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늙은 햄스터 키우시는 분 계신가요..

84 조회수 : 2,480
작성일 : 2013-01-31 01:15:43

우리 깜돌이.. 집에 데려온지 벌써 1년 반이네요..

처음 만났을때 시궁쥐같은 털색깔과 뾰족하고 못생긴 얼굴을 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나요..

가정분양을 받았어요.. 아마 못생겨서 입양을 못간 아기쥐를 주셨던듯 해요.^^

 

얼굴은 못생겼지만 성격은 좋길 바랬건만 그것도 아니어서

사람 손을 무진장 무서워하고 경계심이 심한 햄찌였죠

 

키우다 보니 나는 정이 들어서 이쁜데 그녀석은 1년이 되도록

나에대한 경계를 풀지 않고 저의 짝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어요.

이러다 우리 햄찌 죽을때까지 친해지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어요..

서로 다른 종족으로 태어나 한집안에서 한 가족으로 사는것이

보통 인연은 아니잖아요..

내가 섭섭한것 보다는 그녀석이 이세상에 나와서 마음 준 생명 하나 없이

저세상으로 간다는 것이 못내 마음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몇달 전부터 이녀석이 저의 마음을 받아준건지

철이 든건지 사람 나이로 치면 중년쯤 접어들 나이가 돼었을 무렵부터

저의 손을 거부하지 않기 시작했죠.

손을 내밀면 살짝 깨물거나 제 목소리가 들리면 자다가 나와서

졸린 눈을 꿈뻑거리며 제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다시 들어가서 자고.

 

짐승을 키우면서 가장 행복한건 그런거 같아요..

느리고 천천히 생겨나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아무것도 공통된 것이라곤 없는 다른 종족이 서로 같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래 생겨나는 교감.. 나는 당신을 믿고 사랑한다는 것을 서로가 알죠..

 

 

가끔 햄찌를 케이지에서 꺼내서 방에 방생해놓고 실컷 돌아다니며 놀게 하는데

어디 숨어서 놀고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어디서 나왔는지 제 발을 살짝 깨물고

저를 올려다 봐요.. 그리고 서로 잠깐 마주보고 햄찌는 또 다른 곳으로 놀러를 가죠.^^

 

이제 우리 햄찌가 사람나이로 노년의 나이인지라

등도 굽고 귀뒤에 털도 하얗게 새었어요..

움직임도 둔해지고 눈빛도 예전처럼 말똥거리지 않죠..

 

이제야 서로 친해졌는데 햄찌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애잔하고 짠해서 마음이 아프죠.

 

햄스터 키우시는 분들이 여기에도 글 가끔 올려주시는데

다들 저와 같은 과정을 겪으셨겠죠.?

 

혹 늙은 햄스터를 위해 특별히 신경 써줘야 하는 부분이라던가

하는것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IP : 114.202.xxx.10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31 1:29 AM (71.197.xxx.123)

    햄스터 키워본 적 없지만 잔잔한 감동이...
    글을 참 잘 쓰시네요
    마음이 따뜻해진 느낌이에요 ㅎㅎ

  • 2. 마음씨
    '13.1.31 1:31 AM (112.144.xxx.128) - 삭제된댓글

    마음 울리는 글이네요. 먼저 보낸 햄스터 생각이 나요. 아파서 먼저 같는데 원글님 햄찌처험 노년까지 함께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방생..그거 못해봤어요. 우연찮게 탈출했는데 어떤녀석은 그때 이후로 발견이 안됐거든요;;;
    원글님 글보며 옛생각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이녀석 병원에 맡기고 출근했는데 마취주사 맞고 수술도 못해보고 죽었단 이야기에 엄청 울었더니 상사가 명랑만화(?)같다며 저를 놀려댔지요...

    원글님 동물과 잘 소통하시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셨네요. 꾸벅. 왠지 참 고맙단 생각이 들어요.

  • 3. 햄스똘
    '13.1.31 1:43 AM (58.236.xxx.20)

    이밤에 작년겨울에 천수를 누리다간 우리 찌찌가
    생각나네요 어찌나 예쁘게생겼는지 우리 찌찌
    은빛나는 흰털에 까만눈 찹쌀떡 같은몸매...
    그러나 성격은 파탄자...ㅎㅎㅎ
    죽는 날까지 해바라기씨만 받아먹고
    맨손가락은 가차없이 세게 깨물던
    얌통 머리없던 녀석...
    찌찌는 별명이었고 이름은 겨울이 였어요
    겨울에 와서요 ㅎㅎㅎ

  • 4. znz
    '13.1.31 1:49 AM (218.237.xxx.31)

    님 글을 보니 내 착한 동생을 보는것 같아요 어쩜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졌는지ᆢ항상 행복하시길ᆢsun

