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치사한 삐용이(고양이)...

삐용엄마 조회수 : 1,453
작성일 : 2013-01-16 14:18:11

며칠전에 글 썼을때만 해도

삐용이에 관한 일상이 황당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랬어요.

하루 하루 새로운 걸로 절 웃기게도 하고

늘 비슷한 행동으로  별 일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요.

 

어제는

사료도 먹고 잘 놀았는데

저녁할 무렵 고등어조림을 하려고 고등어를 꺼냈더니

- 그전에도 고등어를 넣어둔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에 머리를 박고는 나올 생각을 안해서

저를 난감하게 했었어요. -

그새 냄새를 맡고는 또 조리하고 있는 개수대 위쪽으로

뛰어 올라와서  아주 난리를 피우는 거에요.

 

가스렌지에도 뭘 끓이고 있어서 조심스러운데다

음식재료 여기저기 있고

도마에 고등어 꺼내놓고 있는데

거길 기어코 들어와서 어찌나 힘들게 하는지

 

안돼겠다 싶어서  고등어 꼬리부분을 살이 조금 붙어 있게 잘라서 줬어요.

(두마리였는데  두개 잘라서 줬어요)

그릇에 담아 줬는데 욘석이 꺼내서 바닥에 놓고 먹길래

제가 그릇에서 먹어~ 하면서  그릇을 밀어주려고 했더니만

 

와.

욘석이 고등어 꼬리를 입에 문채 으르렁 거리면서

제가 지 고등어 꼬리를 가져가기라도 할까봐  앞발로

탁탁 방어를 하면서 어찌나 으르렁 거리던지요.

 

기가막히기도 하고 뺏길까봐 으르렁 거리며 앙칼지게

앞발로 방어자세 들어오는데 웃기기도 하고.

 

야~ 너 그러는거 아냐!

설마 엄마가 니꺼 뺏어 먹으려고 그러겠어?

그릇에 놓고 먹으라고 한건데 엄마한테 으르렁대고

그래서야 되겠냐?

 

제가 뭐라고 하던 말던 어찌나 야무지게 꼬리를 씹어 먹던지

참 신기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생고등어 사다가 삶아서 살을 준 적이 있는데

삶으니까 냄새가 잘 안나서 그런지 안먹더라고요.

생거는 비린 냄새가 많아서 그런지 아작아작 소리까지 내며

정말 잘 먹더라고요.

 

그렇게  사료도 먹고 고등어 꼬리도 먹고 좀 놀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슬금슬금 기어서  제 무릎으로

자려고 오길래

안아서 재우는데  눈 똘망거리며 절 쳐다보길래

 

삐용아~ 너 진짜 그러는거 아냐~

엄마가 꼬리를 두개나 줬잖아.  그럼 엄마 먹으라고

하나는 엄마한테 밀어주고 하나는 니가 먹어야지

어떻게 두개 다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으르렁대고

그럴수가 있어?

 

다른 집 고양이들은 엄마한테 이것도 가져다 주고

저것도 가져다 주고 그런다는데

넌 두개나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그럴 수 있어?

 

그랬더니만

욘석이 글쎄 똘망똘망 눈을 뜨고 있었으면서

제 잔소리가 길어지니까

고개 돌리고 눈 감고 자는 것처럼 연기하는 거 있죠.

꼬리는 살랑살랑 흔들면서.

 

진짜 우리 삐용이는 연기나 시켜야 할까봐요.

 

 

IP : 124.80.xxx.10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과객
    '13.1.16 2:24 PM (223.33.xxx.190)

    제 집에도 그렇게 뻔뻔하고 도도하고 까칠한 여사님이 계셔서 모시느라 힘드네요.삐용이도 정말 사랑스럽군요.

