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착하고 온화한 남편...쌈닭이 되어가는 나...

착한남편 조회수 : 3,146
작성일 : 2013-01-24 13:15:20
남편이 정말 온화하고 선하고 반듯한 사람입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느니 그냥 자기가 좀 더 힘들고 말지...하는 성격이에요.
저에게도 그러고요.
그렇다고 뭐 남에게 덜컥 돈 빌려주고 선심쓰고 보증서주고 이런 사고를 내는 사람은 아니고요
그냥 자기가 좀 귀찮더라도 몸이 고되더라도 감수하는 그런 식이에요.

제가 만나본 20대 이상 성인 중에 제일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그 점이 좋아 결혼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사회 생활 하면서 닳고 닳은 사람,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행동 다른 사람들에 아주 진절머리가 났었거든요.

그런데 결혼생활 10여년 만에 제가 쌈닭이 되어 가네요.
저도 누구에세 따지거나 싫은말 해야 할때는 목소리 떨리고 눈물부터 나는 성격이었는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때도
"당신 뜻대로 해"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 라고만 말하는 남편.

상대방과 따져서라도 내 뜻을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할 때
늘 한걸음 물러서 버리는 남편.
저도 작은 일에는 그냥 내가 손해 보고 말자 넘어가는 사람인데 중대한 일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제가  성질 더러운 아줌마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물건 사러 가서 진상짓하고 이런 일은 없어요.
윗집에서 밤 12시에  못질을 하고 뛰어다녀도 제가 윗층에 올라가도록 멀뚱히 앉아서 시끄럽다고 투덜대며 자기 귀만 막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저 자신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기도 하지만
남편이 이런 저를 보면서  제가 변했다고 실망하고 질려하는 것 같아서 서글퍼요.

내가 왜, 누굴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건데....ㅜㅠ


IP : 125.187.xxx.17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놔
    '13.1.24 1:17 PM (211.36.xxx.142)

    남편 깝깝한스타일이네..착하다고다좋은게아님

  • 2. 나님
    '13.1.24 1:20 PM (222.114.xxx.57)

    대학교때 전공수업을 들었는데. 40대 교수님이 한말씀하시더군요...
    남교수님이셨는데 영문과라서 굉장히 고고한분위기??? 뭐 그러 분들 중에서 좀 털털한 분이셨는데.
    교수님 친구들이 다 교수인데
    만나면 마누라 팔뚝이야기를 한대요.
    우리 마누라 팔뚝이 얇다고.
    반면 교수님의 와이프는 생활력이 강하신분이어서 팔둑이 얇지는않으셨다는데.
    그 교수님이 그러더라구요.
    삶이라는게 온실속에서 사는건 아닐텐데. 마누라의 굵은 팔둑을 볼때마다.
    부인이 있어서 내 삶이 평온하구나... 하는 생각요.

    교수님의 친구들은 세속적인 때가 많이 묻었나봐요.
    반면 저희 교수님은 청년의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분이셨어요..

  • 3. 남편이 나서서
    '13.1.24 1:22 PM (180.65.xxx.29)

    쌈닭 될일이 살면서 별로 없는거 아니가요?
    저도 윗집 애기가 뛰면 우리도 그런 시기가 있었지 하고 넘기는데
    남편이 미칠려 하고 날뛰는거 보면 뭐 저런걸로 저렇게 까지 하나 싶거든요.
    저는 유한편 남편은 따질건 따지고 넘어가자 하는데
    제입장에서는 쌈닭 남편이 너~~~무 피곤해요

  • 4. 원글이
    '13.1.24 1:27 PM (125.187.xxx.175)

    윗집 시끄러워 올라간 건 아주 사소한 예를 든 거고요...너무 자세히 쓰면 알아볼까봐.
    아주 중대한 사안에까지 좋은게 좋은거다 식으로 끌려다녀서 제가 나서서 강력하게 요구해서 바로잡았거든요.
    그런데 그러고 나면 남편은 아내가 알아봐서 잘 처리됐다고 다행스러워하는게 아니고
    자기를 못 미더워한다, 생기지도 않은 일인데 왜 최악의 상황부터 생각하냐 이런 식으로 삐쳐버려요.(사실 일이 터지고 나면 수습이 어려우니 미리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건데...)

  • 5. 이해함
    '13.1.24 1:38 PM (114.200.xxx.239)

    아이고 깜짝이야..제가 저도 모르게 쓴글인줄알았어요. 저는 님보다 좀더 결혼생활을 오래했는데요, 많이는 아니지만 서로 조금씩은 영향을 주고받아 변해가긴하더라구요. 아직도 가끔씩 제가 나서서 일처리하며 집대표로서의 쌈꾼이 되기도하지만요^^;

  • 6. 최강남편마누라
    '13.1.24 1:42 PM (110.70.xxx.203)

    오죽하면 저같은 순둥이가 쌈닭이 됐을까요?

