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착하고 온화한 남편...쌈닭이 되어가는 나...

착한남편 조회수 : 3,208
작성일 : 2013-01-24 13:15:20
남편이 정말 온화하고 선하고 반듯한 사람입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느니 그냥 자기가 좀 더 힘들고 말지...하는 성격이에요.
저에게도 그러고요.
그렇다고 뭐 남에게 덜컥 돈 빌려주고 선심쓰고 보증서주고 이런 사고를 내는 사람은 아니고요
그냥 자기가 좀 귀찮더라도 몸이 고되더라도 감수하는 그런 식이에요.

제가 만나본 20대 이상 성인 중에 제일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그 점이 좋아 결혼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사회 생활 하면서 닳고 닳은 사람,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행동 다른 사람들에 아주 진절머리가 났었거든요.

그런데 결혼생활 10여년 만에 제가 쌈닭이 되어 가네요.
저도 누구에세 따지거나 싫은말 해야 할때는 목소리 떨리고 눈물부터 나는 성격이었는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때도
"당신 뜻대로 해"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 라고만 말하는 남편.

상대방과 따져서라도 내 뜻을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할 때
늘 한걸음 물러서 버리는 남편.
저도 작은 일에는 그냥 내가 손해 보고 말자 넘어가는 사람인데 중대한 일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제가  성질 더러운 아줌마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물건 사러 가서 진상짓하고 이런 일은 없어요.
윗집에서 밤 12시에  못질을 하고 뛰어다녀도 제가 윗층에 올라가도록 멀뚱히 앉아서 시끄럽다고 투덜대며 자기 귀만 막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저 자신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기도 하지만
남편이 이런 저를 보면서  제가 변했다고 실망하고 질려하는 것 같아서 서글퍼요.

내가 왜, 누굴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건데....ㅜㅠ


IP : 125.187.xxx.17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놔
    '13.1.24 1:17 PM (211.36.xxx.142)

    남편 깝깝한스타일이네..착하다고다좋은게아님

  • 2. 나님
    '13.1.24 1:20 PM (222.114.xxx.57)

    대학교때 전공수업을 들었는데. 40대 교수님이 한말씀하시더군요...
    남교수님이셨는데 영문과라서 굉장히 고고한분위기??? 뭐 그러 분들 중에서 좀 털털한 분이셨는데.
    교수님 친구들이 다 교수인데
    만나면 마누라 팔뚝이야기를 한대요.
    우리 마누라 팔뚝이 얇다고.
    반면 교수님의 와이프는 생활력이 강하신분이어서 팔둑이 얇지는않으셨다는데.
    그 교수님이 그러더라구요.
    삶이라는게 온실속에서 사는건 아닐텐데. 마누라의 굵은 팔둑을 볼때마다.
    부인이 있어서 내 삶이 평온하구나... 하는 생각요.

    교수님의 친구들은 세속적인 때가 많이 묻었나봐요.
    반면 저희 교수님은 청년의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분이셨어요..

  • 3. 남편이 나서서
    '13.1.24 1:22 PM (180.65.xxx.29)

    쌈닭 될일이 살면서 별로 없는거 아니가요?
    저도 윗집 애기가 뛰면 우리도 그런 시기가 있었지 하고 넘기는데
    남편이 미칠려 하고 날뛰는거 보면 뭐 저런걸로 저렇게 까지 하나 싶거든요.
    저는 유한편 남편은 따질건 따지고 넘어가자 하는데
    제입장에서는 쌈닭 남편이 너~~~무 피곤해요

  • 4. 원글이
    '13.1.24 1:27 PM (125.187.xxx.175)

    윗집 시끄러워 올라간 건 아주 사소한 예를 든 거고요...너무 자세히 쓰면 알아볼까봐.
    아주 중대한 사안에까지 좋은게 좋은거다 식으로 끌려다녀서 제가 나서서 강력하게 요구해서 바로잡았거든요.
    그런데 그러고 나면 남편은 아내가 알아봐서 잘 처리됐다고 다행스러워하는게 아니고
    자기를 못 미더워한다, 생기지도 않은 일인데 왜 최악의 상황부터 생각하냐 이런 식으로 삐쳐버려요.(사실 일이 터지고 나면 수습이 어려우니 미리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건데...)

  • 5. 이해함
    '13.1.24 1:38 PM (114.200.xxx.239)

    아이고 깜짝이야..제가 저도 모르게 쓴글인줄알았어요. 저는 님보다 좀더 결혼생활을 오래했는데요, 많이는 아니지만 서로 조금씩은 영향을 주고받아 변해가긴하더라구요. 아직도 가끔씩 제가 나서서 일처리하며 집대표로서의 쌈꾼이 되기도하지만요^^;

  • 6. 최강남편마누라
    '13.1.24 1:42 PM (110.70.xxx.203)

    오죽하면 저같은 순둥이가 쌈닭이 됐을까요?

