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부만 있어요

주말저녁 조회수 : 2,401
작성일 : 2013-01-19 20:09:23

대학생 큰 애는 친구들 만나러 가고, 고딩 둘째 애는 학원에 가고..

 

노부부 마냥 집에 부부만 있어요.

남편은 자고, 전 서영이 기다리고 있구요. 노년의 모습이 벌써 그려지네요~

 

서영이를 보면서,,,

서영이가 의지할 수 없었던 친정. 거의 가정의 붕괴였죠.

고등학교 애들이 스스로 벌어서 생계를 유지하고 학교 다니고 대학 학비도 거의 스스로 마련하면서 졸업했죠.

 

서영이는 그런 가정에 불안해하며 살아고,

든든한 우재와 그의 가정에 의지하고자, 자기의 가정을 부정하며 우재의 가정에 들어갔죠.

 

그러나 그 우재네 가정도 실상은 시부모는 서로를 무시하고, 외도로 낳은 아이까지 있는 집.

이혼서류가 왔다 갔다하고....

겉으로 보이는 거 마냥 견고하진 않았죠.

 

가정이란 뭘까요?

 

50줄에 들어선 저 역시... 가정이 견고하지 못함을 느껴요.

그저께 아침에 침대에 누워 남편에게 말했어요.

"우리가 만든 가정. 실패인 거 같아. 당신이나 나나, 아이들이나 갈데 없어서 들어오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제 남편은 가정적이고 외도 같은 건 상상조차 안하는 사람.

두 아이들은 무난히 잘 크고 있구요.

 

근데 왜 이리 공허할까요?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남편이, 제 맘에 안들어서겠죠? 남편이 제 맘을 몰라줘서 일거예요.

 

가정은 서로 남남인 남녀가 모여서 만든 울타리인데,

혈육이, 피가 중요한 건 아닌거 같아요. 사랑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피보다 중요한 것이 믿음과 사랑 같아요.

내 편이라는 굳은 믿음.

근데 그게 아니라는 게 느껴질 때마다 이 세상에 혼자 있는 사람 마냥 힘들고...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서로의 방에 들어가서 따로 살면서, 우리집은 아이들도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해요.

 

성격 안맞는 남편과 무던히도 20년동안 싸워가며 살았어요.

 

친구들에게 엄청나게 낭만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듣던 나.

넌 연애결혼 아니면 안할 거 같다고 까지 사랑 제일우선주의로 보이던 나.

사랑이 꽃피는 가정을 만들고 싶었는데,

20년이 지나 뒤돌아보니,,,, 그게 쉽지 않네요.

사랑 하나가 무너지니,,, 전체가 무너지는 성격도 좋은 건 아닌 거 같아요. 

 

근데 우리 가정이 실패인 거 같다고 한 날, 저녁에 남편에 제 편 들어주는 일이 잠깐 있었거든요.

그 일이 있는 다음 살짝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아, 나,, 이렇게 단순한 사람이구나.

 

 

 

IP : 175.120.xxx.3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13.1.19 8:20 PM (125.180.xxx.187)

    속썩이는 자식 공부못해서 하늘이 무너질것 같은 자식
    노후 보장 안된 양가 보모님들....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형제자매들...
    이런상황에서 허우적대는게 아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허우적대면 삶이 참 피폐해지고 우울해져요
    내가 어찌해도 안되는 현실적인 한계들...
    일단 그런것들에서 자유롭잖아요
    그럼 남들 의존하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정서적으로 스스로 위안찾고 독립해서
    확고부동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드세요
    내가 건강하고 안정되면 돼요
    님은 주변여건이 도와주잖아요
    공부 잘하는 자식 그복이 얼마나 큰데요...
    부럽....

  • 2. 나무
    '13.1.19 8:20 PM (1.245.xxx.186)

    두 아이가 자기 앞길 잘 이루어 나가고.. 남편 건강하고..경제적으로 여유 있고..서로 믿고 사랑하고..ㅎㅎ
    40 중반인 제가 바라는 노후..ㅎㅎ 좋은 주말 저녁 되세여~~~^^

  • 3. 쓰고나니
    '13.1.19 8:24 PM (223.62.xxx.120)

    말이 이상해 다시 써요

    이해가 절절이 되네요그런데 원래 사랑하지 않으신건가요믿음이 깨지게 되신건가요겉보기엔 좋은 가정도 참 공허한 경우가 많네요
    인생이 뭔가 저도 뭐때메 사나 싶어요

  • 4. 원글
    '13.1.19 8:30 PM (175.120.xxx.35)

    결혼하고 보니, 남편은 저와 소울메이트가 될 수 없는 사람이더라구요.
    자라온 환경도 관심사도 너무 다르더라구요.
    만나고 금방 결혼했는데, 그거 참 아주 아주 위험한 일.

    그래도님,,,
    님이 쓰신 것들,, 다 제게 해당돼요.
    그래서 엄청 힘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렇게 안살고자 이를 악물고 살았고, 지금도 그 과정 중에 있어요.
    노후에 빈곤해질까봐 두려워하며 살았어요. 어찌 저희는 평생에 부동산에서 손해만 보며 살까요?
    근데..... 그런건 안힘들어요.
    남편이 제 편이 아닐 때.... 힘들죠.

