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나와서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을 받았지만
모아야 한다면서 한달에 딱 5만원만 주고 나머지는 엄마가 몽땅 저축을 시켰죠.
점심은 나오는 직장이라 그 오만원으로 차비와 약간의 용돈을 하면
빠듯한 정도였어요.
남들처럼 마음놓고 물건을 살수도 없었고 맘대로 쓸 돈도 없었어요.
남들은 미쓰일때 펑펑 써보기도 한다는데 저는 오히려 그 시절이 더 궁상이었어요.
월급이 조금씩 오를때마다 엄마는 무조건 새 적금을 만들었고
저축액은 늘어갔지만 현실은 늘 가난하고 빠듯했어요.
그렇게 모은 4천만원으로 혼수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엄마가 그럽니다.
부모공도 모른다구요.
그냥 뒀으면 펑펑 다 썼을것을 아껴서 모아줬는데 부모에게 해주는 것도 없다구요.
결국 혼수도 싼걸로 아끼고 아껴서 하고 2천만원은 친정부모님께 드리고 왔어요.
남들은 비상금이라고 조금씩 챙겨서 온다는데 한푼도 없었죠.
여하튼 결혼해서도 직장생활을 계속해서 얼마간의 비상금도 만들어뒀어요.
나중에 쓰고 싶을때 써야겠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하고싶은 공부를 하겠다며 직장을 그만뒀고 제가 번 돈은 고스란히
생활비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출산을 한 뒤에도 남편은 직장을 구하지 않아서 그때부터는 제가 모아놓았던 돈으로 살았어요.
제 돈이 다 없어지고 남편이 벌기시작했지만 월급이 작아서 늘 빠듯했어요.
예전보다 빠듯한건 줄었지만 노후생각하고 저축하면 사는게 빡빡하긴 합니다.
요즘 문득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내가 번 돈을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한번이라도 펑펑 써보고 싶어서요.
가끔 남편이 용돈을 줄때도 있지만 남이 주는 돈 말고 정말 내 힘으로 번 돈으로
이것저것 막 사보고 싶더라구요.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는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