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치사한 삐용이(고양이)...

삐용엄마 조회수 : 1,439
작성일 : 2013-01-16 14:18:11

며칠전에 글 썼을때만 해도

삐용이에 관한 일상이 황당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랬어요.

하루 하루 새로운 걸로 절 웃기게도 하고

늘 비슷한 행동으로  별 일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요.

 

어제는

사료도 먹고 잘 놀았는데

저녁할 무렵 고등어조림을 하려고 고등어를 꺼냈더니

- 그전에도 고등어를 넣어둔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에 머리를 박고는 나올 생각을 안해서

저를 난감하게 했었어요. -

그새 냄새를 맡고는 또 조리하고 있는 개수대 위쪽으로

뛰어 올라와서  아주 난리를 피우는 거에요.

 

가스렌지에도 뭘 끓이고 있어서 조심스러운데다

음식재료 여기저기 있고

도마에 고등어 꺼내놓고 있는데

거길 기어코 들어와서 어찌나 힘들게 하는지

 

안돼겠다 싶어서  고등어 꼬리부분을 살이 조금 붙어 있게 잘라서 줬어요.

(두마리였는데  두개 잘라서 줬어요)

그릇에 담아 줬는데 욘석이 꺼내서 바닥에 놓고 먹길래

제가 그릇에서 먹어~ 하면서  그릇을 밀어주려고 했더니만

 

와.

욘석이 고등어 꼬리를 입에 문채 으르렁 거리면서

제가 지 고등어 꼬리를 가져가기라도 할까봐  앞발로

탁탁 방어를 하면서 어찌나 으르렁 거리던지요.

 

기가막히기도 하고 뺏길까봐 으르렁 거리며 앙칼지게

앞발로 방어자세 들어오는데 웃기기도 하고.

 

야~ 너 그러는거 아냐!

설마 엄마가 니꺼 뺏어 먹으려고 그러겠어?

그릇에 놓고 먹으라고 한건데 엄마한테 으르렁대고

그래서야 되겠냐?

 

제가 뭐라고 하던 말던 어찌나 야무지게 꼬리를 씹어 먹던지

참 신기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생고등어 사다가 삶아서 살을 준 적이 있는데

삶으니까 냄새가 잘 안나서 그런지 안먹더라고요.

생거는 비린 냄새가 많아서 그런지 아작아작 소리까지 내며

정말 잘 먹더라고요.

 

그렇게  사료도 먹고 고등어 꼬리도 먹고 좀 놀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슬금슬금 기어서  제 무릎으로

자려고 오길래

안아서 재우는데  눈 똘망거리며 절 쳐다보길래

 

삐용아~ 너 진짜 그러는거 아냐~

엄마가 꼬리를 두개나 줬잖아.  그럼 엄마 먹으라고

하나는 엄마한테 밀어주고 하나는 니가 먹어야지

어떻게 두개 다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으르렁대고

그럴수가 있어?

 

다른 집 고양이들은 엄마한테 이것도 가져다 주고

저것도 가져다 주고 그런다는데

넌 두개나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그럴 수 있어?

 

그랬더니만

욘석이 글쎄 똘망똘망 눈을 뜨고 있었으면서

제 잔소리가 길어지니까

고개 돌리고 눈 감고 자는 것처럼 연기하는 거 있죠.

꼬리는 살랑살랑 흔들면서.

 

진짜 우리 삐용이는 연기나 시켜야 할까봐요.

 

 

IP : 124.80.xxx.10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과객
    '13.1.16 2:24 PM (223.33.xxx.190)

    제 집에도 그렇게 뻔뻔하고 도도하고 까칠한 여사님이 계셔서 모시느라 힘드네요.삐용이도 정말 사랑스럽군요.

