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이런 행동은 자존심이 세서 그런 건가요?

자존심 조회수 : 1,885
작성일 : 2013-02-02 01:14:23

얼마 전 친한 친구에게서 넌 자존심이 세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런 얘기 처음 듣는 말이고 솔직히 전 자존심이 없다고 생각해 와서 잘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살아온 가정환경이 안 좋았고, 제 기본정서가 안 좋다는(우울한 쪽) 거 알고 있어서

남들 앞에선 안 드러낼려고 잘 웃고 다니구요,

십대엔 그 환경을 벗어나고 싶어도 안되니 공상속에서 살았어요 난 이쁜 공주에 언젠가는 왕자가 구원해 줄 거라는.

십대후반부터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지고 잘 살고 싶다(경제적 의미가 아닌)는 욕구에 자기계발서 엄청 읽었고

그 독서력 덕분인지 지금도 어떤 분야의 사람들과 얘기해도 다들 얘기가 잘 통한다고 같이 대화하길 원해요.

전 대화가 잘 통하는 건 모르겠고 그냥 대화 속에서 모르는 건 묻고 제 생각 얘기하고 여기저기 일상생활 속에서 들은 거 살 붙여 얘기하는 정도인데

저보고 모르는 게 대체 뭐가 있냐고 하네요.

 

이런 건 가깝거나 가깝지 않은 사람들과도 마찬가지이구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 해도 진짜 제가 힘든 건 잘 말하지 않아요.

나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좋은 점만 얘기해요. 살짝 과장하기도 하구요.

제가 남편이랑 사이가 안 좋은데 친정가족 포함 아무 문제 없이 잘 사는 줄 알아요.

아주 예전에 오빠일로 너무너무 힘들었을 때 지치다 못해 초딩때 부터 한 동네서 친하게 지내온 친구랑 술 마시다

술집 문밖에 나가 그 새벽에 1시간을 대성통곡을 하고 돌아와선 친구 앞에선 아주 조금만 힘든 척을 했어요.

술이 엄청 취한 상태인데도 내가 불행하고 힘든 거 보여주기 싫었어요.

 

제가 남편이랑 사이 안 좋은 건 저보고 자존심 너무 세다고 말한 이 친구만 알아요.

그것도 10년 이상 온갖 얘기 다하고 지내 왔는데

그 동안 친구는 남편과 이혼하고 힘든 일 겪을 동안

제가 남편이랑 사이 좋다고 언제나 일관되게 얘기했거든요.

제 직업도 좋고 남편 돈 잘 벌고 아이도 건강하고,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인 줄 알았는데

제가 최근에 하나씩 둘씩 가려진 꺼풀을 벗겼죠.

저도 그 말 하는 거 힘들었는데 제가 너무 가식적으로 사는 것 같아서 나를 드러내는 용기를 가지자고

여러 번 되뇌인 끝에 (겉보기에)그냥 술술 얘기했어요.

제 마음 속에선 이런 얘기 해도 될까? 아무리 친하지만 나를 흉보지 않을까?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제가 가식적이란 걸 알기에 이것을 깨보자고 저를 다독거려가며 용기를 냈죠.

 

남들은 제가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줄 알아요. (그렇게 보인대요)

그러나 실제의 저는 언제나 남의 평가에 민감하고 꼼수 부리는 것도 좋아하면서 남들 앞에선 모범생처럼 보이길 원해요.

예를 들면 아무도 안 보면 무단횡단도 잘하면서 남들 있으면 저~어기 횡단보도로 다녀야지? 하는 것처럼요.

기본적으로 전 우울해요. 가만히 있으면 얼굴에 슬픔이 보인다 해요.

그런 모습 안 보일려고 다른 사람 있으면 일부러 환하게 웃어요. 아무도 안 보이면 표정이 돌아와요.

그런데 남들한테 해꼬지는 못해요. 이기적이지 못하구요.

폐지 줍는 노인이나 추운데 동동 떠는 애들 보면 마음이 아파요. 길에 짐승 죽은 것도 못 봐요.

가끔 제 여동생이 그 집 애들, 우리 애들 있으면 편애하는 게 막 보이는데

전 그렇게는 못해요. 제가 양심이 찔려서 먹는 것도 똑같이 나누고 기회도 똑같이 줘요.

제 동생은 먹는 것도 그 집애들이 더 먹길 원하면 우리 애는 아주 적게 주고 자기 애 더 챙기지만

전 애들 숫자대로 공평하게 나누고 저의 애가 더 먹고 싶다 해도 똑같이 나눠 먹고 나중에 다른 거 또 먹자고 해요.

제가 애들 보는 앞에서 공평해야 우리 애도 사람관계 속에서 좀 참고 양보하고 기다리고 하는 걸 배울 것 같아서요.

 

연애 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막 퍼주는 스타일이었어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아이들이나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겐 헌신적이예요. 그래서 남자들한테 많이 차이기도 했겠죠...

제게 조금이라도 잘해주는 사람있으면 의존도가 높아요. 아마 애정결핍도 있는 것 같아요.

냉담했던 아버지에게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고 오빠한테선 맞고 자랐어요.

 

 

이런 제가 자존심이 강한 거 맞나요?

전 제 자존심이 바닥이라 생각하는데... 친구에게서 그런 말 들으니 의외네요.

