에게 안맞는다고 들어오신게 전부에요. 그리고 들어오셔서는 니 아빠때문에 내가 이렇게 사는데
내가 왜 돈을 벌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아빠로 인한 분노와 억울함때문에 평생 일 안하시고 그게 악순환이 된것 같아요. 아빠는 아빠고, 전 그냥 돈을 떠나서 엄마가 평생을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못하고 한번도 만족하지 못한채
늘 불만,짜증,신경질,분노만 풀고 사셨다는게 슬프네요..
아빠가 사업망하시고 엄마한테 애들도 컸으니 소일거리라도 같이 벌자고 하신적 있었는데
엄마가 하지말라는 사업은 혼자 벌려놓고 왜 자기한테 이러냐고 딱 잘라 거절하셨어요 억울하셨나봐요..
아빠는 또 자기 힘들때 , 같이 노력안해준거에 대한 한이 있는지
술만 드시면 엄마한테 "그래도 나는 35년동안 단 하루도 안쉬고 일했는데 당신은 지금은 이렇지만 편하게 살았잖아"
맨날 이러시고....... 엄만 또 35년동안 일하면 뭐하냐고, 지금은 이모양이꼴인데 다 당신이 책임지라고 하지말란것만 안했어도 지금쯤 편하게 산다고 이러시고,, 진짜 거의 20년째 반복되는 이 싸움이 너무 지겹기만 하네요.
요즘 제 친구들 엄마들 보니까 정말 집 두채에 여유있으신 분들도 노후 어떻게될지 모르신다고
요양보호사에 베이비시터 자격증에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시는거 보고
그냥 우리엄마도......... 돈버는걸 떠나서 뭐라도 좀 배우셨으면........
아니면 종교를 갖아서 종교생활을 좀 하셨으면........
소일거리라도 하루에 3~4시간이라도 아르바이트 하셨으면......... 그냥 그런생각이 드네요.
그저 전 일하는엄마가 아닌, 본인이 성취감을 느끼면서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엄마모습을 보고싶어요..
지금 이런얘기 맘 안상하시게 엄마에게 하면..... 이제 나이들어서 여기저기 안아픈곳이 없다고
아빠때문에 팔아프고, 나이들어 이 아프고, 산후조리잘못해서 발목이랑 무릎아프고, 어깨아프고........등등
일주일에 3일은 병원 다니세요....... 물리치료도 받응시고, 통증크리닉도 다니시는것 같아요.
그냥 답답한나머지 주저리 써봤네요......... 암튼 이런 처가에 엄청 잘하는 신랑도 고맙고,
다시한번 재취업 의지를 불태워!!!! 오늘도 열심히 이력서 쓸랍니다.....
아이도 중요하지만....... 엄마를 보면서 느낀점은, 자식이.... 자아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부모가 우선 행복해야 한다는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니깐요. ... 울 아이 몸도 마음도 자아도 다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하려면
제가 만족하는일을 찾는게 우선인것 같아요^^ 암튼 두서도 없는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