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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때문에

와, 조회수 : 644
작성일 : 2013-01-19 11:35:11

오늘도 이런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군요.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금요일 밤에 시간도 좀 생기고 해서 한마디 덧붙이기로 해요. 영어를 일찍 시키지 않아도 된다, 아니다 늦게 시켜도 괜찮은 애들은 소수일 뿐이다, 뭐 그런 논쟁인 것 같은데, 영어를 일찍 시키지 말라고 적극 권하는 입장 편에서 한마디 덧붙이자 면요, 영어를 일찍 시작하면 얻는 것은, 잘되면 남보다 나은 영어실력, 그나마 잘 될 지 별로 얻는 것도 없을지는 개인 차이이겠지만요, 잃는 것도 확실히 있다는 걸 지적하고자 합니다. 일단 너무 조기에 시작할 경우엔 언어발달이 방해를 받겠지요. 한 가지 언어, 즉 모국어를 확실히 익힐 시간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언어를 인위적으로 강요한다면 언어발달 전체가 지연되거나 방해받을 확률이 높지요, 모국어를 잘하는 게 왜 중요하냐면 언어는 생각이니까요, 분석적, 비평적, 창의적 사고를 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언어를 잘 습득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지요.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건, 무엇보다 아이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 생각해 보셨나요? 인생은 경쟁이고 세상은 먹고 먹히는 곳이다, 어릴 때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끝없이 달려야 하고, 내가 가진 것이 많아도 남이 덜 가지지 않으면 나는 행복할 수 없다, 즉 나의 행복은 남의 불행에 달려 있다는, 그야말로 아주 불행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가질지 못 가질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제 경우가 남들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 때 알파벳 배우고 중학교 때 영어공부 시작했는데, 영어 및 언어공부가 적성에 맞는 편이라 수학 및 이과과목 잘 못했는데도 무난하게 스카이대 영문과 진학했고 대학졸업직후 유학해서 미국 인문대 학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에서 취직하고 영어로 밥벌이하는 직업에서 성공적으로 편안하게 종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조기에 시작하지 않아 살짝 억양 있는 영어를 쓰고 있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그런 걸 (한국인이 한국인 액센트 섞인 영어 쓰는 걸)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에서 잘 지내고 직업적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위의 한국 분들을 보면 가끔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분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많은 것을 가졌으면서도 남들이 부러워하거나 남들이 자신보다 불행한 것 같지 않으면 본인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원인이 뭘까 생각해보면 오랜 세월 교육을 통해 형성한 가치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영어를 일찍 시작하고 늦게 시작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교육의 한 단계 한 단계 일관된 선택의 순간을 거치면서 형성되는 특유의 세계관 같은 게 있다는 겁니다.

 

한마디 덧붙이겠다고 하고는 백 마디 썼네요. 암튼 개인의 선택은 자유지만 저는 부모된 입장에서 조기 사교육 시작은 반대라는 조용한 외침을 해보는 겁니다. 물론 여기는 미국,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의 부대끼는 심정을 전부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요.

IP : 74.78.xxx.5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19 12:33 PM (175.115.xxx.106)

    개인의 선택은 자유라 하고 부모들의 부대끼는 심정 전부 헤아리지 못한다고 하면서 이 논쟁을 다시 시작하는 이유는??

  • 2. 저는
    '13.1.19 1:54 PM (112.202.xxx.64)

    영어 조기 교육이 모국어 형성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모국어 형성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만큼
    일상적이고 빈번한 것이라면 반대로 영어 교육은 효과가 큰 것이겠죠.

    원글님 논조로 조기 영어를 반대하시는 분들은
    한국의 영어 유치원 시스템(조기 영어 교육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아이들끼리 영어로 대화하는게 한계가 있기에
    - 프리 토킹이 원어민 만큼 가능한 유치원생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더러 아이들끼리는 선생님 없을때 한국말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원어민 선생님으로만 구성된게 아니라 아이들 지도를 위해 한국인 보조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 시간도 있고, 음악 시간도 있고, 더러 이런 저런 활동을 하기에
    온시간이 영어 주입식 교육으로만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방과후 집에와서는 한국말을 사용하고 주말엔 집에서 온전히 보냅니다.
    영어에만 올인하는게 아니라 방과후 대부분 한글 공부나 수학, 악기, 운동 등을 레슨합니다.

    오히려 고비용에 비해 아이가 얻어올 영어적 효과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하는게 옳은 것 같습니다.
    유치원 몇시간으로 고비용을 투자한 후 아이가 영어의 친밀감과 조금 자연스러운 발음 이외에
    영어의 지대한 발전을 얻긴 힘이 드니까요.
    물론 더러 영유 아이들 중 언어적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초등 저학년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기도 합니다만.

    영어 교육이 모국어와 가치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시각으로 접근하려면
    아이가 모국어가 차단 당하는 현실- 가령 어려 이민간 아이나 유학 간 아이들-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는 잘하겠지만 모국어의 기반은 약할테니까요.

    작금의 한국 현실은 너도 나도 무리하게 영어에 조기 투자하는데 반해
    그 교육적 효과가 의문시 되고 어린 나이부터 놀이보다 너무나 많은 학습에 놓여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 답답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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