 

 

IP : 118.221.xxx.7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13.2.2 1:21 AM (59.7.xxx.225)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은 강한거 같아요

  • 2. 그런거 같네요
    '13.2.2 2:02 AM (1.247.xxx.247)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은 강한거 같아요2222
    이말에 혹 상처가 되시는건 아닌지 ....걱정되네요,..자신을 감추지 말고 이해하고 살아보세요. .남이 날 어떻게 볼까 걱정하지마시고 있는 그대로 ... 근데 남들도 가끔 바쁘거나 아무도 없을땐 무단횡단 하고 그럽니다... 한번뿐인 인생 행복하게...

  • 3. ..
    '13.2.2 2:05 AM (211.245.xxx.7)

    원글님은 자기절제력이 강한분 같아요(좋은쪽으로)
    어릴적 상처가 있음에도 공평하게 대할려고 노력하고 엇나가지 않을려고 많은 노력 하신거 같아요
    남에게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않을려고도 하시고...
    남에게 피해주는것도 싫어하실것 같아요
    좀더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칭찬해 주세요
    원글님 정도면 인격 훌륭한 분입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적이었다는 부분..
    저는 이리재고 저리재느라 헌신적인 사랑은 못할것 같아요
    원글님은 사랑을 베플줄아는 훌륭한 분이세요

  • 4. 윗님들 말씀하신것
    '13.2.2 8:15 AM (211.234.xxx.38)

    다 맞는말인데요. 그밑바닥의 마음은 열등감이죠.
    원글님이 알고계시네요
    이런부분이 부족해서 이첳게노력했다 .

    아직 열등감을 극복못하고 계신데 친구븐한테 털어놓은 용기에박수를 보냅니다.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알고계신갓을보니. 충분히행복해질수 있는분같아요. 스맛폰이리. 제뜻을전달하려하니 쉽지않네요

  • 5. 대단하신 님
    '13.2.2 9:42 AM (211.36.xxx.126)

    노력 의지 용기가 있어 당당하고 모르는게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나봐요~
    밑바탕의 정서가 우울과 열등감이 있어 당당한 행동 태도 말이 극단 또는 과장 때론 비현실적인 괴리감을 줄수도 있을거 같아요ᆞ
    자신의 아픔 상처 보듬는 작업을 좀더 하시고 진정 자신에게
    소중한게 무언지 고민해보시는 시간을 갖으시란 말 드리고 싶네요ᆞ 어쨌건 님 생각이 깨어있고 노력하시는 모습 훌륭해요~

  • 6. ...
    '13.2.2 10:52 AM (59.5.xxx.197)

    그래도 전 원글님이 훌륭한 분 같아요. 누구나 자기 약한 모습은 남에게 드러내기 싫어하죠. 님도 정말 믿을 만한 사람 1~2명에게만 약한 모습 오픈하시구요. 님의 자기 절제력이 저는 좋아보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9850 한반도에 평화를! 3 평화 2013/04/10 1,054
239849 친정엄마가 사둔 세척당근 갔다버리레요 36 아까워..... 2013/04/10 19,823
239848 구가의 서, 세상에 이연희가 언제 이렇게 연기가 늘었대요? ㄷㄷ.. 5 드라마 2013/04/10 3,284
239847 유흥업소에 어린 여자애들이 드나드는거 같은데.. 4 ,,, 2013/04/10 2,636
239846 국민행복기금, 대상 안된다고 실망 마세요…방법 있어요 ^^ 2013/04/10 1,458
239845 불펜 펌.최근 북한전쟁분위기 조성및 한반도 정세관련 증권사 레포.. 6 .. 2013/04/10 2,000
239844 남자가 사랑할때... 2 잔잔한4월에.. 2013/04/10 2,222
239843 브라더 미싱 이요,,, 1 해피 2013/04/10 1,188
239842 유치원 가기 싫은 아들과의 대화 45 내가 왜 이.. 2013/04/10 5,747
239841 펌)따뜻한 음료 넣었던 텀블러, 흔들자 마개 '펑' ,,, 2013/04/10 1,155
239840 아이폰 유저인데 유용앱 정보 공유헤요 1 정보교환 2013/04/10 1,209
239839 박원순, '포스트 DJ' 굳히나 8 ㅋㅋ암만 2013/04/10 1,423
239838 (교통편질문)선릉역에서 대전유성에 가야하는데.. 3 블루 2013/04/10 844
239837 전쟁..전쟁...전쟁전쟁전쟁전쟁전쟁전쟁! 22 포로리2 2013/04/10 4,793
239836 초3 아들 이럴때 너무 귀여워요 8 ㅎㅎㅎ 2013/04/10 2,059
239835 초등학교 5학년생 용돈 얼마? 6 용돈 2013/04/10 2,827
239834 외롭다고 징징대는 30대 눈높은 솔로 친구 15 ㅇㅇ 2013/04/10 5,956
239833 이정이 부른 <사랑을 믿어요> 1 아세요? 2013/04/10 816
239832 내일 패딩 입으면 웃길까요? ㅠ 14 제주도 2013/04/10 3,481
239831 통조림 이야기 런천미트와 스팸 잔잔한4월에.. 2013/04/10 1,068
239830 헤어관리만큼은 안 게으른 여자의 관리법 올립니다^^ 436 피부 2013/04/10 44,017
239829 KDI, 외국 전문인력 탓에 내국인 일자리 침해 우려 .. 2013/04/10 623
239828 약밥이 안익었는데 물넣고 다시 취사해야할까요? 3 안익었어요... 2013/04/10 1,725
239827 곱창끈에 넣을 고무줄 어디 파나요?? 1 .. 2013/04/10 612
239826 너무 억울해서 잠이 안오는데요.. 14 ㅜㅜ 2013/04/10 4,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