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른 사람의 기쁨이 자기의 기쁨이라는 딸

걱정이다 조회수 : 808
작성일 : 2013-01-17 22:13:16

 

 요 며칠 베스트에 올랐던 글들을 보다가..

올 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둘째 딸아이 걱정이 되기 시작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릴때부터 자기가 힘들고, 자기가 야단맞는 건 별 내색을 안하는데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자기 일보다 더 나서서 따지곤 했어요. 

 

큰딸 친구중에 우리 둘째랑 동갑인 동생이 있는 집과 자주 어울려 놀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동생들이 아무래도 언니들에게 치이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때면 우리 둘째가 꼭 자기 친구의 편을 들며 그 친구의 언니에게 큰 소리로 항의를 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언니가 둘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또 잘 따라요.

 

언제나 자기는 다른 사람들이 기뻐하는 게 좋다며..

게임을 할 때도 져서 속상해하며 우는 친구가 있으면 그다음 게임에선 자기가 져주고..

그냥 착하다고 생각하기엔 엄마로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어릴때 부터 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친구들보다 언니나 엄마보다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이다.

아무리 좋은 일도 니가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다.

 

언니랑 두살 차이가 나는데, 어릴때 부터도 큰 아이는 자기 욕심이 있는 편이었는데..

둘째는 욕심이 없어요. 언니가 달라고 하면 다 주고.. 자기는 늘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인지.. 최근에는 언니랑 워낙 수시로 부딪힐 일이 많아 지니.. 조금씩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마냥 주기만 하던 관계가 조금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의 관계는 아직도 마찬가지 입니다.

 

얼마전에는 학원에서 누군가 둘째에게 좀 심하게 대한 적이 있었는데 (첫수업시간이었는데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그 친구의 답지를 보지 않았는데 자기껄 보고 한거 아니냐고.. 몰아세우듯이 말해서 아이가 상처받았을 것 같다고 괜찮으면 반을 바꾸어주겠다고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

그 전화를 받고 .. 아이에게 오늘 학원 어땠냐고 했더니.. 좋았다고 하더군요. -.-;;

별 일 없었냐고 다시 물었더니.. 별 일 없었다고 대답하구요.

그래서 수업시간이 이런 저런 일이 있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아아.. 딸아...

그래서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고.. 니가 힘들면 반을 바꾸던지 하자고 했더니.. 그래도 되냐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또 그러더라구요. 해서 괜찮다. 니가 원하면 선생님도 바꿔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랬더니.. 아~ 그러면 바꾸고 싶다고.

자기는 그 반이 아니면 수업을 못 받는다고 생각을 했다고.. 그래서 그냥 참는게 낫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느라

정작 자기의 마음에는 둔감한 우리 딸.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까요?

 

이십년 후에 우리딸이 베스트글에 오르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기전에 미리미리 교육을 시키고 싶습니다.

 

 

IP : 175.213.xxx.20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17 10:16 PM (112.104.xxx.2) - 삭제된댓글

    자신을 보호하는게 최우선이라고 가르쳐주세요.

  • 2. 걱정
    '13.1.17 10:49 PM (175.213.xxx.204)

    네. 수시로 그런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아직 그걸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 입학하면 여러가지 일들이 생길텐데..
    그걸 그냥 혼자서만 괜찮다..하고 넘어갈까.. 그래서 혼자서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가르쳐야겠지요.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 3. ㅎㅎㅎ
    '13.1.18 12:04 AM (78.225.xxx.51)

    엄청나게 맑은 아이네요. 그건 정말 귀한 장점이에요. 고치려고 하지 말고 그런 성정을 타고 났으니 더 큰 일 할 수 있게 도와 주세요. 사람은 매우 이기적이고 자기만 아는 사람들, 그냥저냥 자기 챙기고 남들 가끔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그리고 극소수의 이타적이면서 앞서 나서 행동하는 사람들로 나뉘는데 맨 후자의 사람들이 결국은 역사에 오래 남는 큰 인물이 되잖아요. 바보같이 당하는 게 아쉬워서 잇속 차리라고 가르치기보다는 그런 고운 성품은 간직하면서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큰 꿈을 갖게 하면 나중에 아주 큰 일을 하지 않을까요?

