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관계와 자존감 회복을 위한 노력...

닉네임뭘로 조회수 : 1,783
작성일 : 2013-01-18 18:30:28
적지않은 나이가 돼서야 제가 자존감이 굉장히 낮은편이라는건 알게되어 자존감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없이 컸고 공부도 잘했고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다니는 겉으로보기에는 참 부족할것 없어보이는 상황이지만..
늘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비난당할것을 두려워하며 살았어요.
어릴때부터 무슨 일이 생겨도 언제나 모든건 제잘못이었거든요.선생님이 부당한 대우를 해도, 친구와 억울하게 틀어져도 엄마는 늘 니가 문제, 니가 잘못한거라며 제 입장을 단한번도 이해하려 한적이 없었어요. 인간관계쪽으로는 어리숙한 편인 저는 엄마말만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공부도 일등 집도 좋았던 저지만 항상 주눅들어있고 풀죽어있고 사람들앞에 서는게 그렇게 무서울수가 없었어요. 사람들이 날 비난할까봐..
엄마의 그런 태도가 이상하다는걸 알게된건 얼마 안됐어요.
제가 결혼적령기라서 소개팅을 종종 하는데 소개팅을 하고와서 남자가 별로다 얘기를 하면 그남자가 니가 별로겠지.라고 한다거나. 남자의 어떤 부분이 맘에 안든다 하면 그게 좋은 남자면 널 만나겠니? 한다거나.
지금 생각하면 분명 황당스런 말인데 워낙 그런식으로 나고 자라다보니 그래 내가 또 잘못했나보다 하게되더라구요. 학습의 무서움인건지.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사귀었던 남자친구들은 별로 조건 보지않고 내적으로 단단하고 자기를 사랑할수 있는 사람들만 만났어요. 그사람들한테 사랑도 많이 받아서 행복했었구요.
얼마전까지 사귀던 남친도 그런사람이었는데 엄마는 싫어했었어요. 학벌 별로라고. 엄마친구아들중에 서울대 나왔는데 여자친구가 고등학교만 졸업했나봐요. 갑자기 그얘기를 하면서 고등학교만 나온애도 서울대를 만나는데 넌 고작 그런거보니 니 수준은 딱 여상쯤되겠다?쪽팔리지도않니? 하던걸 잊을수가 없어요.
어찌 생각해보면 엄마한테도 아픔이 있었을것 같은게 엄마가 아빠랑 좀 차이나는 결혼을 하셨어요. 그래서인지 결혼하자마자 엄마는 할머니 제외한 친가 식구들 하고 전부 연을 끊었어요. 삼촌이 있는데 얼굴한번 못보고 망나니란 얘기만 들었는데 얼마전 결혼식장에서 첨으로 한번 뵜는데 그냥 평범한 분 같더라고요. 엄마 기준에는 못미쳤겠지만요.
친구 동생이 있는데 그 동생이 사고를 잘치고다녀요. 근데도 친구는 동생을 위하고 아껴서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사고를 치는데 어떻게 좋아하지? 하고는 엄마랑 비슷하게 새각하고있었던거예요. 가족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사랑할수 있는건데..그 당연한걸 안지 얼만 안됐네요.
그래도 엄마가 원망스럽다고만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도 물질적으로 고생 안하게 해주셨으니까 감사하죠.. 나이가 들수록 엄마가 엄마보다는 한 인간으로 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좋은건지 나쁜건지..ㅎㅎ너무 주절주절 썼네요. 앞으로 계속 저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IP : 211.234.xxx.7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둥이
    '13.1.18 6:45 PM (118.59.xxx.49)

    다행이지요~
    알아야 내 자식들에게 똑같은 잘못을 하지않지요~
    저두 결혼하고 애기 낳고 나서 알게되고~
    많이 힘들어했어요~
    시간이 되시면 아니 꼭 시간을 내어 집단으로하는 역동수업,
    부모교육(심리상담센터에서 하는 )
    꼭 받아보시기 바람니다
    몰랐던 내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
    내가 사랑이라고 믿고 행했던 행동들이
    집착이고 과한 사랑이 우리애들에겐 오히려
    독 이었다는걸 깨닫게 되는 중요한 공부였습니다

  • 2. ..
    '13.1.18 6:45 PM (115.178.xxx.253)

    원글님. 그래도 잘 크신듯 합니다.

    뭔가 얘기하면 그렇게 부정적인 의견만 듣다보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럴거에요.
    그런데 지금 글쓰신 문장이나 내용을 보면 잘 크시고 똑똑하신분 같아요.