  • 7. 우리집모습
    '13.1.24 1:50 PM (121.166.xxx.30)

    저의 남편과 비슷한 모습이네요
    착하고 매너있는 남편 때문에 불합리한 일에 목소리 높이고
    집안 대소사 대부분의 일들을 제가 결정하고 질서를 세웁니다
    어느날~
    대한민국의 아줌마들 너무 극성스러워 질린다고 말 하길래
    그 아줌마가 당신을 낳아 키우고, 이 아줌마가 당신의 아들 낳아 기르고 있다고
    말 했습니다 내 자식 힘들까봐 대중교통 이용할때 먼곳에 자리가 비워질때면
    가방이라도 던져 자리 확보하고 ( 사실 그래 본적은 없습니다 ) 아이를 앉히는 이 극성스러운 아줌마도
    한때는 교양과 상식이 줄줄 흘르는 멋진 여자였다고 당신이 혐오하는 그 아줌마가
    당신의 어머니요 누나요 부인이라고 말했더니
    요즘은 아줌마들이 존경스럽다고 표현합니다
    세상이 양보와 존중으로 잘 살수있으면 좋겠지만 소리를 높여야 겨우 나의 권리를
    확보할수 있을때도 많이 있지요
    착한남편과 사는 아내들의 고충이기도 한것 같아요

  • 8. 국민학생
    '13.1.24 3:44 PM (125.129.xxx.119)

    공감과 응원을 보냅니다 ㅠ

  • 9. 푸우
    '13.1.24 4:55 PM (115.136.xxx.24)

    저도 제가 쓴 글인줄......^^; 나도 우아하게 살고 싶은데.....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1164 서초나 반포에 볼륨매직 잘하는곳 아시는분 2 2013/01/24 1,133
211163 여기 그만 살고 싶다는 분들 많은데요 7 세시풍속 2013/01/24 2,294
211162 올가에서 파는 심*순 굴소스 이거 조미료 안든거 맞나요? 5 잘모르겠으~.. 2013/01/24 2,898
211161 중 3 졸업식 4 .. 2013/01/24 1,338
211160 해몽부탁드려요~~~ 이런꿈 2013/01/24 671
211159 친구가 같이 강남가자네요 ㅋㅋㅋ 2 히퓨리바비 2013/01/24 1,846
211158 연말정산 전문가분들 질문 있어요 2 저기요 2013/01/24 934
211157 오늘 문재인의원님 생신인 것은 아시죠 (사진 보세요) 20 생신축하 2013/01/24 2,519
211156 원장딸에게 맞고 어린이집 관둘 딸 - 후기와 고민 덧붙여요. 42 벨기에파이 2013/01/24 4,629
211155 빠른듣기 프로그램 뭐가 있나요? 2 도움 2013/01/24 529
211154 아버지 병원비, 약국약값은 일일이 찾아가서 납입확인증 받아야하나.. 6 연말정산 2013/01/24 1,656
211153 에토네 ( 디저트 맛집) 1 빵빵빵 2013/01/24 805
211152 대전 월평 SDA질문요~ 5 다시시작 2013/01/24 909
211151 분당 코ㅇ코 이비인후과 김성* 원래 성격이 그런가요? 9 항상기분나빠.. 2013/01/24 3,748
211150 서울,경기(일산)지역 일식집 추천 부탁드려욤 3 아프로디테8.. 2013/01/24 958
211149 이런 분들도 계시네요. 부럽군 2013/01/24 604
211148 이런 상황에서 이 행동이 이해 가세요? 2 .. 2013/01/24 883
211147 국화차에 대한 문의 3 솔이 2013/01/24 1,069
211146 이명박 큰형 이상득 징역2년 선고 6 뉴스클리핑 2013/01/24 1,322
211145 인터넷쇼핑몰에서 옷 얼마짜리까지 사보셨어요? 10 간뎅이 2013/01/24 2,065
211144 흰둥이와 노랑이가 다시 만났습니다. (고양이) 27 그리운너 2013/01/24 2,620
211143 카세트좀 추천해주세요. 쿡쿡쿡 2013/01/24 378
211142 분당에 용한 철학관 부탁드려요 1 oov 2013/01/24 1,502
211141 [3보]朴당선인, 초대 총리에 김용준 인수위원장 지명 5 세우실 2013/01/24 1,577
211140 제주도 콘도 풍림?한화리조트..어디가 나을까요? 13 ㅇㅇ 2013/01/24 2,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