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게임중독에 빠져 있다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걸 찾아보세요.

남자 조회수 : 4,050
작성일 : 2013-01-27 01:29:47

아래 남편 분이 사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게임에 빠져 산다는 글을 보고...

저도 어릴 때부터 꽤나 게임에 빠져 살았던 기억이 나서 끄적여봐요.

생각해보면 저도 참 중독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초딩 때는 오락실에서 살다시피하고, 자랑은 아니지만 엄마 지갑에 손 댄적도 있었어요.

어머니의 자애로움으로 나쁜 버릇은 고쳤지만,

중학생 때는 삼국지 게임에 빠져서 남들 농구하고 축구하고 놀 때 집에서 게임만 했었고

지금도 게임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오래 해도 1시간을 넘겨하는 적은 거의 없고 그나마 회사 다니고부터는

1주일에 하루하면 많이 할까...안 할 때는 몇 달도 안 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게임에 빠지는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성취감, 승리감입니다.

게임은 짧은 시간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쉬운 방법 중에 하나에요.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의 예를 들어보면,

한 게임할 때 길게 해도 보통 30분을 넘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 30분 동안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과 키보드 다루는 스킬, 끝까지 방심하지 않는 집중력-_-;; 등

남자의 승부욕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짧은 시간에 즐길 수가 있어요.

거기다 이기기까지 하면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죠. (쓰다보니 게임 찬양론이..-_-)

특히나 게임은 돈도 별로 안 들고 쉽게 할 수 있으니 남자들이 많이 빠집니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게 아닌데 게임을 많이 한다면,

무언가 다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결혼까지 했다면 더 하구요.

좋아하는 여자 쫓아다니다가 결국 내 여자로 만드는 남자 최고의 성취감도 이제 느낄 수 없고

(이러면 큰일나죠-_-;;;)

회사에서 잘 나가서 승진 팍팍하고 돈 팍팍 벌면 좋은데, 이건 짧은 시간 내에 결론을 볼 수 있는 사항이 아닌데다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그런 성공을 하려면 가족은 버리고 살아야하죠.

그렇게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구요.

그래서 게임, 낚시에 빠지는 유부남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작은 거라도 성취감을 유발시킬 수 있는 걸 찾아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외국어 자격 따기로 나름 긍정적으로 풀린 경우구요.

제가 외국어 배우는 걸 좋아해서요.

여러분들 가정에서도, 남편 분이, 혹은 아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냥 하라는 게 아니라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회화 잘 하고 싶다'라고 애매모호한 목표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공부 좀 하다가 안 느는 느낌이 나면 금방 포기하게 됩니다.

OPIc IH, TOEIC Speaking Level 7 등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목표가 더 도움이 됩니다.

남편 분이 '내가 예전에 음악을 좋아했는데...기타를 잘 치고 싶었는데...'라고 한다면

그냥 배워보라는 게 아니라,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 완주 등을 언급하고,

운동을 좋아한다면 주말마다 축구하러 가라,가 아니라

동호회를 들어서 동호인 축구리그 4강 진출, 이런 목표를 설정하는 겁니다.

그렇게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자연스레 게임에서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회사나 일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니 남는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거나 연습하게 되거든요.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남편이나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지나가는 식으로 얘기했던 걸

그다지 신경 안 쓰고 넘어가진 않았는지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세상 일이 맘대로 풀리지 않을 때, 딱히 뭔가 이뤄나간다는 느낌이 없을 때 남자들은 게임이나 당구 같은

짧은 시간에 성취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에 빠지게 됩니다.

그보다 재미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나올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그럴 정신이 어딨냐라고 하시면 더 빠져요.

먹고 살기 빠듯한 가운데 그나마 틈내서 할 수 있는 게 게임이거든요.

IP : 119.66.xxx.1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7 1:39 AM (222.119.xxx.37)

    맞아요.. 현실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일때
    게임속에서 대리만족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 2. ...
    '13.1.27 1:51 AM (125.138.xxx.156)

    남편이 총각때도 좀 그랬고 신혼때도 게임을 많이 했는데, 지금 마흔 넘었구요.
    회사는 잘 다니는데, 나머지 시간에는 스맛폰으로 게임을 많이 해요.
    심할때는 하루 14시간, 17시간.. 이렇게 하루종일 앉아서 스맛폰 게임 해요.
    다른거 안할때는 게임을 하는거죠.
    아이들 보니까 좀 주의해달라고, 애들 자면 해달라고 해도, 조금 고치다가 다시 하구요.
    애들한테 게임을 시키기도 하구요.
    저도 싸우다 지쳤고, 사실 게임만 하는 남편에게 존경심도 잃었습니다.
    말도 잘 안통해요. 그냥 한국말을 못알아듣는거 같아요. 단 몇초간의 집중력이 없는거 같아요.
    직장일은 어찌 할까 신기하구요.
    회사에서 간부급이라서 연봉도 높은데, 저는 남편이 집에서 이런지 아는터라
    바깥일을 어찌 하는지 조마조마 합니다.
    이담에 애들이 커서 제갈길 가면
    할아버지 되어서 게임만 하고 있을거 같고, 하루종일 인간다운 말은 안하고...
    둘이서 같이 못살거 같아요.
    남편은 뭔가 항상 중독이 되어 있어요.
    반복적으로 하는것, 뭐 키우는것. 그러는걸 좋아하구요.
    저도 아까 게임 고민글 봤는데, 집에 있는걸 감사 해야하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요.
    하도 싸우다 이제는 지쳐서 뭘 해도 그냥 냅둡니다.
    남편이 퇴근할 시간이 되면 심장이 뛰고,
    같이 지내는 주말이 두려워요.
    제 느낌에는 남편이 게임 같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것에 신경을 쓰다가
    생각도 그렇게 변해가나 싶어요. 눈빛도 바뀌고, 정서적이거나 복잡한것을 딱 질색하고
    그걸 이해 못하고 그래요.
    한평생 참으며 살 자신이 없어져요.

