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학년 아들 아이의 말,말,말...

언젠가는 훈내 나겠지 조회수 : 1,703
작성일 : 2013-01-29 14:40:26

1년 전에 썼던 글이네요.이젠 한 살 더 먹구 쪼끔 더 능글능글해졌지만 ㅎㅎ

그래도 귀엽게 봐주려고 노력하는 사춘기 아들 엄맙니다.

늬들 또래애들 무서워서 북한에서 내려오질 못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해주면

굉장히 뿌듯해 하는(별걸 다?) 철부지 ㅋㅋ






귀여운 9학년이에요.

 

어린 아기 키우는 엄마들이야 9학년이면 징그러~ 하겠지만

그래도 한국말하는 게 좀 어눌하다보니까 아직은 귀엽단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하루는 내가 지나가는 말로,

몸에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짜증이나 신경질이 많이 난다네? 마그네슘을 좀 사다 먹을까봐. 했더니

아들 왈,

엄마?! 두 알 먹어요.

 

ㅋㅋㅋㅋㅋㅋ

 

 

 

 

오래된 칼갈이가 못쓰게 된 후,

남편과 아들이 칼갈이 코너 앞에서 10분 넘게 고르다 골라 사 온 칼갈이를 써 보고

칼이 너무 잘 든다고 계속 감탄하는 엄마를 보며 아빠에게 하는 말,

 

아빠,저렇게 좋아하는데 생일 선물로 사줄 걸 그랬어요.

 

 

 

동생과 싸우다가

힘센 동생이 등짝을 아주 세게 때림.

아들 꽥 소리지르며 한다는 소리

"어/떤  사/람/의  등/을  이/렇/게  치/지  않/아!!!!!!!!!!!!!!!"

(사람 등을 이렇게 때리는 법이 어디 있냐는 말임)

그 말을 듣고 웃겨서 내가 ㅋㅋ대며 그냥 영어로 하지 뭘 그리 또박또박 따지냐고 했더니

이런 건 엄마가 듣고 알아야 돼요.

 

 

 

 

누구네 아줌마가 영화 디비디 빌려준다는데 너 000영화 봤니?

네,한국갈 때 비행기 안에서 봤어요.

그래? 그럼 안 빌려도 되겠다.

그래도 좋은 영화니까 한번 더 봐도 좋겠죠?

그래?ㅎㅎ 말도 이쁘게 하네.

네.제가 원래 말 좀 이쁘게 해요.

 

 

 

별다르게 해준 것 없어도 괜히 생색내고 싶은 날

"이렇게 까지 해주는 엄마가 어딨냐? 이런 엄마 없다..."

"찾아보면 있겠죠."




작은 애랑 학교 가 있는 동안 서로 얼마나 보고 싶었네 어쨌네 하며 꽁냥거리는 엄마.

아들에게

너도 가끔 학교에서 엄마 생각 하고 그래?

아뇨~

어쩜 1초도 생각안하고 그렇게 대답이 딱 나오냐?(섭섭...)

잠시 후 슬그머니 다가와 엄마 어깨를 안으며

엄마,난 학교에서 엄마 생각 안하고 공.부.만. 생각해요.

엄마:ㅎㅎㅎㅎㅎ

더 좋은 대답이죠?

 



뿌리가 안뽑히고 같은 자리에 계속 다시 출몰하는 여드름에 대한 속풀이,

꼭 잡초 같애요.

내 얼굴에 잡초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머리카락이 요즘 많이 빠지는 것 같아요.

헉......정말? 윗대 싹 훑어도 대머리는 없는데...뭔 일이래?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야...너 지금 그 상태에서...(차마 말을 못 이음)너....머리까지 없으면....너.....

동생:die alone?

온가족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




늘 햄버거를 해주다가 갑자기 새우버거에 꽂힌 엄마,

새송이 버섯 쫑쫑 썰어넣고,새우랑 생선살이랑 다져 아침에 내민 새우버거

한 입 크게 베어 문 아들,

엄마:어때? 맛있어? 맛있어?

아들:아직 새우까지 가지도 않았어요.

몇 입 먹더니 나름 개그치는 아들,

내가 되게 배고플 때 먹으면 될 것 같아요.



어느샌가 엄마 손을 사르르 빠져나가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품안의 자식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ㅎㅎ

애들땜에 웃는다 싶어요.

IP : 99.249.xxx.8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뎅
    '13.1.29 2:45 PM (124.216.xxx.225)

    ㅎㅎㅎㅎㅎㅎㅎㅎ막 소리내서 웃었어요 고맘때 남자 아이들 진짜 웃기죠 귀엽네요^^

  • 2. 언젠가는 훈내 나겠지
    '13.1.29 2:51 PM (99.249.xxx.84)

    스뎅님 ㅋㅋ 어디서 터지셨는지 구체적으로 ㅋㅋ
    애들땜에 진짜 많이 웃어요.제가 속이 없는 건지.
    키톡에선가? 엄마랑 카톡하는 아이글도 그렇고 사춘기 애들이 가끔씩 던지는 말들 82에서 보면
    너무 웃기고 귀여울 때 많아요.^^

  • 3. ㅋㅋ
    '13.1.29 2:55 PM (112.170.xxx.29)