    확고부동하지 못한 저의 성격.
    의지심이 강한데, 이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 힘들었나봐요...
    여럿이 있으나, 홀로 있음을 느낄 때 더 힘들잖아요.
    울 아이들은 저 같은 성격이 아니면 좋겠어요. 좀 덤덤한 성격이면 좋겠어요.

  • 5. 낚시인가요??
    '13.1.19 8:36 PM (124.50.xxx.39)

    아까 글에는 큰애는 스카이고 작은아이는
    최상위권이라고 쓰셨던데
    그거 왜 지우셨나요??

  • 6. 나이 마흔 하나
    '13.1.19 9:11 PM (1.240.xxx.233)

    저도 꼭 님처럼 될것같아 두렵습니다 남편과의ㅈ관계는 포기했습니다 자식키워보니 천성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남편의 천성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찾기로 했습니다

  • 7. 5년차
    '13.1.19 10:14 PM (1.227.xxx.209)

    결혼 5년차인 저도 구구절절 공감됩니다. 사랑이 꽃피는 가정을 만들고 싶었는데 쉽지 않네요.

  • 8.
    '13.1.19 10:28 PM (211.36.xxx.230)

    비슷한나이대고평생남편과소통특히감정적교류불가능했네요ᆢ다행히제가직장일이바쁘고애들이랑지지고볶느라고공허하고어쩌구할여유도없이살다가애들어지간히크고직장서도뒷방신세되고보니부쩍외롭고서럽고그러더라구요.객관적으로보면남편평생속안썩이고나름가정적이고직장집직장만오가는바른생활맨이어서불만있다면배부른소리하는나쁜아짐인데원글님은제맘이해해주실것같네요.근데작년부터주말에가끔남편이랑둘이여행다니면서조금씩나이지고있어요.가까운인사동북촌도좋고가끔은멀리남도1박여행도좋고자주다니다보니첨엔싸운사람처럼뻘줌하니다녔는데요즘은제법말도많이하고닭살돋는투샷쎌카도찍는지경까지발전했어요.염장질하는건아니구요님도한번시도해보시면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5786 분당,판교,수지엔 머리 잘하는 디자이너분 없나요? 3 호두와플 2013/04/02 1,558
235785 안방에 천장 빨래 건조대 설치하면 보기 싫을까요? 12 하루8컵 2013/04/02 4,534
235784 여행다닐수록 자꾸 더러운것만 눈에 들어오네요. 19 .... 2013/04/02 4,343
235783 주말농장에 심을 씨감자는 어디서 구하나요? 5 농사 2013/04/02 915
235782 경남(홍준표)에 안사는게 다행! 5 인서울 2013/04/02 1,398
235781 결혼이 왜 현실이냐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9 리나인버스 2013/04/02 1,515
235780 여기서 말하는 아이허브 싸이트가 여기가 맞는지좀 알려주세요. 6 .. 2013/04/02 796
235779 남을 속이지 않고 돈잘버는 직업이 있을까요 12 무서운세상 2013/04/02 3,139
235778 개원의사 하다가 대학병원 교수로 가기도 하나요? 1 ? 2013/04/02 1,815
235777 심각한 분위기중에 감자볶음 비법 좀 여쭐께요^^ 9 Yeats 2013/04/02 1,576
235776 도배 견적은 몇대 몇으로 하는건가요? 1 궁금 2013/04/02 1,069
235775 맘모톰이 날까요? 수술이 날까요? 6 .... 2013/04/02 2,003
235774 요리 어플 소개함니다 11 123123.. 2013/04/02 1,605
235773 노처녀 임플란트 하러 왓어요ㅠ넘 무섭네요 6 2013/04/02 2,218
235772 커튼 어떻게 구입하셨나요? 조언이 필요합니다. 3 싸랑해싸랑해.. 2013/04/02 1,446
235771 통원확인서를 떼야 하는데 실손보험 2013/04/02 1,338
235770 초등3년 why책 사주면 도움이 될까요? 9 초3 2013/04/02 2,372
235769 요즘 동네미용실 머리자는데 얼마받나요 15 얼떨떨 2013/04/02 2,526
235768 커피 마시면서 20대를 추억합니다. 2 내게도 2013/04/02 977
235767 두돌 맞은 여자아이 선물로 뭐가 좋을까요? 7 김나오 2013/04/02 3,654
235766 `예비 장모' 위한 아름다운 간 기증 12 ㅇㅇㅇ 2013/04/02 6,160
235765 sh공사에서 전세자금도 대출해주나요? 주인에게 복비 지원도 해준.. 3 .. 2013/04/02 3,900
235764 정말 난감합니다.. 3 난감 2013/04/02 701
235763 월남쌈에 새우, 크래미, 고기 같은거 말고 12 .. 2013/04/02 2,140
235762 어떤 옷차림을 해야하는지..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4 나름 스타일.. 2013/04/02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