  • 2. ㅇㅇ
    '13.1.16 2:26 PM (211.237.xxx.204)

    길고양이 밥주면 쥐도 물어다 준다는데 임마 ㅠㅠ
    너 그러는거 아니다

  • 3. 삐용엄마
    '13.1.16 2:27 PM (124.80.xxx.101)

    과객님 그럼 그 표정도 아시겠네요.ㅎㅎ
    진짜 잔소리 시작하면
    난 모르겠네~ 하는 표정으로
    딴청을 피우는데 기가 막혀요.ㅋㅋ

    그럼 완벽하게 연기를 하던지
    꼬리는 어찌나 살랑 살랑 흔들던지.ㅎㅎ

  • 4. 어디션
    '13.1.16 2:27 PM (121.141.xxx.125)

    삐용이가 연기에 적성이 있을지는 몰랐어요~ 하하
    언제 오디션 한번 봐보십쇼 +_+

  • 5. 삐용엄마
    '13.1.16 2:29 PM (124.80.xxx.101)

    제가 그얘기도 했어요.
    어떤 고양이는 쥐도 물어다 준댄다 임마~
    (처음으로 다른 고양이랑 비교도 했어요.ㅋㅋ)
    그랬더니만 난 모르겠네~~ 표정의 삐용이.

    앞전에 남편 말대로
    똥이나 안물어 오면 다행이다 싶어요. ㅎㅎ

  • 6. ^^
    '13.1.16 2:29 PM (218.152.xxx.139)

    에고 진짜 귀여워요~~~
    전 예전 살던동네가 주택1층이였는데...고양이들이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있으니 밥먹고나서 생선찌꺼기를 그냥 버릴수가 없더라구요.
    한 귀퉁이에 그냥 놓아두면 밤새 없어졌는데...몇일 지나면 현관앞에 쥐가한마리 있고 어쩔때는 참새도 한마리씩 있어서 얼마나 기겁을했는지 몰라요.

    전 왜 고양이들이 내게 이런게 복수?하지 라고생각했는데....알고보니 그게 보은이였더군요~ㅎㅎ
    1층에 3집이나 살고있었는데 짜슥들 내가준지 어찌알고 울집앞에 귀한 먹거리를 갔다놓았는지~~ㅎㅎ
    아마 조금더 크면 삐용이도 원글님의 마음을 알아주는날이 오지 않을까요^^
    삐용이는 무슨보이 저리 많아서 원글님을 만났을까요^^

  • 7. 아이고오오 ^^
    '13.1.16 2:51 PM (210.123.xxx.40)

    아아아아아아 ㅠㅠ 댓글달려고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ㅠㅠㅠㅠ

    글만 읽어도 그 표정이 막 눈에 선하고 ㅎㅎ

    원글님 삐용이 무릎에 안고 두런두런 얘기하시는 장면도 눈에 그려지네요.

    좀 속상한 일 있었는데, 덕분에 맘이 말랑말랑해졌어요

    원글님 참 고맙습니다.

    삐용아 고맙다 ㅎㅎ 엄마한테 효도하면서 건강하게 잘 살아라

  • 8. 삐용엄마
    '13.1.16 3:00 PM (124.80.xxx.101)

    저도 오늘 신청했던 교육프로 그램에서 탈락해서 좀 섭섭한데.ㅎㅎ
    요새 삐용이가 등치가 커져서 안고 있으면 팔이 슬슬 힘들어 지는데
    어제 안고 그렇게 얘기했더니 저렇게 딴청을 피우더라고요.

    속상한 맘 훌훌 털어 버리세요.^^

  • 9. ..
    '13.1.16 3:06 PM (118.33.xxx.104)

    아아 삐용이 많이 컸겠군요!!
    오랫만에 삐용이 소식에 엄마미소 짓고 있습니다 ㅋㅋ
    냥이들 눈치가 얼마나 빤한데요 ㅋㅋㅋ 딴청도 잘피우고 지가 좋아하는 일(비닐뜯기라던가..뭐 그런거-_-) 하다가도 제가 혼낼라고 일어서기만 하면 저 멀리 도망가 있고..여우에요 여우 ㅋㅋ 근데 좀 나사하나 빠진 여우라는게 문제네요 ㅋㅋㅋ

  • 10. ㅎㅎㅎ
    '13.1.16 3:17 PM (125.186.xxx.63)

    저도 길냥이 밥주는데 사료보다 생선을 몇배나 좋아해요.

