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뜻하지 않게 고1.2학년 학생들 영어를 야매로 좀 봐주게 됐어요..
지역은 서울에서 멀지 않은 지방이었고 수준도 높지 않은 아이들이었는데요. (모의고사 50-60점 정도?)
엄마들이 애들 모의고사 영어 성적때문에 고민하던 분들이셨어요.
그래서 제가 좀 봐드릴까요 이렇게해서 좀 봐줬거든요..
애들 앉혀놓고 모의고사 성적이 왜 그모양인지 썰을 풀어봐라 했더니 바로 진단이 나오더라구요..
들어봤떠니 이 넘들이 문제지 받아들고 풀다가 막히는데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는 겁니다..
특히 문법 문제에서 시간을 가장 허비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시험시간 끝나고 나면 시험문제 절반밖에 못보고 나머지는 아예 쳐다보지도 못했다믄서.... ㅜㅜ
ㅇㅋ..
바로 모의고사 집중 훈련에 들어갔죠...
이건 애들이 시험보는 요령이 없는 것이거든요.
한 타임에 수업을 2시간 반정도 한것 같은데.....
과거 모의고사 시험지를 뽑아서 모의고사 시험보는 시간이나 형식 그대로 보게했죠.
그리고 바로 틀린문제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강의를 해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한것 같구요...
그렇게 두어달 했더니 효과가 나오더군요....
반 친구들한테 박수 받았다는 애도 생기고.....
그때 저의 방식은 이랬습니다. (결국 이 말을 하고 싶어서리...ㅎ)
대전제: 영어는 수학이 아니다. 아름다운 언어다. 항상 언어적 접근을 한다는 생각을 가져라.
1. 일단 시험지를 받아들면 쭉 읽어가면서 아는 부분만 체크하고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라..
2. 한번 훓어 볼때 문장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쭉 읽으면서 전체적인 문맥을 파악하도록 해봐라.
우리가 신문볼때도 단어 몇개 몰라도 맥락만 파악하면 고개 끄덕끄덕 하쟎냐... 그 정도만 해도 풀수 있는 문제가 20문제도 넘는다.
3. 문법 문제는 딱 봐서 모르겠으면 바로 넘어가라..
4. 그렇게 한번 쭉 보고나서 두번째는 체크 못한 부분만 다시봐라.. 이때도 문법 문제는 쳐다보지 마라.
5. 이런 방식으로 시험시간 끝날때까지 한 서너번 정도를 본다고 생각해라.
6. 그래도 시간이 남거든 문법 문제를 풀어라.
이렇게 했더니 애 모의고사 성적이 팍 오르더군요...
나중에는 그렇게 했는데도 시간이 남았다면서..... 희한하다고.....
글고 저는 수업할 때 언어적 접근과 문법적 접근의 비율을 거의 8:2 또는 9:1 정도로 가져갔거든요...
무슨 to부정사의 명사적 용법 형용사적 용법 부사적 용법이니 동명사가 어떻고 문장의 형식이 어떻고....
안했습니다. 대신 애가 문장이나 문맥에 푹 빠지도록 한 다음에 그 문장 속에서 살짝 설명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문법부터 접근하면 절대로 영어공부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저만의 고집 비슷한 거였어요....
대신 기가막힌 문장이나 싯구절 같은게 나오면 감정을 듬뿍 실어서 읽어줬지요...
'야 이 문장 너무 알흠답지 않냐? 어떻게 그런뜻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참 기가 막힌다 그지?'
이런 방식으로요...
처음에는 별로 공감없이 눈만 껌뻑이더니 나중에는 '그러게요.... 재밌네요'
이 지경까지 가더군요.....
이건 사실 애하고 타협만 할 수 있다면 과외 선생 없이도 부모님하고 충분히 해볼수 있는 방식이거든요.
일주일에 두어번 1시간 반 정도 시험시간 정해놓고 혼자 시험보게 한 다음에 채점 해주기만 해도
효과 볼겁니다.
한번 시도들 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