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깡패 고양이와 휴가, 보이스 피싱 등

.... 조회수 : 805
작성일 : 2013-01-30 23:02:08

오늘부터 주말까지 휴가입니다.

그간 미루어두었던 모종의 사적인 일을 오늘 오전 처리하고,

남들 다 일하는 평일 오후의 상대적 한가로움을 즐겨보려고 던킨도넛에 앉아있었지요.

 

도서관 로그인이 아이패드에서 안 되던 문제가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친절한 담당직원이 해결해주었어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저희 도서관은 e-book읽기가 너무 복잡해요.

책을 제공하는 주체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각각 사용해야 하는군요.

 

하여튼, 문제가 해결되어 기쁜 마음으로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받아서 열심히 읽고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지만 저는 일단 온콜이므로 받았지요.

 

젊은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서울지방경찰청이라면서 제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되었다는 거에요.

제 이름, 생년월일을 정확히 말하면서

어느어느 은행에 작년 8월2일자로 개설된 통장이 있는데 본인이 개설하신건가요?

하는겁니다.

 

흠...저는 그런 적이없는데. 전혀 아닌 일이라, 당황도 안 되거니와,

남자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억양과 또 다른 뭔가가, 이 사람이 경찰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어요.

남자는 재차, 본인이  개설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원래 개설에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직접 사본이나 신분증 준 거 아니냐며 저에게 따지듯이 확인해서 제가 당황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나는 그 때 개설한 적 없다는데 왜 전화로 이러느냐,

그 은행에서 정확히 신분증 사본 확인하고 통장개설 한 것 먼저 확인하고 전화한거냐,

웃으면서 따지니까 그걸로도 시비를 걸려고 해요.

 왜 웃냐고요. (웃겨서 웃었는데...)

 

저를 너무 몰아붙이니 아하, 이 사람 경찰 아니구나, 싶어서

이름과 소속을 물어보았어요. 확인해보라며 당당하게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알았다, 일단 끊고 확인했지요.

당연히 경찰에는 그런 사람 없구요.

 

제 생년월일과 번호가 아마 해킹당한 사이트 어디에서 팔려나갔나봐요.

이런 전화 받으면 참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그렇군요.

 

며칠 전, 우리 깡패는 부엌에서 뭔가를 자랑스레 입에 물고 제 침대로 왔어요.

신기하거나 맛있어 보이는 걸 발견하면 제 예전 고양이-지금은 부모님이랑 사는-도

침대로 가져오곤 했는데, 편한데서 몰래 보거나 먹으려고 그러는 걸까요?

하여튼, 깡패가 입에 물고 온 건 제 양초 원료인 가루 왁스 봉지였고

구멍 뚫린 봉지에서 흘러나온 가루 왁스가 제 좁은 집 부엌에서 침대까지 은하수를 그리고 있었어요.

 

저는 밤 10시에 때아닌 마루청소를 하였지요.

바닥에 달라붙은 가루들이 아직도 간간히 발견되네용.

 

 

IP : 61.102.xxx.9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30 11:04 PM (61.102.xxx.96)

    아 그리고, 청춘의 문장들 참 좋군요.
    추천이에요.

  • 2. ㅋㅋ
    '13.1.31 1:45 AM (218.152.xxx.215)

    재밌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5071 7개월 아기 프뢰벨 상담 안 받는 게 나을까요?... 14 네르 2013/02/02 3,652
215070 르쿠르제 냄비 22cm 살까요? 7 냄비 2013/02/02 3,601
215069 김치가 너무 안 익은게 왔어요. 1 김치 2013/02/02 1,009
215068 시스타 춤 넘 야해요 32 ... 2013/02/02 11,256
215067 관절안좋으신 노인분 몸보신 3 몸보신 2013/02/02 1,037
215066 통번역대 나오신분 1 입맛땡겨 2013/02/02 1,447
215065 화장발 옷발 심하신분들은 결혼후 어떻게 커버하세요? 12 ... 2013/02/02 5,199
215064 세라부츠인데요 2년전 샀어요 세라 2013/02/02 803
215063 예비중1이 중2 예습하고 싶은데 교과서가 없어서 못하고있어요 6 수학 2013/02/02 1,098
215062 국정원 직원 보배드림 닉네임 '나도한마디' 글 모음 1 뉴스클리핑 2013/02/02 799
215061 장수풍뎅이 질문이요? 2 봄날 2013/02/02 341
215060 유아 옷 사이트 추천^^ 2 자뎅까페모카.. 2013/02/02 799
215059 80세친정 어머니와 해외여행? 5 3ysmom.. 2013/02/02 1,702
215058 사당역 근처 맛있는 보쌈, 족발집 아시는 분? 7 zzz 2013/02/02 1,415
215057 70년대 유명했던 유괴사건 기억하시는분! 19 72년생 쥐.. 2013/02/02 12,441
215056 아이 먹일 백김치요 2 아이호 2013/02/02 557
215055 샤브향이나 샤브샤브집에서 쓰는 칠리소스요 2 소스질문해요.. 2013/02/02 3,985
215054 술, 도박, 야동 중독 남편때문에 고민이신 주부님들 계신가요~!.. 여고식당 2013/02/02 1,105
215053 아이폰4 공기계 있는데 이거 쓰는게 나을까요 아님 .. 5 관심없어서 2013/02/02 1,254
215052 조립식마루 재활용으로 버려도되나요 1 정리중 2013/02/02 1,367
215051 헤나염색하고 볼륨매직하면 잘안나오나요? 4 오드리햅반 2013/02/02 3,269
215050 맏며느리 내공 쌓기 11 맏며늘. 2013/02/02 4,762
215049 짜장면 한그릇 많아서 못드시나요? 43 짜장면 2013/02/02 5,079
215048 스마트폰의 자동 업데이트 설정.. 4 큰일 났어요.. 2013/02/02 1,234
215047 저녁때 수육 해먹을건데 어떤 소스에 찍어먹을까요? 2 ^^ 2013/02/02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