    그렇게 어머니는 그저 한 사람으로 객관적으로 보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 3. ....
    '13.1.18 7:40 PM (116.120.xxx.28)

    저도 제 자존감이 낮은것과 두 아이들에게 너무 함부로 대한것들이 어렸을때 엄마한테 받은 상처로 연결 되면서
    너무 힘드네요 ㅠㅠ
    집안도 부유했고 아빠도 나쁜 남편이 아니었는데 자식들에게 잔인할정도로 욕하고 갖은 방법으로 때리고 윽박지르고
    무시하고..대학때는 말대답 했다고 친척앞에서 옷이 찢어질정도로 끌어서 집밖으로 내쫒기도 했었네요
    지금은 그때 얘기하면 시치미 떼는데 저도 정말 이 부분을 풀고 싶은 마음이네요

  • 4. ..
    '13.1.18 8:44 PM (121.200.xxx.32)

    가슴이 먹먹합니다.
    너무 힘들었던 엄마와의 관계가 결혼으로 벗어난 줄 알았는데.

    그 끈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힘들어요
    옛날에 당했던 것들 지금이라도 풀어보고 싶은데, 그때 왜 그랬냐고 ..지금은 청각을 상실해서 ..후회스러워요 좀 더 일찍 엄마와 그 맺혔던 것들을 풀었어야 하는데..

    가끔씩 욱 하고 올라오는 화를 다스리기가 힘들어요

  • 5. ㅠㅠ
    '13.1.18 11:51 PM (114.206.xxx.117)

    저도 원글님과 비슷해서 많이 동감합니다.

  • 6. 콩여사
    '13.1.19 8:09 AM (183.99.xxx.202)

    원글님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인터넷에서 '자기애성 인격장애'로 검색해서 읽어보세요.

    '독이 되는 부모'라는 책을 읽어보시면 이 세상엔
    원글님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매우 많으며
    원글님 어머님 같은 부모도 많다는 걸 아실 거에요.

    부모는 고를 수 없지만, 성인이 된 나의 삶은 내가 꾸려갈 수 있는 법이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4781 " 사랑 " 이..쉬운분들 계신가요? 5 아파요 2013/02/04 1,373
214780 초등 태권도 3학년부터는 어떨까요? 9 ... 2013/02/04 2,257
214779 생삼 잘라서 냉동해도 되나요?(쉐이크용) 2 인삼 2013/02/04 780
214778 건대 실내디자인 6 어떤가요 2013/02/04 1,307
214777 아발론 샴푸 쓰시는 분! 케이스 사이즈 좀 알려주세요. 2 냐오냐오 2013/02/04 849
214776 죽전문점에선 5 2013/02/04 907
214775 아이비리그 나온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며 사나요? 12 명문대 2013/02/04 3,696
214774 개천에서 태어난 아들... 52 쩝~ 2013/02/04 16,326
214773 콘솔과 협탁의 차이점이..뭘까요? ^^; 2 katlyn.. 2013/02/04 950
214772 잘 참는 아이라서 더 안스러워요. 12 ++ 2013/02/04 2,729
214771 가구 바퀴 파는 도매시장? 2 아시나요~ 2013/02/04 395
214770 "국정원女 수사한 권은희 수사과장, 파견근무로 계속지휘.. 뉴스클리핑 2013/02/04 622
214769 아이에게 노래불러주고 싶네요 5 엄마의 마음.. 2013/02/04 293
214768 존스홉킨스대학 박사후과정 수료...큰 의미인가요? 3 .. 2013/02/04 2,016
214767 여러분이라면 이집을 사겠습니까? 6 깔끄미 2013/02/04 1,791
214766 에또네 가보신분 있나요 에또네 2013/02/04 206
214765 슈니발렌 좋아하시나요?? 39 포포퐁 2013/02/04 4,263
214764 시 제목 좀 알려주세요. 5 2013/02/04 410
214763 중고 이쁜 옷이 생겼는데요.. 조카를 줄까.. 친한 지인을 줄까.. 3 사소한 고민.. 2013/02/04 1,151
214762 세종대 3 기도 2013/02/04 1,148
214761 우체국 인터넷 쇼핑 원래 이렇게 버벅거리나요? 1 랄랄라 2013/02/04 421
214760 저는 고추장 추천좀 해주세요. 3 ㄹㄹ 2013/02/04 894
214759 싱크대에 시트붙였다 때면 티 나나요? 1 ... 2013/02/04 640
214758 너무많은 라식&라섹광고, 올바른 병원 선택 스킬 추출몰 2013/02/04 553
214757 문재인 "내 집앞 눈은 내가 치워요" 사진 화.. 4 뉴스클리핑 2013/02/04 2,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