  • 4. 행복은여기에
    '13.1.18 1:24 AM (183.78.xxx.4)

    참 고민되네요
    속상할만하다 아니다를 다른사람이 정할순 없는 노릇이고
    어느정도 지켜보면서 정말 문제 될때는 지금처럼 개입하시는게 좋겠고
    평소엔 윗님말씀처럼 크게 될 아이다 여기고 보셔야 할거같아요 좋은 멘토 좋은 친구들 만날수있도록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등 비슷한 선배나 친구들을 만나도록 꾸준히 힘써주셔야 할거 같네요
    남의 기쁨을 기뻐하는 마음. 이건 남의 슬픔을 슬퍼하는 마음보다 내기 어렵고 귀한거라고 해요.
    저도 님의 따님이 좋은 인연따라 좋은 만남갖게되길 기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7796 목욕탕에서 도둑 맞았어요ㅠㅠ 8 슬픈 세상 2013/01/18 3,512
207795 택시 총 파업 적극 지지합니다 9 진홍주 2013/01/18 1,120
207794 선진국 여자들은 자국 남자들하고 결혼 안하면? 2 ---- 2013/01/18 1,499
207793 새로 갈 일터가 두려워요.. 2 이 나이에... 2013/01/18 978
207792 멜론 어학 들으시는 분들 계세요 1 ㅇㅇ 2013/01/18 1,373
207791 마음이 괴로워요.. 2 나도엄마 2013/01/18 1,007
207790 외국인 연말정산 궁금한점.. 6 궁금 2013/01/18 653
207789 아래 글보고.. 요즘 유부남 만나는 젊은 여자들이요.. 12 불편한진실 2013/01/18 5,417
207788 인권위 "동성애 차별금지 광고 유해매체물 아니다&quo.. 뉴스클리핑 2013/01/17 512
207787 공기가 삶의질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줄까요? 15 나는애엄마 2013/01/17 2,247
207786 승진에서 밀린 남편때문에 9 ** 2013/01/17 2,739
207785 유연성이 부족하면 살이 찔까요 3 kelley.. 2013/01/17 1,238
207784 책추천해주세요..꼭.. 1 부담.. 2013/01/17 1,381
207783 스마트폰에서 벅스뮤직 베이직요금이 매달 자동결제되는데 해지방법좀.. 1 바보 2013/01/17 6,057
207782 제가 너무 까칠한가요 머리아포 2013/01/17 686
207781 영어회화 공부 어떻게하세요? 10 영어 2013/01/17 4,353
207780 [펌] 유부남을 만나는 처녀의 고민과 답변... 27 결혼 10년.. 2013/01/17 39,780
207779 자궁경부암검사판정 3 궁금 2013/01/17 5,387
207778 봄동으로 김장김치 담가도 되지 않을까요? 4 ... 2013/01/17 1,804
207777 경복궁근처 서머셋 레지던스호텔 어떠셨어요? 8 여행 2013/01/17 4,719
207776 보고싶다 해피엔딩은 좋은데 아쉬워요. 6 옹알이 2013/01/17 2,055
207775 엄마와 떨어져 큰 경우 성인되서 대화 어떻게 하세요? 키다리아가씨.. 2013/01/17 693
207774 나는 괜찮습니다...두번째.... 7 나는...... 2013/01/17 2,144
207773 서울에서 부산 놀러가요,가는 도중 거칠만한 좋은 명소 없나요? 5 촌아줌마 2013/01/17 879
207772 돌출입 교정 성공하신 분들- 10 입툭튀 2013/01/17 3,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