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베스트에 올랐던 글들을 보다가..
올 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둘째 딸아이 걱정이 되기 시작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릴때부터 자기가 힘들고, 자기가 야단맞는 건 별 내색을 안하는데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자기 일보다 더 나서서 따지곤 했어요.
큰딸 친구중에 우리 둘째랑 동갑인 동생이 있는 집과 자주 어울려 놀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동생들이 아무래도 언니들에게 치이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때면 우리 둘째가 꼭 자기 친구의 편을 들며 그 친구의 언니에게 큰 소리로 항의를 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언니가 둘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또 잘 따라요.
언제나 자기는 다른 사람들이 기뻐하는 게 좋다며..
게임을 할 때도 져서 속상해하며 우는 친구가 있으면 그다음 게임에선 자기가 져주고..
그냥 착하다고 생각하기엔 엄마로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어릴때 부터 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친구들보다 언니나 엄마보다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이다.
아무리 좋은 일도 니가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다.
언니랑 두살 차이가 나는데, 어릴때 부터도 큰 아이는 자기 욕심이 있는 편이었는데..
둘째는 욕심이 없어요. 언니가 달라고 하면 다 주고.. 자기는 늘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인지.. 최근에는 언니랑 워낙 수시로 부딪힐 일이 많아 지니.. 조금씩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마냥 주기만 하던 관계가 조금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의 관계는 아직도 마찬가지 입니다.
얼마전에는 학원에서 누군가 둘째에게 좀 심하게 대한 적이 있었는데 (첫수업시간이었는데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그 친구의 답지를 보지 않았는데 자기껄 보고 한거 아니냐고.. 몰아세우듯이 말해서 아이가 상처받았을 것 같다고 괜찮으면 반을 바꾸어주겠다고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
그 전화를 받고 .. 아이에게 오늘 학원 어땠냐고 했더니.. 좋았다고 하더군요. -.-;;
별 일 없었냐고 다시 물었더니.. 별 일 없었다고 대답하구요.
그래서 수업시간이 이런 저런 일이 있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아아.. 딸아...
그래서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고.. 니가 힘들면 반을 바꾸던지 하자고 했더니.. 그래도 되냐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또 그러더라구요. 해서 괜찮다. 니가 원하면 선생님도 바꿔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랬더니.. 아~ 그러면 바꾸고 싶다고.
자기는 그 반이 아니면 수업을 못 받는다고 생각을 했다고.. 그래서 그냥 참는게 낫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느라
정작 자기의 마음에는 둔감한 우리 딸.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까요?
이십년 후에 우리딸이 베스트글에 오르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기전에 미리미리 교육을 시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