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이 다 되셨어요
몸이 아프셔서 집안 일은 전혀 못하시고 삼시 세끼, 간식, 약 다 챙겨드려야 하지요
매일 아프시다고 아구아구아구... 소리 갑자기 지르실 때 있구요. 병원 가도 낫질 않네요...
오늘도 비가 와서 그런가 더 몸이 아프시다고 하셔서 한참 주물러 드렸네요..
목욕도 도와드려야 하고 옷 입을 때도 한참 걸리셔서 도와드려야 해요.
하루 종일 누워계시거나 소파에 앉아 멍.. 하니 계세요.
몸도 아프고 눈도 잘 안보이셔서 나가실 수가 없거든요.
본인 집에서 혼자 사시는데 딱히 혼자 사신다고는 표현을 못 하겠네요
형님 댁, 저희 집 뭐 이렇게 번갈아 가며 가시거든요.
맞벌이고 저는 일년에 대여섯번 출장이 있어요. 가끔 나가서도 일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요.
지금 계속 저희 집에 와 계신데... 제가 일하고, 아이들 챙기고, 집안 일하고 어머님 챙겨드리기가 벅차네요
한편으로는 우리 엄마도 혼자 사는데 내 손으로 밥 한번 제대로 못 차려드렸는데.. 하면서 엄마한테 너무 죄송스럽구요....
어머니 악덕 시어머니 뭐 그런 분은 아니세요.
밥도 차려드리면 내가 차려 먹을께라고 미안하신 마음 보이십니다
가끔 연세가 있으시니 조금 잔소리를 하기는 하시지만 뭐 다들 그러시지요.
아퍼하시고 힘들어 하시고 쓸쓸해 하시는 시어머니 보면 마음이 짠해서 가시란 말은 안 나오고 나도 늙으면 저렇게 아프겠지... 하는 생각에 잘 해드려야지 하는 마음이 정말 들긴 듭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참 나쁘다는 게 그러면서도 일하다 나와 식사 챙기고 일하다 나와 뭐 챙겨드리고 일하다 나와 또 애들 오면 애들 챙기고.. 정신 없이 바쁜 날은 몸도 마음도 고달프네요
신랑은 저에게 고맙다고 너 같은 와이프 어디서 다시 만나겠냐 하며 잘 해요.
본인 어머니에게도 효자고 저희 엄마도 가끔 챙겨드리려고는 합니다.
어머니는 윗동서(형님)네는 불편해서 가기 싫다고 하십니다.. 형님이 싫은 내색을 보이셔서 마음이 불편하시데요.
그러면 이렇게 제가 모시게 되는 걸까요.. 신랑도 뾰족한 수가 없어 하고 괴로워만 하네요.
인간적인 도리와 현실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우리 엄마 생각도 너무 나고...
신랑 당신 엄마니까 당신이 모셔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알기에 그렇게 말해봤자 쓸데없는 신경전이 될 것이 뻔하고. 평소 신랑과 집안 일 잘 나누어서 하지만 근본적인 일들은 신랑이 잘 못하고 제가 하게 되지요.
이전에 요양원 얘기를 꺼냈었는데 시댁 형제들이 합의를 못 봐서 해결이 안되고 있네요.
어머니도 요양원 가시면 곧 죽을 것만 같다고 하시고.. 버려짐, 배신감, 섭섭함, 쓸모 없어짐, 우울.. 뭐 그렇게 되실 것 같데요.
시누이들은 많지만 각자 뭐든지 사정들이 있다고 하구요. 부자인 시누이들도 있지만 인간적인 도리와는 좀 멀어 이미 사이가 벌어진 상태에요.
어떻게들 시부모님 모시는 일 풀고 계신가요..
현명한 조언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