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답답해하시던 분들께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시작할께요. 입금해줬구요. 저녁에 남편이 제 가게에 오면 바톤 터치 하고 만나서 아이랑 책사러갈거예요
오늘은 오전에 유독 손님이 많아서 후기 늦게 올려드리네요.
아이랑 할아버지는 오전에 왔다 갔구요.
저 어제 글 올리고 하루종일 완전 손덜덜 심장 두근 두근 하면서 어떻게 말할까 어떻게 해야 목소리 안떨고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종이에 할말을 적고서 연습했고요. 저희 알바가 그거 보더니 ....."사장님은 아무리 그래도 막상 전화 하면 거의 흐느끼는 수준으로 말할거예요. 차라리 연습을하지 마세요." 라고 좌절을 주더라고요. 제가 뭔가 긴장하고 말하면 목소리가 너무 떨려서 정말 스트레스거든요. @@엄마한테 전화해야한다고 했더니
남편이 왜 그런 일에 끼었냐고? 애데리고 지금 그여자 장난하냐고 당장 전화 한다고 하 도 버럭 버럭 하길래 말리느라 좀 시간 걸렸죠. 조언하신대로 내일 할아버지랑 아이랑 있는데서 전화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잠도 안오고 82보니 유치원엄마한테 엄청난 댓글 달리신거 보고 마음이 더 불안....
나도 내일 일 처리 잘 못하면 제 가게를 알아내서라도 완전 다 찾아오셔서 답답하다고 하실것 같고....ㅠㅠ
밤새 뒤척이다 악몽까지 꾸고 아침에 쾡한 얼굴로 수심가득해서 가게 나왔는데
할아버지랑 아이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천년은 되는 것 같았어요.
제가 제일 걱정이 되었던건 그 엄마가 아이 앞에서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한다거나 그땐 그때고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뭐 이런식으로 말을 돌리면 이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을 까...그게 너무 걱정이 되었거든요. 한다리 건너 듣는거랑 직접 듣는거랑은 크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할아버지랑 아이 왔을때 아줌마가 그 아줌마한테 전화 해줄테니 너 저기 앉아서 간식먹고 기다리라고 하고 할아버지만 모시고 전화 했어요. 그 엄마 전화 연결음이 그렇게 공포스럽게 들릴 수가없었어요..(이제 그 그룹의 노래는 다시는 듣지 못할 듯 ㅜㅜ)
그 엄마가 어쩐일이야 아침부터 그러길래 미리 써놓은 원고를 천천히 읽었습니다. 근데 몇문장 읽기도 전에
아, 맞다 내가 돈 안보냈나? 연말이다 해서 정신이 없었네. 지금 보내줄께. 미안하다고 좀 전해줘.
그래서 전 네.... 애가 많이 기다렸어요. 직접 전화 통화해보실래요 지금 가게 와 있어요. 했더니
바꿔달라고 하시길래 테이블에 있는 아이 불러서 바꿔 줬습니다. 한참을 둘이 얘기하더군요. 뭐 잘지냈냐 뭐했냐 이런 얘기..그러고 저 다시 바꿔 주길래 받아서 오늘 꼭 보내주시면 좋겠다고 방학도 이제 많이 지났는데 빨리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 요부분도 써놓고 빨간줄 그은 내용 )그랬더니 알았다고 바로 보낸다고 그랬고요. 아이한테는 오늘 저녁에 책 사러 가라고 했으니 저녁에 같이 가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아이는 좋아서 팔짝 팔짝 뛰고 저보고도 고맙다고 하고 할아버지도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따 저녁에 오라고 하고 보냈는데 이 엄마가 돈을 안 부치면 어쩌나 또 맘이 졸여오는 거예요.
근데 40분 정도 있다 입금 메세지 왔더라고요.
22만원 보낸다고 늦어서 미안한데 2만원으로 아이랑 저녁이라도 사먹으라고요.
그래서 결론은 이따가 만나서 아이랑 책방가고 문제집이랑 사고 저녁도 사먹이고 그럴려구요. 저는 안먹고 아이만 맛난거 사주고 치킨이라도 한마리 사서 아이손에 보낼까 싶어요. 할아버지도 맘 상해 힘드셨을것 같아서요.
어제 답답한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죄송계좌 있으면 얼마라도 입금할께요.
하지만 저한텐 정말 좋은 조언 주신거예요. 아니면 저 혼자 끙끙 앓았을테니까요.
알바 한테 저 그 엄마랑 전화 할때 목소리 떨렸냐고 물어봤더니
사장님은 누구랑 전화해도 다 떨면서 하면서 뭐 새삼스레 그러세요. 그냥 사장님은 목소리가 그러려니 하세요.
하고 냉정하게 말하더군요. ㅠㅠ
전 정말 전화 하는게 공포 스러워요.
에궁. 이말을 해서 더 답답해 하실 분들 생기시겠네요. 저도 제가 답답해요...이해해주세요.
그리고 긍정최고님. 정말 감사드려요. 어제 힘내게 좋은 말씀 해주셔서 사실 결정적인 용기를 얻게 되었거든요.
제가 아이의 맘을 고려하느라 답답하게 굴고 있다는 거 알아주셔서 사실 울먹울먹 했어요. ^^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께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