  • 3. 감사
    '13.1.27 1:57 AM (121.148.xxx.165)

    겜 중독 아들 치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런글 많이 올라오면 좋겠어용~~~

  • 4. 형광
    '13.1.27 2:00 AM (1.177.xxx.33)

    좀 보태면 승부욕이 강한 사람도 그런부분이 있어요.
    저도 그렇거든요..승부욕이 좀 강한 스탈.
    단기간에 그 승부욕에 불지르는게 게임이죠.
    다만 승부욕이 강한 사람은 끝을 봤을때 또 쉽게 끝내기도 해요..

    울남편은 원글님이 말한 그런부분이 큰듯하구요
    저는 빠질때는 빠지는데 그게 좀 단기적인..아주 빨리 승부가 나오는 게임에 빠져요.
    카톡게임같은거요.그런건 어쩄든 무슨일이 있어도 1위를 해야 되거든요.
    그럼 1위가 되고..아 생각대로 된다.그런 감을 가지고 그게 일상생활에서도 어느정도 활력소가 되요.
    이런사람은 빠지는것과 나오는것이 구분이 되는데..
    울남편처럼 성취감차원으로 하는건 지속적으로 빠지죠.
    어디선가 결핍이 있는걸겁니다.
    저와 분명 다르거든요.전 치고 빠지고가 되는사람이라..

    시어머니와 남편의 관계부분에서 어느정도 결론이 나구요..그런거라서 제가 어떻게 바꿀수없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칭찬을 많이 안한 엄마밑에서 큰 사람의 전형..


    예전에 대딩때 사귀던 남자애가 저보고 갤로그를 못한다고 타박을 한번 준적이 있거든요
    그럼 저같은 경우는 승부욕이 강해서 그것만 해서 결론을 보여주는편.
    게임이 좋아서 했다기보다는 나도 할수있단걸 보여주고 싶었던.
    수업끝나면 몇천원을 다 백원으로 바꿔서 그짓만 했었죠.
    그러고 끝을봤는데.진짜 허무하더라구요.
    그리고 끝내요.절대 안해요.

  • 5. 남자
    '13.1.27 2:10 AM (119.66.xxx.13)

    저도 치고 빠지는 게 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형광님처럼 저도 끝을 본 후에 허무함만 남고 그게 반복되다보니 게임에서 멀어졌거든요.
    다만 이게 게임에서 아예 다른 관심사로 가야 좋은 거지, 이 게임에서 저 게임으로 가면 말짱 도루묵이라...
    단기간에는 이 게임, 저 게임 왔다갔다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게임 말고 다른 관심사를 찾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6. 남자
    '13.1.27 2:15 AM (119.66.xxx.13)

    그리고 점 세개님...저는 아직 미혼에 30중반이라 40 넘어서 저도 다시 게임만 할 지도 몰라요.
    스트레스 받고 회사에서 매번 같은 일만 하다보면 머리가 굳어서 복잡한 거 싫고
    가볍게 할 수 있는 거 찾다보니 저도 게임이 땡길 때가 있습니다.
    존경심을 벌써 버리지는 말아주세요. 제 상사들을 보면 스마트폰 게임 40대들도 많이 해요.
    그걸로 회사 사람들끼리 대화도 많이 하구요.
    주말에 17시간 하는 게 걸리긴 하지만 직장 생활을 꾸준히 잘 하시니
    충분히 게임을 덜 할 때가 올거라 봅니다.
    진짜 중독자들은 게임에 미쳐서 다른 생활을 아예 못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 7. ...
    '13.1.27 2:18 AM (61.214.xxx.75)

    도움 글 감사합니다.

  • 8. 저 잘모르는데요
    '13.1.27 2:44 AM (221.146.xxx.93)

    스타도 아이템 드나요?

