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깡패 고양이와 휴가, 보이스 피싱 등

.... 조회수 : 864
작성일 : 2013-01-30 23:02:08

오늘부터 주말까지 휴가입니다.

그간 미루어두었던 모종의 사적인 일을 오늘 오전 처리하고,

남들 다 일하는 평일 오후의 상대적 한가로움을 즐겨보려고 던킨도넛에 앉아있었지요.

 

도서관 로그인이 아이패드에서 안 되던 문제가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친절한 담당직원이 해결해주었어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저희 도서관은 e-book읽기가 너무 복잡해요.

책을 제공하는 주체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각각 사용해야 하는군요.

 

하여튼, 문제가 해결되어 기쁜 마음으로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받아서 열심히 읽고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 모르는 핸드폰 번호였지만 저는 일단 온콜이므로 받았지요.

 

젊은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서울지방경찰청이라면서 제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되었다는 거에요.

제 이름, 생년월일을 정확히 말하면서

어느어느 은행에 작년 8월2일자로 개설된 통장이 있는데 본인이 개설하신건가요?

하는겁니다.

 

흠...저는 그런 적이없는데. 전혀 아닌 일이라, 당황도 안 되거니와,

남자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억양과 또 다른 뭔가가, 이 사람이 경찰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어요.

남자는 재차, 본인이  개설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원래 개설에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직접 사본이나 신분증 준 거 아니냐며 저에게 따지듯이 확인해서 제가 당황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나는 그 때 개설한 적 없다는데 왜 전화로 이러느냐,

그 은행에서 정확히 신분증 사본 확인하고 통장개설 한 것 먼저 확인하고 전화한거냐,

웃으면서 따지니까 그걸로도 시비를 걸려고 해요.

 왜 웃냐고요. (웃겨서 웃었는데...)

 

저를 너무 몰아붙이니 아하, 이 사람 경찰 아니구나, 싶어서

이름과 소속을 물어보았어요. 확인해보라며 당당하게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알았다, 일단 끊고 확인했지요.

당연히 경찰에는 그런 사람 없구요.

 

제 생년월일과 번호가 아마 해킹당한 사이트 어디에서 팔려나갔나봐요.

이런 전화 받으면 참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그렇군요.

 

며칠 전, 우리 깡패는 부엌에서 뭔가를 자랑스레 입에 물고 제 침대로 왔어요.

신기하거나 맛있어 보이는 걸 발견하면 제 예전 고양이-지금은 부모님이랑 사는-도

침대로 가져오곤 했는데, 편한데서 몰래 보거나 먹으려고 그러는 걸까요?

하여튼, 깡패가 입에 물고 온 건 제 양초 원료인 가루 왁스 봉지였고

구멍 뚫린 봉지에서 흘러나온 가루 왁스가 제 좁은 집 부엌에서 침대까지 은하수를 그리고 있었어요.

 

저는 밤 10시에 때아닌 마루청소를 하였지요.

바닥에 달라붙은 가루들이 아직도 간간히 발견되네용.

 

 

IP : 61.102.xxx.9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30 11:04 PM (61.102.xxx.96)

    아 그리고, 청춘의 문장들 참 좋군요.
    추천이에요.

  • 2. ㅋㅋ
    '13.1.31 1:45 AM (218.152.xxx.215)

    재밌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4793 여자 만나는 것도 참 힘든 일인듯 해요 5 seduce.. 2013/03/27 1,338
234792 메리츠 실비보험 가입하려 했더니... 9 실비보험 2013/03/27 3,302
234791 생신상에 시금치국.. 10 글로배운요리.. 2013/03/27 2,183
234790 여론조사좀 할께요..미술사 스터디 22 점열개 2013/03/27 1,511
234789 열무얼갈이 김치를 한통 담갔어요^^ 4 밥을부르는 2013/03/27 1,448
234788 떡 해동했는데 다시 얼리면 안되죠? 급해요 ㅠㅠ 3 초보주부 2013/03/27 1,692
234787 남편이 퇴직 통보를 받았어요. 38 답답한 마음.. 2013/03/27 17,714
234786 미국 주부님들 미국식 인테리어 사진 볼 수 있는 곳 추천해주세요.. 30 미국주부님 2013/03/27 7,374
234785 강아지 중성화수술 1 nasilv.. 2013/03/27 980
234784 요즘 안과 시력검사 비용 얼마나 하나요? 3 안경 2013/03/27 16,511
234783 외화은행 윙고체크카드 Winggo~ 해피해피 2013/03/27 952
234782 아빠 어디가에서 안전벨트.. 6 안전 2013/03/27 2,191
234781 영덕에서.. 첼로 레슨... 2013/03/27 457
234780 편의점알바비가 3800원? 3 해물도리아 2013/03/27 1,368
234779 지금 사고싶은것 11 소박 2013/03/27 2,196
234778 기성용과 동갑인, 저와 친한 남자동생의 한마디... 푸하하 2013/03/27 2,926
234777 쇼파 좀 봐주세요~ 3 쇼파 2013/03/27 1,989
234776 전철안 옆에 앉은 남자분 1 2013/03/27 1,247
234775 대학생자녀보험넣고계시나요? 3 보험 2013/03/27 1,122
234774 새아파트랑 오래된 아파트 가격 차이 많이 나네요 2 이사 원해요.. 2013/03/27 1,711
234773 루이비통 남자 크로스백 모델명을 급히 찾는데요 1 lv 2013/03/27 1,040
234772 여자 연상이면 29 2013/03/27 8,890
234771 혹시 파파로티 재미없으셨던분 안계신가요? 5 저기요 2013/03/27 1,273
234770 친환경 적삼나무 건식족욕기 사용 후기 ㅎㅎ 3 고미러버 2013/03/27 6,364
234769 오늘 서울 패션위크 이효리.jpg 25 가키가키 2013/03/27 11,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