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존경하는 친척이 있는데 정말 버릴 것이 없다는 평을 받았던 사람이에요.
옆에서 음식하는걸 오랫동안 지켜봤는데 남다른 점이 확실히 있어요.
그걸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재료 선정이 제일 중요하다- 맛은 솜씨,기교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신선한 재료에서 나온다.
(제 친척은 중요한 손님이 오면 몇주일 전부터 시장을 돌면서 제일 신선하고 제일 모양도 좋은
재료들을 찾아다니며 하나씩 손질해서 냉동시켜 놨어요.)
모든 신선한 재료는 자기만의 좋은 맛을 가지고 있어서 약간의 소금간만 하면 누구나 만족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재료가 신선하지 않거나 채소의 경우, 재배방식의 문제로 제 맛을 잃어버려서
맛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특히 마트에서 파는 채소들 중 70%이상이 제 맛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채소들이더군요. (그래서 msg가 든 양념,조미료들이 있어야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대량 유통되는 생선들의 가공현장에서 일해봤는데.. 맛이 없을 수 밖에 없어요.
먼 바다에서 잡아서 급냉동-> 가공공장에서 해동, 손질->다시 급냉동 이런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맛을 많이 잃어버립니다. 이런 생선을 사다가 음식을 하다보니... 맛을 내는 비결, 양념비율 이런 것이
너무나 중요하게 된 것 같아요.
*잘못 고른, 제 맛을 많이 잃어버린 식재료들을 가지고 음식을 하는 경우엔 양념비율과 같은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2. 양념, 장류(간장, 된장, 고추장...)를 잘 골라야 한다.
제가 위에 쓴 친척이 담근 된장을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너무나 맛있어서 모든 반찬에 넣고
싶을 정도였어요. 간장을 빼지 않은 된장으로, 기존 남아있는 된장에 콩을 삶아 찧어서 소금간을 한후
둘을 함께 섞고, 항아리를 아주깨끗하게 씻고 소독 말린후 다시 넣어서 익힌 거거든요. 제가 같이 했어요.
그 된장이 익자... 그야말로 고급스런 미원과 같은 맛이 나더군요. 그 된장을 먹어본 후 어떤 시판 된장도
먹을 수가 없어요. 언젠가 한 번 제가 혼자서 담아볼 생각입니다.
장이 맛있으니, 음식이 저절로 되더군요. 무슨 비율이 필요가 없었어요.
그러나 장이 맛이 없으면 또 엄청난 기교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도 늘 맛있는 장류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요. 잘 익은 김치가 어디나 어울리는 것과 같은 원리.
3. 양념,장류의 맛과 특징을 알아야 하고, 서로간 어울림에 대해 익숙해지만 요리가 쉬워진다.
짠 맛을 내는 것= 간을 할 때 사용 가능.(된장, 소금, 국간장, 양조간장, 젓갈 등)
국물요리, 나물, 샐러드 등에 맞게 선택하기.
짠 맛이 아닌 것들=> 식초, 설탕, 참기름 등
풍부한 맛과 영양을 더하는 양념=>파, 마늘, 생강 등.
그 외에도 많지만 위의 3가지를 정리할 수 있게 되는데도 저한테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군요.
*제가 알고 싶은건...
음식을 오래 하신 분들중... 이 된장, 젓갈은 추천하고 싶다.. 이런게 있다면 듣고 싶고요..
정말 믿을 수 있게 발효식품,장류를 만드는 곳도 추천받고 싶어요. 콘크리트 속에서 숙성시키는
젓갈 이런거 아니고, 항아리에 숙성시킨다든지요...
제가 바닷가에 살아서... 젓갈맛을 잘 보거든요... 여러곳에서 추천받은 액젓들을 사서 먹어봤는데
도저히 못먹겠어요. 직접 담은 것과 맛이 비교가 안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