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있는 날만 제외하고 몇주째 집에 있어요.~
37살, 아기 없는기혼, 주말에만 남편오는 전업(아직 이단어가 익숙하지 않은)입니다.
꽤나 열정적이고 부지런했던 저인데...
- 이직 실패...(7년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공부에 실패하여, 정부산하기관으로 들어갔는데, 낙하산들이 모두 자리를 채우고 있었고,저는 어쩌다가 어렵게 시험보고 들어왔는데,경력 10년차 되는 뒷배경없는 제게 맡겨지는 일은 부장 딸 수험표 출력해주고,자료 조사하고, 기관장 따라다니면서 사진찍는 일(<--카메라 무거워서 혼났네요. 걸음도 빨라야 하고, 제가 그일하려고 들어간게 아닌데...), 휴가하루 쓰려면 고래고래 욕하는 부장덕분에 인턴처럼 일하다가 도저히 못버티고 사직했어요. 하루 하루가 지옥이였고,같이 있던 사람들도 대리님 그냥 다른곳으로 이직해 가셔서 전에 하시던 일 하시는게 좋을것 같다고 할 정도로.....그래도 일년을 넘겨 거기서 버티며 욕 얻어먹어가면서 결혼도 하고 그랬네요.있는동안도 여러번 이직준비해보았지만 잘 안되었어요...)
- 공부 실패...(첫번째 회사는 그만두었을때와 요번 회사를 그만두었을때....오래전부터 키워왔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책을 잡았지만.....도서관에서 몇번 쓰러져 나온후로는... 다시 책 잡기가 두려워요.공부할때 유난히 스트레스 받고 체력이 딸리는 스타일입니다.)
- 아기없음...(자궁 관련 수술을 두번이나 했어요. 그런데 사실 아기에는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올때쯤 오겠죠.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난임병원가서 정밀검사 모두 받아보았으나 특별히 이상은 없다고 하네요.)
- 막장 시댁...(집해온걸로 아들 기죽이지 말라는 시댁, 제게 아들 빼앗겼다고 하세요. 생활비 대 드리고, 아들 안오면 장도 안보고 사시는 분들때문에 가면 숨이 턱 막혀요.막말하는 시누이 추가,조율없는 남편도 남의 편......)
- 남편보다 급여가 많았지만 그만두고, 몇번의 수술비와 몇개월간의 백수생활로 돈이 바닥나고 있어요.~
근 10년의 직장생활로 당장 생활이 어려운건 아니예요.
1-2년 이사 안가고 살집도 미혼때 이미 마련해두었구여.(운좋게 장기전세에 당첨되었어요.)
요즘...그런데 저 아무것도 하기싫어요.~
일도 꼼꼼히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던 저인데....
뭔가 어긋나있는것 같아요.~
연봉을 한참 낮춰서 다시 취업에 도전에 해보았지만,
경기가 이래서인지 몇년전 두번째 회사 다시 들어갈때는 열군데 정도 면접을 보았다면
이번에 지금까지 면접본곳은 한두군데 정도...
월래 자리가 많은 직종은 아닙니다. 홍보기획이거든여....
어제 경력직특수공무원 계약직 채용에 지원했던거 결과나왔는데 낙방했어요. ㅜ.ㅜ....
휴우.... 기대좀 하고 있었거든여.
저 남한테 피해주는 거 질색하는 사람이라서,
직장생활하면서 지각 한번, 일 주면 못한다 말 한번 해본적이 없는데....
같이 일해보자는 상사한명 없는게 서글프네요.
물론 제가 다녔던 회사가 이직율이 국내최고여서
7년동안 팀장으로 있었던 사람만 5명이였을정도로 불안정한 조직이였고,
제가 거의 최장근속 열손가락에 들정도였어요.
그런곳에서 누가 누구를 이끌어주었을까 싶지만....
저 두려워요.
이렇게 집에만 갇혀있게 될까봐요.
전업주부를 비하하는거 절대 아닙니다.
제 친구들은 아이키우면서 전업으로 지내는데, 참 행복해 해요.
저는 그게 너무 부럽지만, 집에 있는게 행복하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힘들게 공부했고, 힘들어 이뤄냈는데...아무것도 아닌 제 자신으로 돌아가는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저보다 길게 인생을 사신분들~
제게 말씀해주세요.
그렇게 지내다가 다시 일어설거라구여...
아무일도 아니라구여.
오늘 자꾸 눈물이 나네요.
뭘해야 할지...잘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