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른 사람의 기쁨이 자기의 기쁨이라는 딸

걱정이다 조회수 : 879
작성일 : 2013-01-17 22:13:16

 

 요 며칠 베스트에 올랐던 글들을 보다가..

올 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둘째 딸아이 걱정이 되기 시작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릴때부터 자기가 힘들고, 자기가 야단맞는 건 별 내색을 안하는데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자기 일보다 더 나서서 따지곤 했어요. 

 

큰딸 친구중에 우리 둘째랑 동갑인 동생이 있는 집과 자주 어울려 놀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동생들이 아무래도 언니들에게 치이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때면 우리 둘째가 꼭 자기 친구의 편을 들며 그 친구의 언니에게 큰 소리로 항의를 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언니가 둘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또 잘 따라요.

 

언제나 자기는 다른 사람들이 기뻐하는 게 좋다며..

게임을 할 때도 져서 속상해하며 우는 친구가 있으면 그다음 게임에선 자기가 져주고..

그냥 착하다고 생각하기엔 엄마로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어릴때 부터 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친구들보다 언니나 엄마보다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이다.

아무리 좋은 일도 니가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다.

 

언니랑 두살 차이가 나는데, 어릴때 부터도 큰 아이는 자기 욕심이 있는 편이었는데..

둘째는 욕심이 없어요. 언니가 달라고 하면 다 주고.. 자기는 늘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인지.. 최근에는 언니랑 워낙 수시로 부딪힐 일이 많아 지니.. 조금씩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마냥 주기만 하던 관계가 조금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의 관계는 아직도 마찬가지 입니다.

 

얼마전에는 학원에서 누군가 둘째에게 좀 심하게 대한 적이 있었는데 (첫수업시간이었는데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그 친구의 답지를 보지 않았는데 자기껄 보고 한거 아니냐고.. 몰아세우듯이 말해서 아이가 상처받았을 것 같다고 괜찮으면 반을 바꾸어주겠다고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

그 전화를 받고 .. 아이에게 오늘 학원 어땠냐고 했더니.. 좋았다고 하더군요. -.-;;

별 일 없었냐고 다시 물었더니.. 별 일 없었다고 대답하구요.

그래서 수업시간이 이런 저런 일이 있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아아.. 딸아...

그래서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고.. 니가 힘들면 반을 바꾸던지 하자고 했더니.. 그래도 되냐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또 그러더라구요. 해서 괜찮다. 니가 원하면 선생님도 바꿔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랬더니.. 아~ 그러면 바꾸고 싶다고.

자기는 그 반이 아니면 수업을 못 받는다고 생각을 했다고.. 그래서 그냥 참는게 낫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느라

정작 자기의 마음에는 둔감한 우리 딸.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까요?

 

이십년 후에 우리딸이 베스트글에 오르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기전에 미리미리 교육을 시키고 싶습니다.

 

 

IP : 175.213.xxx.20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17 10:16 PM (112.104.xxx.2) - 삭제된댓글

    자신을 보호하는게 최우선이라고 가르쳐주세요.

  • 2. 걱정
    '13.1.17 10:49 PM (175.213.xxx.204)

    네. 수시로 그런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아직 그걸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 입학하면 여러가지 일들이 생길텐데..
    그걸 그냥 혼자서만 괜찮다..하고 넘어갈까.. 그래서 혼자서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가르쳐야겠지요.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 3. ㅎㅎㅎ
    '13.1.18 12:04 AM (78.225.xxx.51)

    엄청나게 맑은 아이네요. 그건 정말 귀한 장점이에요. 고치려고 하지 말고 그런 성정을 타고 났으니 더 큰 일 할 수 있게 도와 주세요. 사람은 매우 이기적이고 자기만 아는 사람들, 그냥저냥 자기 챙기고 남들 가끔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그리고 극소수의 이타적이면서 앞서 나서 행동하는 사람들로 나뉘는데 맨 후자의 사람들이 결국은 역사에 오래 남는 큰 인물이 되잖아요. 바보같이 당하는 게 아쉬워서 잇속 차리라고 가르치기보다는 그런 고운 성품은 간직하면서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큰 꿈을 갖게 하면 나중에 아주 큰 일을 하지 않을까요?

  • 4. 행복은여기에
    '13.1.18 1:24 AM (183.78.xxx.4)

    참 고민되네요
    속상할만하다 아니다를 다른사람이 정할순 없는 노릇이고
    어느정도 지켜보면서 정말 문제 될때는 지금처럼 개입하시는게 좋겠고
    평소엔 윗님말씀처럼 크게 될 아이다 여기고 보셔야 할거같아요 좋은 멘토 좋은 친구들 만날수있도록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등 비슷한 선배나 친구들을 만나도록 꾸준히 힘써주셔야 할거 같네요
    남의 기쁨을 기뻐하는 마음. 이건 남의 슬픔을 슬퍼하는 마음보다 내기 어렵고 귀한거라고 해요.
    저도 님의 따님이 좋은 인연따라 좋은 만남갖게되길 기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1197 생리끝나고 시작해야겠죠?? 다여트시작 2013/02/19 1,035
221196 초등 6학년 수학공부... 6 예비초6맘 2013/02/19 1,766
221195 신축아파트 전세로갈경우 이런경우 있나요? 8 전세집 2013/02/19 1,883
221194 은행은 어떻게 해먹어야 해요? 4 질문 2013/02/19 1,079
221193 한양대 근처 식사할 곳? 3 졸업 2013/02/19 991
221192 YG에서 수펄스 해체한다네요, 26 2013/02/19 11,123
221191 농심 라면 스프에서 발암 물질 발견 5 이런, 2013/02/19 1,641
221190 중앙대 의대 vs 인제의대 25 새벽이슬 2013/02/19 14,379
221189 라식수술 병원 추천좀 부탁드려요.. 2 애엄마 2013/02/19 1,376
221188 재봉틀 없는 집에서는.. 12 신영유 2013/02/19 2,949
221187 [펌] 손자 졸업 축하하는 홍라희 관장 7 2013/02/19 6,322
221186 (대기)유통기한 한 달 지난 비빔면 먹어도 될까요. 12 윤쨩네 2013/02/19 2,240
221185 제가 결혼해도 될까요? 31 - 2013/02/19 5,026
221184 좋은 집 어떻게 알아보나요?(리플 달아주삼~~) 1 무플절망 2013/02/19 1,172
221183 costco vs. vic 1 궁금 2013/02/19 866
221182 오디션 출신 가수 누구 좋아하세요? 9 .. 2013/02/19 2,277
221181 증여세)) 아들앞으로 돈 1600정도 넣었났는데 빼야하나여? 7 궁금해여 2013/02/19 3,475
221180 가방이 어디것인지 너무 궁금해요. 패셔니스타 82님들 찾아주세요.. 2 플리즈 2013/02/19 1,847
221179 오븐 추천 부탁드립니다. ^^ 1 반쪽이 2013/02/19 893
221178 친한 친구가 사정때문에 결혼식에 못오고, 9 요플레 2013/02/19 3,109
221177 신용카드 결재취소 보름이상 지났는데, 가능할까요?^^(영수증없구.. 7 신용카드 취.. 2013/02/19 1,489
221176 다들 먹고사는게 힘든세상이네요 ㄴㄴ 2013/02/19 1,350
221175 39세.. 드디어 흰머리가.. 6 .. 2013/02/19 2,841
221174 MB “퇴임 후 4대강 따라 우리 강산 한 번 둘러보고 싶다” 9 세우실 2013/02/19 1,356
221173 대만 다녀오신 분~~ 6 80대 되시.. 2013/02/19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