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이후 이런 감정 처음이예요.
저 올해 35세..
짝사랑이라는 걸 다 하다니요!!!!
그 전엔 연애하기 전에 상대랑 비스무레 감정선이 올랐는지 제가 먼저 마음앓이 해본 적 없었거든요.
누굴 좋아해서 아린 감정을 막 느껴보고도 싶었어요...중학교 때 성당오빠, 학원오빠 짝사랑한 이후에 한번도 없던 그 느낌.
근데요...왜 이렇게 아픈겁니까!!!!
제 짝사랑 상대는 오래 알고 지낸 친구예요.
서로 20대 초반에 만나서 매일같이 어울려다니며 놀았거든요.
그러다가 중반즈음엔 친구도 나도 각자 외국으로 나가서 근10년을 살았어요.
전 아시아, 친구는 아메리카.
편지나 선물도 가끔 주고 받으며 종종 서로의 연애 얘기도 하며 지내다가....
어느날 혀가 꼬부라진 채 국제전화가 오데요..
"내가 너 되게 좋아했었다"
그 말 듣고 역시 남녀간의 우정은 진짜 없나보다..이런 생각을 더 많이 했더랬어요.
그러다가 또 몇년 후 제가 그 친구 사는 나라로 여행을 갑니다.
일주일간 신세 많이 졌지요..
그 일주일간의 에피소드를 당시 82 자게에 올려서 많은 분들이 응원도 해주셨는데....
암튼 공항에서 이 친구의 배웅을 받으며 헤어지자마자 가슴이 막 아프면서 이 친구가 보고 싶어집니다.
사실 그 때부터 제 짝사랑이 시작됐어요.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거의 끊다시피 했죠.
그러다 이 친구가 작년말..아니 재작년 말에 귀국하고 저는 작년 중반에 귀국했어요.
보고싶기도 했지만 잘 살겠거니..더 이상 떨림도 없어졌고 살찌고 늙은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연락안했어요.
지난달에 페이스북으로 어떻게 알고 쪽지보냈더라구요.전화번호 남기며...연락달라고.
번호만 저장해두고 연락안했었어요. 근데 카톡으로 연락왔더라구요..
그래서 어쩌다가 12월 마지막날 밤에 만나서 술마시며 2013년을 맞았어요.
그 때 했던 그 친구가 얘기들이
어릴 땐 너가 아는게 많아 보여 우상이었다. 넌 그 때 멋쟁이였다. 너랑 파리 가기로 했었는데 그래서 나 아직 파리 안갔다. 나한테 악기 배워라 등등...대부분 과거얘기지만 싫지 않은 얘기만 해서 저 진짜 구름타고 하늘 날고 있었거든요.
오랜만에 봤는데 여전히 멋진거예요.목소리도 좋고..막 혼자 가슴 뛰고 있는데 저런 얘기들 쏟아내니 막 전 눈에서 하트뿜고 있었죠.
그런데...혼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대요.
그 얘기 들으니 술을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가 않데요.
아픈 마음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내 2013년을 여는 감정은 슬픔인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