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글 썼을때만 해도
삐용이에 관한 일상이 황당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랬어요.
하루 하루 새로운 걸로 절 웃기게도 하고
늘 비슷한 행동으로 별 일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요.
어제는
사료도 먹고 잘 놀았는데
저녁할 무렵 고등어조림을 하려고 고등어를 꺼냈더니
- 그전에도 고등어를 넣어둔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에 머리를 박고는 나올 생각을 안해서
저를 난감하게 했었어요. -
그새 냄새를 맡고는 또 조리하고 있는 개수대 위쪽으로
뛰어 올라와서 아주 난리를 피우는 거에요.
가스렌지에도 뭘 끓이고 있어서 조심스러운데다
음식재료 여기저기 있고
도마에 고등어 꺼내놓고 있는데
거길 기어코 들어와서 어찌나 힘들게 하는지
안돼겠다 싶어서 고등어 꼬리부분을 살이 조금 붙어 있게 잘라서 줬어요.
(두마리였는데 두개 잘라서 줬어요)
그릇에 담아 줬는데 욘석이 꺼내서 바닥에 놓고 먹길래
제가 그릇에서 먹어~ 하면서 그릇을 밀어주려고 했더니만
와.
욘석이 고등어 꼬리를 입에 문채 으르렁 거리면서
제가 지 고등어 꼬리를 가져가기라도 할까봐 앞발로
탁탁 방어를 하면서 어찌나 으르렁 거리던지요.
기가막히기도 하고 뺏길까봐 으르렁 거리며 앙칼지게
앞발로 방어자세 들어오는데 웃기기도 하고.
야~ 너 그러는거 아냐!
설마 엄마가 니꺼 뺏어 먹으려고 그러겠어?
그릇에 놓고 먹으라고 한건데 엄마한테 으르렁대고
그래서야 되겠냐?
제가 뭐라고 하던 말던 어찌나 야무지게 꼬리를 씹어 먹던지
참 신기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생고등어 사다가 삶아서 살을 준 적이 있는데
삶으니까 냄새가 잘 안나서 그런지 안먹더라고요.
생거는 비린 냄새가 많아서 그런지 아작아작 소리까지 내며
정말 잘 먹더라고요.
그렇게 사료도 먹고 고등어 꼬리도 먹고 좀 놀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슬금슬금 기어서 제 무릎으로
자려고 오길래
안아서 재우는데 눈 똘망거리며 절 쳐다보길래
삐용아~ 너 진짜 그러는거 아냐~
엄마가 꼬리를 두개나 줬잖아. 그럼 엄마 먹으라고
하나는 엄마한테 밀어주고 하나는 니가 먹어야지
어떻게 두개 다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으르렁대고
그럴수가 있어?
다른 집 고양이들은 엄마한테 이것도 가져다 주고
저것도 가져다 주고 그런다는데
넌 두개나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그럴 수 있어?
그랬더니만
욘석이 글쎄 똘망똘망 눈을 뜨고 있었으면서
제 잔소리가 길어지니까
고개 돌리고 눈 감고 자는 것처럼 연기하는 거 있죠.
꼬리는 살랑살랑 흔들면서.
진짜 우리 삐용이는 연기나 시켜야 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