  • 9. 콩콩이큰언니
    '13.1.27 2:51 AM (219.255.xxx.208)

    저도 게임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중에 한명인데요....흠....
    자신의 자제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쪽이 즐기느냐 폐인이냐의 기로인듯합니다.
    저는 잠시 폐인이 되었다가 시간이 줄어드는 스타일...
    약 3개월쯤 미친듯이 하다가 손을 거의 놓는 스타일.......미친듯이 한다고 해도 하루 2시간~4시간쯤...
    그리고 꼭 남편하고 같이 합니다.
    12시 땡 하면 자러가야 하는 남편때문에 더 이상은 안해요,...안 그러면 레벨 차이가 너무 나서 같이 놀 수가 없다는....
    그냥 스트레스 풀고 즐기는 정도면 참 좋을텐데....게임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폐인으로 보는 시선도 좀 그렇고...
    뭐 물론 좀 더 어릴때는 하루 4시간 자고 겜만 한적도 있습니다만........결국 한계치를 경험하고 나서는 손을 떼게 되더라구요.
    그 후로는 그렇게 열심히 게임에 임한적은 없습니다 ㅎㅎㅎ
    남편과의 취미 생활 정도로 즐기는 분들이 많으면 좋을텐데...아쉬워요.

    스타는 아이템 안들구요...
    현물시세가 있는 게임이 있고 없는 게임도 있습니다....
    현금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게임은 정말 손을 안대는 것이 좋습니다...돈 생각이 나서 손을 못떼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 10. 저도
    '13.1.27 8:52 AM (218.157.xxx.9)

    도움 되는 글이예요.
    아들녀석이 게임 중독 전조 증상을 보이는데
    어떻게하면 끌어낼까 요즘 고민하고 있는데
    막연하게가 아닌 작은거라도 구체적으로 딱 정해놓고 하는거
    바로 이거인거 같아요.
    감사^^

  • 11. jjiing
    '13.1.27 11:48 AM (211.245.xxx.7)

    감사합니다~
    유용하게 잘 쓸께요^^

  • 12. 늙처녀
    '13.1.27 11:50 AM (211.108.xxx.159)

    아.,왜들 게임을 하나 했더니 성취감이 큰거였군요.
    글에 쓰신것처럼 뭔가 배우고 단련하는게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등산도 무척 성취감을 느끼게하고, 운동 종류도 그런게 많은 것 같아요.

    점 셋님! 우울하시면 꼭 운동하세요! 뭔가 취향에 맞으시는 운동만 찾으실 수 있다면 우울증 극복에도 아주
    도움되실거에요! 힘내셔요!! ^^

  • 13. ........
    '13.1.27 3:52 PM (118.219.xxx.196)

    현실은 초라한데 게임내 세상에서는 초라하지않거든요

  • 14. 저도
    '13.1.28 7:46 PM (1.238.xxx.94)

    아이때문에 고민 많습니다.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2449 몇가지 문의좀 드려요 부디 질문좀 받아주세요 1 무늬 2013/01/28 416
212448 홍콩사람은 영어 다 잘하지 않나요? 4 홍콩 2013/01/28 2,235
212447 서울 지리 좀 여쭤봅니다~ 5 ... 2013/01/28 569
212446 정준하스테이크 어떤가요? 1 베이브 2013/01/28 5,018
212445 30대 중반이신분들 허리통증 요즘 있으신가요? 4 == 2013/01/28 1,037
212444 중복질문) 대전 입원가능한 내과좀 알려주세요. 3 .. 2013/01/28 2,400
212443 아이허브 관련해서 나의 생각 4 진정한 사랑.. 2013/01/28 2,028
212442 세대주 확인은 어디서 하나요?? 3 급질 2013/01/28 17,508
212441 버블샷 사용하는데 빨래가 너무 뻣뻣합니다 3 세탁나라 2013/01/28 1,346
212440 7살 딸이랑 부산 처음가요 1 부산 처음 2013/01/28 544
212439 아이허브 추천인 코드 부탁드려요. 13 ^^ 2013/01/28 1,127
212438 둘만 놔두고 외출하는것 36 남매.. 2013/01/28 11,150
212437 '설 특사' 50여명 강행…新舊권력 정면충돌 2 세우실 2013/01/28 792
212436 국정원 "종북세력이 관등성명대고 간첩질 한다".. 2 뉴스클리핑 2013/01/28 485
212435 청앨앓이~ 대사들이 귀에서 빙빙 돌아요 2 대본 2013/01/28 595
212434 결혼 6개월차에요. 이거 기분 나빠해야하는거 맞죠? 10 fff 2013/01/28 2,795
212433 원주한우 명절 주문 언제쯤일까요? 4 명절준비.... 2013/01/28 601
212432 LOST라는 미드 보셨어요? 14 미드 2013/01/28 1,129
212431 밑에 차화연씨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10 애엄마 2013/01/28 3,601
212430 3인용 6인용 뭐살까요? 6 압력밥솥 2013/01/28 1,348
212429 세상이 좀 더 따뜻하게 느껴져요. 감동 2013/01/28 749
212428 방문교체 비용이나 업체의 견적 내는 방법~생활팁! 문수리119.. 2013/01/28 11,098
212427 신기한 맑아지는 피부 9 건이엄마 2013/01/28 4,420
212426 1000만원을 어디다 묻어둘까요? 2 주부 2013/01/28 1,448
212425 경찰 "국정원 종북글 추적요원이라 밝힌적없어…중앙일보.. 뉴스클리핑 2013/01/28 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