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초에 엄마, 초등2 딸, 저.. 이렇게 셋이서 유럽 배낭 2주를 다녀왔어요.
회사에서 포상휴가와 휴가비가 좀 세게 나와서...
평소 엄마가 유럽 여행에 대한 꿈이 있으셨는데... 눈 딱 감고 다녀왔지요.
제가 10년전에 2달 유럽 배낭 경험도 있고, 영어도 아주 살짝 되고, 원래 용감 씩씩해서...
영어 한마디 못하는 70순 엄마, 어린 딸을 데리고 배낭 여행을... 참 용감하죠, 저?
런던, 스위스, 파리 이렇게 다녀왔어요.
런던과 스위스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완전 행복했어요.
런던이 이렇게 좋은 곳인 줄 첫 배낭 때는 몰랐던 것 같아요. 모든게 다 너무 좋더라구요.
유적지도, 박물관도, 미술관도... 사람들도 다들 친절하구요...
스위스에서 하루는 융프라우, 또 하루는 라우터브르겐에 머물며 주변 마을 자유 패스로 돌아다니기...
이 산악마을을 자유 패스로 돌아다닌 날이 가장 재밌는 날이었다고 엄마와 딸은 기억하더라구요.
알프스 고산에 둘러싸인 마을 정상에 있는 풀밭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데,
엄마가 갑자기 우시는거에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고... 이런 곳에서, 바로 지금 죽어도 더 이상 미련이 없겠다고..
70년을 살았는데,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앞으로도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그에 비해 파리는 좀...아시잖아요? 관광객도 너무 많고 사람들도 불친절하고...
런던과 스위스의 추억이 너무 아름다웠는지...엄마와 딸 모두 실망한 기색이 역력...
베르사이유 궁전은 그래도 모두 좋아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 파리의 이쁜 성당들을
방문할 때도 좋아하시고...
엄마에게, 저에게, 딸에게... 모두 평생 잊을 수 없는 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요.
2주 여행에 비용은 천만원 정도 들었구요, 큰 돈이지만 다녀오고나니 후회는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