    그냥 웃긴게 아니라 재치있고 센스있네요ㅋㅋ 넘 재밌어요 나중에 인기 많을것 같아요. 이미 그런지도? ^^

  • 4. 스뎅
    '13.1.29 2:56 PM (124.216.xxx.225)

    다 재밌었어요 마그네슘 때문에 첨부터 터졌네요ㅎㅎㅎㅎㅎㅎㅎ

  • 5. ..
    '13.1.29 2:59 PM (121.157.xxx.2)

    엄마, 두알 먹어요^^
    요즘 아이들이 넉살이 좋다고 해야하나요?
    저희 아이도 그래요.
    세수한후 로션 발랐냐고 물었더니 손을 입에다 가져다대면서
    " 거친 남자한테는 그런거 필요없어요!"
    이러면서 나가는데 얼마나 웃었는줄 몰라요.
    정말 애들땜에 웃고 삽니다.

  • 6. sato
    '13.1.29 3:02 PM (223.33.xxx.29)

    ㅋㅋ 울아들은 열살짜리가 70대할배같이말해서 웃는데 님 자제분은 반대로 빵빵터지네요

  • 7. 언젠가는 훈내 나겠지
    '13.1.29 3:09 PM (99.249.xxx.84)

    점두개님 아드님 유머감각 짱이에요.
    대화가 넘 재미있을 듯.
    한국말이 서툴어서 더 귀엽게 들리는 면이 있지만 가끔 속깊은 얘기 같은 거,
    한국인들만이 공감하는 언어유희 같은 거 같이 공감 못할 때 아쉽죠.
    다른 분들도 자녀분들 어록 공개해주시면 좋겠어요.
    같이 웃게요.^^

  • 8. 서툰 한국어
    '13.1.29 3:12 PM (118.34.xxx.172)

    외국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아이들의 서툰 한국어 때문에
    집집마다 요지경이지요~~ㅋ
    정말 귀엽고 순진한 아드님 땜에 한바탕 웃고 갑니다~~

  • 9. ㅎㅎ
    '13.1.29 3:53 PM (125.187.xxx.175)

    개그라면서 듣는 사람이 불쾌해지는 우스갯소리를 해서 주위를 썰렁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데 원글님의 9학년 아드님은 듣는 사람이 유쾌하면서도
    곱씹어볼수록 재미있는 대화를 할 줄 하는 아이인 듯^^

  • 10. 웃음
    '13.1.29 4:43 PM (101.98.xxx.119)

    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울 딸 올해 9학년 되는데...다 큰것 같아서 귀여운 맛은 없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7299 토요일에 트렌치코트 입어도 될까요? 5 지방사람 2013/03/07 1,583
227298 아이 책가방...제가 너무하는 건가요?? 20 가방 2013/03/07 4,587
227297 자살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6 ㅎㅎ 2013/03/07 2,639
227296 주방보조 일에 취직했어요 8 취직 2013/03/07 12,125
227295 의사실수로 아기 귀안쪽에서 피가나는데요 9 알면서도 2013/03/07 2,008
227294 시어진 무말랭이 무침 어찌하오리까? 4 구제될까요?.. 2013/03/07 851
227293 운전연수 강사하는 분 중에 손등 꼬집는다는 분? 9 ... 2013/03/07 1,641
227292 고등학생중 윤선생영어 하는분 있나요 윤선생 2013/03/07 875
227291 홍차버섯 먹어보려는데 구입처 아시는 분 계실까요? 1 과라나쥬스 2013/03/07 2,606
227290 영양사 규정 질문 7 영양사분들 2013/03/07 1,718
227289 아이 낳으면 예쁘고 사랑스럽나요? 16 궁금해요 2013/03/07 2,625
227288 어린이집차량기사님께 선물은 뭐가 좋을지 4 ... 2013/03/07 1,980
227287 전세 내놓고 얼마만에 계약들 하셨나요? 3 전세어렵다 2013/03/07 1,319
227286 자게 운영 규칙대로 신고할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4 리나인버스 2013/03/07 717
227285 유치원생의 한글 교육 반대 어떻게 생각하세요? 23 한글 2013/03/07 2,428
227284 중학생 반장 부반장이 될 경우... 8 반장 부반장.. 2013/03/07 4,447
227283 오늘 벨리댄스학원에서.. 2 dhsmf 2013/03/07 1,563
227282 34요금제 쓰시는분들 데이터 얼마나 주나요? 16 스마트폰 2013/03/07 6,681
227281 이건 뭐 거의 사기수준 이네요 ㄷㄷㄷ 1 사랑하는별이.. 2013/03/07 2,179
227280 너무 웃기는 초보 운전 문구.. 48 이런 것.... 2013/03/07 18,800
227279 치매시 국가 보조금 받을수 있나요? 3 .... 2013/03/07 2,924
227278 한달만에 운전하기.. 2 ... 2013/03/07 1,197
227277 우체국 실비보험 궁금해요 13 궁금 2013/03/07 2,723
227276 직장내에서 여자의 적이 왜 여자인지 분석한 기사 8 이런 이유일.. 2013/03/07 2,677
227275 신발 고르기가 젤 힘들어요.. 10 고민고민 2013/03/07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