  • 2. ㅇㅇ
    '13.1.16 2:26 PM (211.237.xxx.204)

    길고양이 밥주면 쥐도 물어다 준다는데 임마 ㅠㅠ
    너 그러는거 아니다

  • 3. 삐용엄마
    '13.1.16 2:27 PM (124.80.xxx.101)

    과객님 그럼 그 표정도 아시겠네요.ㅎㅎ
    진짜 잔소리 시작하면
    난 모르겠네~ 하는 표정으로
    딴청을 피우는데 기가 막혀요.ㅋㅋ

    그럼 완벽하게 연기를 하던지
    꼬리는 어찌나 살랑 살랑 흔들던지.ㅎㅎ

  • 4. 어디션
    '13.1.16 2:27 PM (121.141.xxx.125)

    삐용이가 연기에 적성이 있을지는 몰랐어요~ 하하
    언제 오디션 한번 봐보십쇼 +_+

  • 5. 삐용엄마
    '13.1.16 2:29 PM (124.80.xxx.101)

    제가 그얘기도 했어요.
    어떤 고양이는 쥐도 물어다 준댄다 임마~
    (처음으로 다른 고양이랑 비교도 했어요.ㅋㅋ)
    그랬더니만 난 모르겠네~~ 표정의 삐용이.

    앞전에 남편 말대로
    똥이나 안물어 오면 다행이다 싶어요. ㅎㅎ

  • 6. ^^
    '13.1.16 2:29 PM (218.152.xxx.139)

    에고 진짜 귀여워요~~~
    전 예전 살던동네가 주택1층이였는데...고양이들이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있으니 밥먹고나서 생선찌꺼기를 그냥 버릴수가 없더라구요.
    한 귀퉁이에 그냥 놓아두면 밤새 없어졌는데...몇일 지나면 현관앞에 쥐가한마리 있고 어쩔때는 참새도 한마리씩 있어서 얼마나 기겁을했는지 몰라요.

    전 왜 고양이들이 내게 이런게 복수?하지 라고생각했는데....알고보니 그게 보은이였더군요~ㅎㅎ
    1층에 3집이나 살고있었는데 짜슥들 내가준지 어찌알고 울집앞에 귀한 먹거리를 갔다놓았는지~~ㅎㅎ
    아마 조금더 크면 삐용이도 원글님의 마음을 알아주는날이 오지 않을까요^^
    삐용이는 무슨보이 저리 많아서 원글님을 만났을까요^^

  • 7. 아이고오오 ^^
    '13.1.16 2:51 PM (210.123.xxx.40)

    아아아아아아 ㅠㅠ 댓글달려고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ㅠㅠㅠㅠ

    글만 읽어도 그 표정이 막 눈에 선하고 ㅎㅎ

    원글님 삐용이 무릎에 안고 두런두런 얘기하시는 장면도 눈에 그려지네요.

    좀 속상한 일 있었는데, 덕분에 맘이 말랑말랑해졌어요

    원글님 참 고맙습니다.

    삐용아 고맙다 ㅎㅎ 엄마한테 효도하면서 건강하게 잘 살아라

  • 8. 삐용엄마
    '13.1.16 3:00 PM (124.80.xxx.101)

    저도 오늘 신청했던 교육프로 그램에서 탈락해서 좀 섭섭한데.ㅎㅎ
    요새 삐용이가 등치가 커져서 안고 있으면 팔이 슬슬 힘들어 지는데
    어제 안고 그렇게 얘기했더니 저렇게 딴청을 피우더라고요.

    속상한 맘 훌훌 털어 버리세요.^^

  • 9. ..
    '13.1.16 3:06 PM (118.33.xxx.104)

    아아 삐용이 많이 컸겠군요!!
    오랫만에 삐용이 소식에 엄마미소 짓고 있습니다 ㅋㅋ
    냥이들 눈치가 얼마나 빤한데요 ㅋㅋㅋ 딴청도 잘피우고 지가 좋아하는 일(비닐뜯기라던가..뭐 그런거-_-) 하다가도 제가 혼낼라고 일어서기만 하면 저 멀리 도망가 있고..여우에요 여우 ㅋㅋ 근데 좀 나사하나 빠진 여우라는게 문제네요 ㅋㅋㅋ

  • 10. ㅎㅎㅎ
    '13.1.16 3:17 PM (125.186.xxx.63)

    저도 길냥이 밥주는데 사료보다 생선을 몇배나 좋아해요.

    삐용아 항상 엄마랑 행복하고 건강하게 크렴.

