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최강의 호구는 바로 제 친정부모인데 60넘어서도 평생 그러고 사십니다.
제가 유치원때부터 아마 시작이 된 거 같습니다
제가 초 1학년때 시골에서 연립주택 방 두개짜리를 650만원을 주고 샀는데요.
딱 그정도 금액인 600만원을 제가 유치원때 옆방에 세들어 살던 새댁에게 빌려줬어요
집 한채 값이었죠
그 새댁 그 돈으로 피아노학원 차려 원장 하다가 말아먹고 3년 후 야반도주
물론 이자도 원금도 받지 못했죠.
이자 대신 제가 그 피아노학원 3년 다녔습니다.
그리고 제 기억에 중학교 때 고모부네 개인택시.
이걸로 3천만원 빌려주셨어요. (20년전임)
고모와 고모부는 몇년 후 이혼하시고 물론 전액 떼먹혔지요.
이때까지 저희집은 엄마가 집에서 열심히 부업 + 아버지 버스기사 하셨어요
보일러도 못 켜고 자식들 헌옷 주워다 입혀가면서
알뜰살뜰 모은 전재산을 그렇게 두번이나 시원스레 날리신 겁니다.
물론 소소한것도 많겠지만 소소한건 아예 쓰지도 않고 있는거예요^^
그후 친정은 동네에서 제법 큰 슈퍼마켓을 하게 됩니다.
호구인걸 보면 아시겠지만 인복이 많으니 현금을 많이 벌었죠.
제가 아는 것만 작게는 300, 크게는 천, 이천 정도씩 동네 사람들에게 빌려준게
스무 건이 넘어요. 외상값 수십만원 떼먹힌거야 뭐 수도 없고.
그 가게 5년 하고 접은 후 그 동네에서 이사나온게 10년 전인데 물론 전액 떼먹혔습니다.
아~ 무도 그 돈 갚으려 하지 않고 친정부모도 달라 소리 안해요.
제 결혼식에 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전혀 독촉 안합니다.
왜 받을 생각조차 안하냐고 제가 물으면
'그사람 사는 꼴 뻔히 아는데 없어서 못주는걸 어쩌냐'가 제 친정부모의 논리입니다.
가장 큰 건, 그 가게를 접게 된 이유가 된 커다란 한 방.
5년 가게 하면서 현금으로만 3억 5천을 모아두었는데 (10년 전에 3억 5천입니다.)
그걸 동네 돈놀이하는 분께 이자 10퍼센트 준다는 말에 혹해서 전액 넘겨주고
물론 전액 뜯겼어요. ^^
차용증도 여태 다 있고 계좌거래한것도 버젓이 존재하고
그사람은 어디 야반도주 한 것도 아니고 지금도 동네에 뻔히 살고 있습니다.
근데 왜 못받냐고요?
'달래면 뭐하니 그사람도 없으니까 못주는 걸.'
역시 이게 논리입니다. 그사람 돈없는거 뻔히 아니까 볶아도 안나올거다.
5년 전인가, 그 3억 5천 떼먹은 사람이 저희 엄마 수술했을 때 와서 백만원 주고 갔는데
친정아버지는 그거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모르더군요.
내 부모지만 진심으로 쪼다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5년동안 아침에 6시에 가게 열어서 매일 밤 열두시 반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소처럼 말처럼 일해 번 돈을 한방에 뜯겨 놓으니
더 이상 가게도 할 의욕이 없었는지 5년만에 접으셨어요.
그러고 나서 한 3년 쉬시다가 또 다른 동네에 작은 가게를 여셨는데
두분 다 돈 버는 복은 있는 분들이라 그런지 이것도 제법 잘 되는 편입니다.
연 순수익이 1억 5천정도는 되니까요.
제발, 제발, 제발 이젠 좀 누구 좀 빌려주지 말라고 자식들이 애원을 하지요.
그러면 알았다, 우리도 데여서 절대 이제 누구 안 준다고는 말씀하시지요.
아, 1년쯤 전에 사돈의 사돈정도 되는 아주 먼 친척이 십년만에 전화가 와서
눈물로 자기 아들 등록금이 없다고 하소연을 해서
300만원 해줬답니다. 그건 받았냐고 물었더니 아주 해맑은 얼굴로
'그사람 셋방 살잖아. 달라고 해도 무슨 돈으로 주겠니'
.......
정작 딸자식인 저는 8학기 등록금만 딱 해주고 마셔서
나머지 한학기 더다니느라 등록금 대출받아 다녔는데;;
아마 큰돈 빌려주는 버릇은 잠시 그쳤는지 몰라도 이정도 소소한(?) 건은 지금도 수도없을 겁니다.
그뿐인가요?
5년 전에 어떤 공장에 납품을 5천만원어친가를 했는데 그걸 못받아서
소송을 해가지고 판결을 받아서 지급명령을 받았어요.
이게 아마 혼자 하는 소송이면 하지도 않고 그냥 곱게 떼먹히셨을겁니다. 항상 그렇듯이.
근데 떼먹힌 납품업체가 한두군데가 아니라서 여럿 소송하는데 끼어서 하신거죠.
근데 지급명령 받아서 현재 그 공장에서 받아낸 돈이 4천.
나머지 천만원을 5년째 이 공장에서 안 주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미 지급명령이 난 돈에 대해서는 1년에 20퍼센트 이자가 붙는다,
당장에 독촉을 해서 받아내라. 원금보다도 이자가 많을 판이라고 말을 해도
몇달에 한번씩 전화하셔서 공장장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시면 그냥 전화 끊으세요.
'조금만 기다려 달란다. 올해는 주겠지~'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저는 마음 비웠습니다. ㅋㅋ
친정부모님이 돈 벌어 본인들 쓰시는 것만 해도 저는 감사합니다.
어차피 또 결국은 누구에겐가 흘러들어가서 그사람 좋은일 시킬 돈일 테니
쓸때나 좀 펑펑 쓰셨으면 좋겠는데 근검절약이 몸에 배신 분들이라....
어차피 부모재산이지 내 재산 아니니까 신경은 껐는데 생각하면 가끔 울화통은 터졌거든요.
생판 남들을 그렇게 억씩 몇천씩 선심쓸돈이 있으면 차라리 자식한테나 좀 주지.
근데 남동생이 하루는 그러더라고요.
'우리 부모는 돈 복이 거기까진거다. 돈을 버는 복은 있어도 쥐고 있을 복이 없는 거다'고요.
그 말 들으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런 부모를 두고 자란 덕분에 저는 죽으면 죽었지 돈거래 안합니다.
단돈 십만원도 누구한테 빌려주고, 혹은 빌리고는 잠도 못자요.
부모님이 아주 좋은 반면교사가 돼 주셨죠.
그냥, 호구는 타고나는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