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깜돌이.. 집에 데려온지 벌써 1년 반이네요..
처음 만났을때 시궁쥐같은 털색깔과 뾰족하고 못생긴 얼굴을 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나요..
가정분양을 받았어요.. 아마 못생겨서 입양을 못간 아기쥐를 주셨던듯 해요.^^
얼굴은 못생겼지만 성격은 좋길 바랬건만 그것도 아니어서
사람 손을 무진장 무서워하고 경계심이 심한 햄찌였죠
키우다 보니 나는 정이 들어서 이쁜데 그녀석은 1년이 되도록
나에대한 경계를 풀지 않고 저의 짝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어요.
이러다 우리 햄찌 죽을때까지 친해지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어요..
서로 다른 종족으로 태어나 한집안에서 한 가족으로 사는것이
보통 인연은 아니잖아요..
내가 섭섭한것 보다는 그녀석이 이세상에 나와서 마음 준 생명 하나 없이
저세상으로 간다는 것이 못내 마음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몇달 전부터 이녀석이 저의 마음을 받아준건지
철이 든건지 사람 나이로 치면 중년쯤 접어들 나이가 돼었을 무렵부터
저의 손을 거부하지 않기 시작했죠.
손을 내밀면 살짝 깨물거나 제 목소리가 들리면 자다가 나와서
졸린 눈을 꿈뻑거리며 제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다시 들어가서 자고.
짐승을 키우면서 가장 행복한건 그런거 같아요..
느리고 천천히 생겨나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아무것도 공통된 것이라곤 없는 다른 종족이 서로 같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래 생겨나는 교감.. 나는 당신을 믿고 사랑한다는 것을 서로가 알죠..
가끔 햄찌를 케이지에서 꺼내서 방에 방생해놓고 실컷 돌아다니며 놀게 하는데
어디 숨어서 놀고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어디서 나왔는지 제 발을 살짝 깨물고
저를 올려다 봐요.. 그리고 서로 잠깐 마주보고 햄찌는 또 다른 곳으로 놀러를 가죠.^^
이제 우리 햄찌가 사람나이로 노년의 나이인지라
등도 굽고 귀뒤에 털도 하얗게 새었어요..
움직임도 둔해지고 눈빛도 예전처럼 말똥거리지 않죠..
이제야 서로 친해졌는데 햄찌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애잔하고 짠해서 마음이 아프죠.
햄스터 키우시는 분들이 여기에도 글 가끔 올려주시는데
다들 저와 같은 과정을 겪으셨겠죠.?
혹 늙은 햄스터를 위해 특별히 신경 써줘야 하는 부분이라던가
하는것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