  • 5. 건강하게
    '13.1.31 2:58 AM (59.17.xxx.180)

    저희집도 2년이 되가는 햄쥐 한마리 있네요. 울 햄쥐는 웬만해선 물지를 않아요. 둘째 딸이 귀엽다고 못살게 구는데도...성격 좋은 햄쥐죠ㅋ. 근데 요녀석 이젠 늙어서 배에 털도 다 빠지고 눈병도 나서 연고 바르고 낫고, 숨소리가 이상해서 조금은 마음의ㅏ 준비 있지요. 요샌 잠만 많이 자고 챗바퀴 는 돌지도 않아요. 아기땐 털도 샤방하게 귀여웠었는데~

  • 6. 아름다운 글입니다
    '13.1.31 3:04 AM (183.102.xxx.20)

    저도 강아지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면으로 많이 성장했어요.
    그래서 동물에 관한 글은 꼭 읽는데
    이 글은.. 그 어느 것보다 가장 아름다운 글이네요.
    좋은 글, 좋은 마음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7. ,,
    '13.1.31 4:08 AM (211.216.xxx.205)

    저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 공감가고 살짝 눈물이 날려고하네요 동물과의 교감은 느끼지 못한분 들은 모를거예요 동화처럼 아름다운글이네요 깜돌이 오래오래 천수누리고 살기를 바래요

  • 8. ㄴㄴ
    '13.1.31 6:34 AM (220.76.xxx.96)

    마음이너무 이뿌세요
    그 햄스터 복받았네요ㅋㅋ

    저도 마트서 분양받아 한마리 키우고있는데
    햄스터 수명 너무짧아 안타까워요
    맛있는거 많이주려구요ㅠ
    이번엔 호박씨도 직접 말려주고있어요ㅋ

  • 9. 산소
    '13.1.31 11:31 AM (112.158.xxx.92)

    가슴 따뜻한 원글님과 댓글들이 맘을 훈훈하게 합니다..

  • 10. 보라장
    '13.1.31 4:27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아..님 너무 따뜻하시네요..^^
    햄스터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요즘 자꾸만 관심이 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3383 초등저 둘 사교육비 15 ... 2013/02/27 3,441
223382 윤시윤이라는 배우 16 우주 2013/02/27 5,926
223381 건나물 하는 팁좀 알려주세요. 1 건나물 완전.. 2013/02/27 691
223380 갱신형 암보험을 갱신안해서,, 4-5개월간 보험금 납입이 안되었.. 7 하하 2013/02/27 1,122
223379 실손보험 비교 좀 부탁드려요 7 보험 2013/02/27 1,343
223378 차라리 제대로 연애하고 왕비서 복수하는 내용이... 1 그 겨울 이.. 2013/02/27 1,219
223377 초등4학년, 연산 꼭 필요한지요?? 4 도토리 2013/02/27 1,918
223376 7세 윤선생영어숲 4 갈등 2013/02/27 2,053
223375 3월1일 삼일절날 택배배송할까요? 1 휴일 2013/02/27 991
223374 이마트 카드 결제 변경시... 2 ... 2013/02/27 654
223373 부산 여행가는데 질문 있어요^^ 3 lll 2013/02/27 783
223372 우공비 ..쓰시는분 좀 ..알려주세요.. 1 초4 2013/02/27 946
223371 동탄주민 이건희 회장 면담요구-삼성 "추후 검토&quo.. 2 통탄 2013/02/27 912
223370 딸아이가 3월 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게 됐어요... 3 딸..화이팅.. 2013/02/27 866
223369 그 겨울...정은지 역할 너무 짜증나요!! 38 dd 2013/02/27 8,957
223368 탄수화물 차단제먹고 속이 미식거리네요. 2 해피 2013/02/27 1,639
223367 KB smart 폰 적금 추천 부탁드립니다 2 저축왕 2013/02/27 473
223366 옛날 노래좀 찾아 주세요^^ 8 ..... 2013/02/27 746
223365 피겨 세계선수권 언제열리나요? 4 연아 2013/02/27 1,458
223364 참 좋은데 설명하기가.. 1 맛나고 2013/02/27 690
223363 분당 정자동 상록우성 38평 1층 전세 어떨까요 14 Jennif.. 2013/02/27 5,098
223362 급합니다 4 2013/02/27 956
223361 내나이 46살, 직장 다니는 거 자체가 힘드네요 20 노력하며사는.. 2013/02/27 14,713
223360 대입 입시 설명회 3 생글동글 2013/02/27 1,241
223359 아파트에서 오카리나 불면 시끄러운가요? 11 궁금 2013/02/27 2,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