  • 7. 우리집모습
    '13.1.24 1:50 PM (121.166.xxx.30)

    저의 남편과 비슷한 모습이네요
    착하고 매너있는 남편 때문에 불합리한 일에 목소리 높이고
    집안 대소사 대부분의 일들을 제가 결정하고 질서를 세웁니다
    어느날~
    대한민국의 아줌마들 너무 극성스러워 질린다고 말 하길래
    그 아줌마가 당신을 낳아 키우고, 이 아줌마가 당신의 아들 낳아 기르고 있다고
    말 했습니다 내 자식 힘들까봐 대중교통 이용할때 먼곳에 자리가 비워질때면
    가방이라도 던져 자리 확보하고 ( 사실 그래 본적은 없습니다 ) 아이를 앉히는 이 극성스러운 아줌마도
    한때는 교양과 상식이 줄줄 흘르는 멋진 여자였다고 당신이 혐오하는 그 아줌마가
    당신의 어머니요 누나요 부인이라고 말했더니
    요즘은 아줌마들이 존경스럽다고 표현합니다
    세상이 양보와 존중으로 잘 살수있으면 좋겠지만 소리를 높여야 겨우 나의 권리를
    확보할수 있을때도 많이 있지요
    착한남편과 사는 아내들의 고충이기도 한것 같아요

  • 8. 국민학생
    '13.1.24 3:44 PM (125.129.xxx.119)

    공감과 응원을 보냅니다 ㅠ

  • 9. 푸우
    '13.1.24 4:55 PM (115.136.xxx.24)

    저도 제가 쓴 글인줄......^^; 나도 우아하게 살고 싶은데.....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3086 사랑니 ㅁㅁ 2013/03/22 411
233085 성조숙증 검사를 해야 할까요? 9 ... 2013/03/22 2,032
233084 아고라의 유명 스타 간만에 꽃봉이 소식 올라 왔네요! ㅋㅋ 1 엄머! 2013/03/22 2,028
233083 아름다운 배경음악이나 노래 추천 좀 해주세요 3 음악 2013/03/22 726
233082 초대형 해킹사건에 어처구니 없는 오판 1 우리는 2013/03/22 733
233081 미국에 3년 나가요...가져가야할것.필요없는것...리스트도움좀... 12 도와주세요~.. 2013/03/22 3,692
233080 김미경, ㅈ 일보 27 ... 2013/03/22 4,974
233079 수원에 숙박할 곳 문의 드려요 8 두리맘 2013/03/22 1,153
233078 2위 코스트너 "김연아는 외계인&.. 2 2등도 인정.. 2013/03/22 1,404
233077 우리들에게 설경구씨 비난할 이유는 없습니다. 85 // 2013/03/22 10,029
233076 연예인 이씨보다 송씨가 더 가증스러워요 11 2013/03/22 5,176
233075 설경구 대신 조승우 아버지를 섭외하지? 8 목불인견 2013/03/22 5,540
233074 다리미 고민 중, 도와 주세요~ 1 고민중 2013/03/22 521
233073 언제쯤이면 나도 주차의 신이 될 수 있을까? (오랜만에".. 11 주차의 신 2013/03/22 1,581
233072 (펌) 판사님 포스 ㅎㄷㄷ 6 .. 2013/03/22 3,041
233071 달님~ 20 안구정화 2013/03/22 1,752
233070 불금에 택시로 귀가할때 현금 내지 마세요 8 조심 2013/03/22 4,006
233069 백화점 쿠킹클래스 다녀보신분~~ 2 헤헤 2013/03/22 1,504
233068 설경구 힐링캠프 출연소식에 네티즌 반대의 글 도배 왜? 킬링캠프 2013/03/22 1,773
233067 밖에 나갔다가 멋진 할머니를 봤어요. 8 못생긴여자 2013/03/22 3,197
233066 분당 죽전 수지 3억이하로 전세 구하기 어렵나봐요ㅠ 4 죄송 2013/03/22 3,327
233065 섹스 앤 더 시티...그런 미드 정말 없나요? 20 --- 2013/03/22 7,755
233064 우리집 재무상담 좀 받고 싶은데... 서울시 2013/03/22 542
233063 직장다니시는 분들 중에 조리사 자격증 공부해보신 분 계신가요? 4 혹시 2013/03/22 1,303
233062 여름방학동안 인턴일할곳 없나요? 5 애돌 2013/03/22 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