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용이의
너 그러는거 아니야 1-2편을 쓰고
3편까지는 안쓰게 될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ㅎㅎ
내용은 비슷해요.^^;
삐용이는 클수록 더 높은 곳을 향해 돌진하고
냉장고 위에 뛰어 오르는 건 아무것도 아니고
요근래는
빨래걸이 위를 껑충 뛰어 올라서
빨래걸이의 살대를 줄 타듯이 흔들 흔들 거리면서
타고 다녀요.
앞전에는 어찌 어찌 올라가긴 했는데
내려오는게 겁났는지
또 삐용 삐용 울어대는 거에요.
아뉘. 올라간건 지고만 왜 승질은 엄마한테 내냐고요.ㅎㅎ
화장실의 모래를 다 새걸로 갈아주면서 화장실도 깨끗히 씻어내고
뽀송한 모래 새로 깔아주면
이건 화장실인지 지 놀이터인지 구분이 안가는지
들어가서 아주 난리를 쳐요.
착착착착 모래 뒤짚는 소리 요란하게 내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아주 신나게 놀아요.
그리곤 화장실 앞에 모래도 열심히 흩뿌려 놓고요.
높은 곳에 올라가는거에 재미들려서
현관문앞 신발장 위의 아주 좁은 틈 위를 뛰어 오르지 않나.
새벽에 그 틈 위에 뛰어 올랐다가 올려놓은 사기 인형을
떨어뜨려 산산조각 내고.
그새벽에 자다 말고 일어나서 치우게 만드는 삐용이.
제가 곤히 자는 걸 못보겠나 봐요. ㅋㅋ
또 요즘엔 설거지통을 왜그렇게 탐내는지
설거지하고 물 비워내도 설거지통 바닥에 물기가 남아있는데
꼭 거길 기어코 들어가서 발에 뭍은 물을 요란스럽게 털어냅니다.
오늘도 한번 했네요.
냉장고에서 김치냉장고로 뛰어내리고 방정맞게 내려오다가
김치냉장고 위에 올려 두었던 작은 물컵 하나를 떨어뜨려서
두동강이 났고요.
아주 살림을 다 깨부수려고 작정했나 봐요.ㅎㅎ
살림도 옷도 가방도 없는 엄마인데
그마저도 못 보겠는지 이거저거 깨는 것도 그렇고
가방도 긁어대서 못들게 만들고.
다른 것들때문에 못쓰게 되었다면 아마 무지 짜증도 내고
화도 났을텐데
참 희안하게도 삐용이가 그러면 삐용이 잠깐 혼내긴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돼요.
충분히 그러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내다보니
그런 상황이 발생되어도 감정의 변화가 크게 나오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모래 사면서 같이 샀던 고양이풀 귀리를 작은 화분에 심었었어요.
겨울이라 싹이 나오는게 한 일주일 걸린 듯 싶은데
싹이 나오기가 무섭게 열심히 자라고 있거든요.
삐용이가 별 반응이 없길래 아직 많이 안커서 그러나 싶었는데
어제는 글쎄 자고 일어났더니 좌탁위에 올려진 그 화분에
싹난 귀리가 뿌리채 몇개 뽑혀 있더라고요.
욘석이 엄지 손가락만큼 자란 귀리 싹을 뜯어 먹으려고 뜯었나본데
화분에 배양토가 힘이 없어서 인지 삐용이가 뜯는 힘에 딸려 올라와서
뿌리채 뽑힌 거 같아요.
손으로 잡아서 입에 대주니 고걸 조금씩 뜯어먹는데
뜯는 힘이..ㅎㅎ
잠시 한눈 팔고 왔더니 또 그사이 한두개 더 뽑아놨어요.ㅎㅎ
앞전에 파우더 바르는 뽀송뽀송한 털이 잔뜩 있는 그걸
삐용이에게 주자 으르렁 거리면서 아주 난리도 아니라는 걸 썼었는데
그 후엔 삐용이가 가지고 놀때만 놔두고 그다음엔 숨겨두고 그랬는데요.
욘석이 제가 그걸 빼서 가지고 놀게 하려고 손에 쥐고 있으면
아주 애처로운 소리로 삐용 삐용 하면서 나긋하게 울어대요.
엄마 나줘~ 엄마 나줘~
여기 여기 나 줘~ 하면서
아주 제 주위를 빙빙빙 돌면서 어서 달라고 애처롭게 울어대죠.
그러다가 제가 주면
그걸 입에 물자마자 아주 확 돌변을 해요.
으르렁 거리면서.. 아 진짜 그걸 보여드려야 하는데 말이에요.
기가막혀요 진짜.
주기 전에는 그렇게 나긋거리다가
주고 나면 아주 난리도 아니라는...
누가보면 호랑이인 줄 알겠어요.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아주.ㅎㅎㅎ
저흰 TV보고 있는데도 저희 앞에 왔다갔다 하면서 으르렁.
지가 물고 있는거에 관심 없는데도 아주 경고를 해대면서 으르렁.
그렇게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지가 지치면 이제 아빠랑 엄마 사이로 쏘옥 들어와서
아빠 다리 밑에서 뻗어서 자요.
얼마나 웃긴지.
꼭 저랑 남편 사이로 들어와서 그렇게 자더라고요.
그냥 남편 발 밑으로 들어와도 되는데
꼭 저랑 남편 사이로 들어와서 또 남편 다리쪽까지 가서
자리를 잡아요.
남편도 저도 그거 보면서 기막혀 해요.
삐용이는 역시 연기를 시켜야 하나봐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