  • 11. 그린 티
    '13.1.16 4:42 PM (220.86.xxx.221)

    원래 냥이들이 싸가지가 좀 없어요. ㅋㅋㅋ 글자라는것만 보고 있으면 곁에 와서 궁디팡팡 자세모드로.. 모른척 있으면 손 쳐다보며 살살 물기, 그래서 두드려 주다 그만하려고 하면 쌩- 하면서 고개 외로 꼬고 달려들기...오죽 했으면 우리집 대딩 아들이 니네 진짜 엄마한테 가.. 그런답니다. 눈치는 빤해서 대딩, 고딩 오빠들 혼나고 있으면 지도 옆에 앉아서 눈치 보고 있어요.

  • 12. ...
    '13.1.16 9:55 PM (223.62.xxx.2)

    앜ㅋㅋㅋㅋㅋ
    삐용어머니 글 너무 잘쓰세요!!!
    매번 댓글 달지는 못하지만
    꼭 읽습니다. ㅎㅎ
    마치 제가 키우는것마냥
    매우 리얼하게 묘사해주셔서 줌인아웃 사진속 삐용이 얼굴 대입해서 혼자 막상상하며 읽어요.
    삐용이랑 오래오래 무지 행복하게 사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1787 치대와 의대중 선택해야 하는데? 30 Jane 2013/02/20 12,936
221786 배뚱뚱이.. 지하철에서 첨으로 자리 양보 받았어요ㅠㅠ 11 ㅇㅇ 2013/02/20 2,121
221785 박근혜 당선인에 쓴소리 할 사람이 없다 1 세우실 2013/02/20 585
221784 맥쿼리 상대 행정소송 첫 승소 광주시 '쾌거' 5 사람이먼저 2013/02/20 995
221783 변희재 "4월 재보선 노회찬 지역구에 출마할 수도 있다.. 8 이계덕기자 2013/02/20 1,174
221782 재수학원 다니다 대학 가면 장학금 주나요? 3 질문 2013/02/20 1,444
221781 총각김치 하얀거 곰팡이인가요? 이거.어떻게 먹을수없나요 2 총각김치 2013/02/20 8,118
221780 고기 못먹어 환장 했냐 어쨌냐 4 방금 2013/02/20 1,877
221779 케모포트 주변에서 시술하신분 계시나요 4 고고씽랄라 2013/02/20 2,726
221778 파스퇴르 우유를 롯데가 인수했네요. 11 허걱 2013/02/20 7,289
221777 변희재 "조중동도 일베를 죽이려 모든수단 동원".. 3 이계덕기자 2013/02/20 2,097
221776 평형감각이 좋으면 어떤운동잘할까요? 7 ㅎ ㅎ 2013/02/20 740
221775 중학생 수학인강 어디가 나을까요? 7 추천바랍니다.. 2013/02/20 2,283
221774 "레미제라블" 정작 고향에선 흥행참패인가요? 5 July 2013/02/20 1,880
221773 스마트폰인데 요금제는 2g요금제를 쓰는데 와이파이되는곳에서 인터.. 7 이벤트 2013/02/20 1,697
221772 헉. 지금 생생정보통 1 파란하늘보기.. 2013/02/20 2,239
221771 명품가방을 삿어요 5 인나장 2013/02/20 3,126
221770 운동 잘하는 여자아이.. 뭘 시켜봐야할까요?? 10 은서맘 2013/02/20 2,039
221769 후쿠오카와 유후인 맛집 추천 좀 해주세요. 9 여행 2013/02/20 6,449
221768 망치부인은 그지같은 공중파 대신 열 몫은 하네요. 15 .... 2013/02/20 2,071
221767 헬스나 수영, 에어로빅 선생님들한테 묘한 감정(?) ..제가 좀.. 7 이 기분은 .. 2013/02/20 3,156
221766 동대문 가방도매시장 잘 아시는분? 4 .... 2013/02/20 18,280
221765 어떻게 해야 될까요??ㅡ 2 ........ 2013/02/20 458
221764 컴퓨터 글씨가 작아 졌어요~~ 1 컴퓨터 2013/02/20 629
221763 주택거래시에 중도금까지 지급한걸 은행에서 알 수 있나요? 3 아파트 2013/02/20 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