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막혀서 작년 여름쯤에 수술 받으셨어요.
그 후로 정상적으로 살아가시는 한데, 음식이나 이런것도 혈압환자 답게 자중하고
줄이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평상시처럼 사시네요.
일흔하고도 네살 이시구요...작년에 시어머님 칠순기념으로 여행가시라고
돈을 드렸는데 이번에 3월에 미국 동부로 여행을 같이 가신다네요.
보니까 아버님은 안 가시고 싶어하시는데 여행 가고 싶은 어머님이 졸라서 가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아요. 어머님이 해외 여행을 일년에 두서너번은 가셔야 직성이 풀리시는데
편찮으신 아버님 놔두고 가시기가 그러니까 같이 모시고 가시려는거 같은데
혈압높으시고 기력없으신데 비행기 장시간 타면서 패키지 여행 가도 괜찮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제가 해외에 살아서 이미 다 예약 끝내놓고 통보식으로 말씀하시고,
미리미리 말씀하시는거 보니 용돈 원하시는거 같은데
돈은 솔직히 상관없지만 가셔서 노인네 쓰러지시는건 아닐까 걱정스러워요.
예전에 시술할 때도 10시간 이상 꼼짝않고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거 떼어내고 막 돌아다니시고 하셨거든요.
원래 막무가내이신 스타일도 아니고 조용하고 점잖으신 스타일이셨는데 연세드시면서 조금씩
괴팍하게 두분다 변하셔서 걱정이에요. 자식이라곤 남편하고 도련님 하나인데
남편과 저는 해외에 나와있고, 도련님은 결혼도 안한상태에서 매일 야근으로 11시 이후에나
들어오니 부모님 건강이나 이런거 챙기지 못하고 해서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래저래 걱정돼서 전화드리면 잔소리 말라고 끊어버리시고 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미국같은 곳에 장거리 여행, 괜찮을까요?
미국 안 가보신것도 아니고 두분다 여러번 다녀오셨어요.
기력있을 때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하신다고 말씀하시긴 하지만 말려야 하나
기분좋게 보내드려야 하나 걱정입니다. 정작 자식들은 태평하게 괜찮지 않겠냐고 말하고 신경끊고 있어서
며느리인 저만 속이 탑니다.
저 이제는 시부모님 정말 친부모님 까지는 아니더래도 식구같아서 걱정스러워요.
진짜 우리 아버지라면 제가 짜증을 내서라도 말리고 싶은데 그것도 아니니......스트레스 받아요.
저러다 잘못되시면 어쩌나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