    삐용아 항상 엄마랑 행복하고 건강하게 크렴.

  • 11. 그린 티
    '13.1.16 4:42 PM (220.86.xxx.221)

    원래 냥이들이 싸가지가 좀 없어요. ㅋㅋㅋ 글자라는것만 보고 있으면 곁에 와서 궁디팡팡 자세모드로.. 모른척 있으면 손 쳐다보며 살살 물기, 그래서 두드려 주다 그만하려고 하면 쌩- 하면서 고개 외로 꼬고 달려들기...오죽 했으면 우리집 대딩 아들이 니네 진짜 엄마한테 가.. 그런답니다. 눈치는 빤해서 대딩, 고딩 오빠들 혼나고 있으면 지도 옆에 앉아서 눈치 보고 있어요.

  • 12. ...
    '13.1.16 9:55 PM (223.62.xxx.2)

    앜ㅋㅋㅋㅋㅋ
    삐용어머니 글 너무 잘쓰세요!!!
    매번 댓글 달지는 못하지만
    꼭 읽습니다. ㅎㅎ
    마치 제가 키우는것마냥
    매우 리얼하게 묘사해주셔서 줌인아웃 사진속 삐용이 얼굴 대입해서 혼자 막상상하며 읽어요.
    삐용이랑 오래오래 무지 행복하게 사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9980 위 내시경 어디서 하면좋을까요 2 fresh 2013/01/21 1,163
209979 합병증 우려때문에 꼭 항생제를 먹어야 하는데 약국에서 주지 않아.. 1 나세라피나 2013/01/21 1,440
209978 1월 21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3/01/21 493
209977 밥지을때 연근넣고 밥해먹는다는 댓글보고 따라했더니 대박이예요 5 콩순이 2013/01/21 3,280
209976 강간지시 논란에 경찰청 발끈 "일베 사이트 수사할 것&.. 2 뉴스클리핑 2013/01/21 1,409
209975 덴비 누들볼 정말 두레박으로 퍼올려야 할 정도인가요? 6 미스트 2013/01/21 3,964
209974 초등고학년 명작동화-출판사(비룡소,시공주니어,삼성..)추천 2 초5맘 2013/01/21 2,590
209973 인간극장에 나오는 저 사람들.. 4 도대체 2013/01/21 4,886
209972 19세 캐나다남자아이에게 k팝cd선물괜찮을까요? 4 2013/01/21 775
209971 나무블럭 세척어떻게하나요? 4 야식왕 2013/01/21 4,619
209970 제 심리적 문제좀 풀어주세요 4 ... 2013/01/21 1,011
209969 1월 2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01/21 670
209968 경찰관이 여성 강간지시글 일베에 올려 1 뉴스클리핑 2013/01/21 1,383
209967 구의원들 해외연수 특급호텔,관광단지에서? 1 뉴스클리핑 2013/01/21 681
209966 연하 사귀어 보신분 7 연하 사귀 2013/01/21 4,392
209965 걸레질할때 쓰는 바퀴의자요 7 낑낑 2013/01/21 2,002
209964 이명박 "일제 강제동원조사위원회 폐지하라" .. 5 뉴스클리핑 2013/01/21 1,313
209963 인수위 "대학입시 업무, 교육부에서 분리" 1 뉴스클리핑 2013/01/21 1,026
209962 해외인데요.. ebs 교재는 어떻게 구하나요? 2 ebs교재 2013/01/21 1,104
209961 탈북자 출신 공무원 간첩협의 구속 뉴스클리핑 2013/01/21 1,012
209960 아기 감기가 낫지를 않아요 9 봉봉 2013/01/21 1,387
209959 리바트 가구를 샀는데 솔지가구 포장으로.. 2 봉봉 2013/01/21 2,304
209958 침대위에까는 전기장판으로 이거적합하지않은가요? 3 질문 2013/01/21 2,190
209957 연말정산이 5월에 환급해주는거 3 ㄴㄴ 2013/01/21 1,689
209956 의사선생님이나 방법 아시면 저 좀 살려주세요. 19 어떡해요 2013/01/21 13,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