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치사한 삐용이(고양이)...

삐용엄마 조회수 : 1,371
작성일 : 2013-01-16 14:18:11

며칠전에 글 썼을때만 해도

삐용이에 관한 일상이 황당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랬어요.

하루 하루 새로운 걸로 절 웃기게도 하고

늘 비슷한 행동으로  별 일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요.

 

어제는

사료도 먹고 잘 놀았는데

저녁할 무렵 고등어조림을 하려고 고등어를 꺼냈더니

- 그전에도 고등어를 넣어둔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에 머리를 박고는 나올 생각을 안해서

저를 난감하게 했었어요. -

그새 냄새를 맡고는 또 조리하고 있는 개수대 위쪽으로

뛰어 올라와서  아주 난리를 피우는 거에요.

 

가스렌지에도 뭘 끓이고 있어서 조심스러운데다

음식재료 여기저기 있고

도마에 고등어 꺼내놓고 있는데

거길 기어코 들어와서 어찌나 힘들게 하는지

 

안돼겠다 싶어서  고등어 꼬리부분을 살이 조금 붙어 있게 잘라서 줬어요.

(두마리였는데  두개 잘라서 줬어요)

그릇에 담아 줬는데 욘석이 꺼내서 바닥에 놓고 먹길래

제가 그릇에서 먹어~ 하면서  그릇을 밀어주려고 했더니만

 

와.

욘석이 고등어 꼬리를 입에 문채 으르렁 거리면서

제가 지 고등어 꼬리를 가져가기라도 할까봐  앞발로

탁탁 방어를 하면서 어찌나 으르렁 거리던지요.

 

기가막히기도 하고 뺏길까봐 으르렁 거리며 앙칼지게

앞발로 방어자세 들어오는데 웃기기도 하고.

 

야~ 너 그러는거 아냐!

설마 엄마가 니꺼 뺏어 먹으려고 그러겠어?

그릇에 놓고 먹으라고 한건데 엄마한테 으르렁대고

그래서야 되겠냐?

 

제가 뭐라고 하던 말던 어찌나 야무지게 꼬리를 씹어 먹던지

참 신기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생고등어 사다가 삶아서 살을 준 적이 있는데

삶으니까 냄새가 잘 안나서 그런지 안먹더라고요.

생거는 비린 냄새가 많아서 그런지 아작아작 소리까지 내며

정말 잘 먹더라고요.

 

그렇게  사료도 먹고 고등어 꼬리도 먹고 좀 놀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슬금슬금 기어서  제 무릎으로

자려고 오길래

안아서 재우는데  눈 똘망거리며 절 쳐다보길래

 

삐용아~ 너 진짜 그러는거 아냐~

엄마가 꼬리를 두개나 줬잖아.  그럼 엄마 먹으라고

하나는 엄마한테 밀어주고 하나는 니가 먹어야지

어떻게 두개 다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으르렁대고

그럴수가 있어?

 

다른 집 고양이들은 엄마한테 이것도 가져다 주고

저것도 가져다 주고 그런다는데

넌 두개나 먹으면서 엄마가 먹을까봐 그럴 수 있어?

 

그랬더니만

욘석이 글쎄 똘망똘망 눈을 뜨고 있었으면서

제 잔소리가 길어지니까

고개 돌리고 눈 감고 자는 것처럼 연기하는 거 있죠.

꼬리는 살랑살랑 흔들면서.

 

진짜 우리 삐용이는 연기나 시켜야 할까봐요.

 

 

IP : 124.80.xxx.10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과객
    '13.1.16 2:24 PM (223.33.xxx.190)

    제 집에도 그렇게 뻔뻔하고 도도하고 까칠한 여사님이 계셔서 모시느라 힘드네요.삐용이도 정말 사랑스럽군요.

  • 2. ㅇㅇ
    '13.1.16 2:26 PM (211.237.xxx.204)

    길고양이 밥주면 쥐도 물어다 준다는데 임마 ㅠㅠ
    너 그러는거 아니다

  • 3. 삐용엄마
    '13.1.16 2:27 PM (124.80.xxx.101)

    과객님 그럼 그 표정도 아시겠네요.ㅎㅎ
    진짜 잔소리 시작하면
    난 모르겠네~ 하는 표정으로
    딴청을 피우는데 기가 막혀요.ㅋㅋ

    그럼 완벽하게 연기를 하던지
    꼬리는 어찌나 살랑 살랑 흔들던지.ㅎㅎ

  • 4. 어디션
    '13.1.16 2:27 PM (121.141.xxx.125)

    삐용이가 연기에 적성이 있을지는 몰랐어요~ 하하
    언제 오디션 한번 봐보십쇼 +_+

  • 5. 삐용엄마
    '13.1.16 2:29 PM (124.80.xxx.101)

    제가 그얘기도 했어요.
    어떤 고양이는 쥐도 물어다 준댄다 임마~
    (처음으로 다른 고양이랑 비교도 했어요.ㅋㅋ)
    그랬더니만 난 모르겠네~~ 표정의 삐용이.

    앞전에 남편 말대로
    똥이나 안물어 오면 다행이다 싶어요. ㅎㅎ

  • 6. ^^
    '13.1.16 2:29 PM (218.152.xxx.139)

    에고 진짜 귀여워요~~~
    전 예전 살던동네가 주택1층이였는데...고양이들이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있으니 밥먹고나서 생선찌꺼기를 그냥 버릴수가 없더라구요.
    한 귀퉁이에 그냥 놓아두면 밤새 없어졌는데...몇일 지나면 현관앞에 쥐가한마리 있고 어쩔때는 참새도 한마리씩 있어서 얼마나 기겁을했는지 몰라요.

    전 왜 고양이들이 내게 이런게 복수?하지 라고생각했는데....알고보니 그게 보은이였더군요~ㅎㅎ
    1층에 3집이나 살고있었는데 짜슥들 내가준지 어찌알고 울집앞에 귀한 먹거리를 갔다놓았는지~~ㅎㅎ
    아마 조금더 크면 삐용이도 원글님의 마음을 알아주는날이 오지 않을까요^^
    삐용이는 무슨보이 저리 많아서 원글님을 만났을까요^^

  • 7. 아이고오오 ^^
    '13.1.16 2:51 PM (210.123.xxx.40)

    아아아아아아 ㅠㅠ 댓글달려고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ㅠㅠㅠㅠ

    글만 읽어도 그 표정이 막 눈에 선하고 ㅎㅎ

    원글님 삐용이 무릎에 안고 두런두런 얘기하시는 장면도 눈에 그려지네요.

    좀 속상한 일 있었는데, 덕분에 맘이 말랑말랑해졌어요

    원글님 참 고맙습니다.

    삐용아 고맙다 ㅎㅎ 엄마한테 효도하면서 건강하게 잘 살아라

  • 8. 삐용엄마
    '13.1.16 3:00 PM (124.80.xxx.101)

    저도 오늘 신청했던 교육프로 그램에서 탈락해서 좀 섭섭한데.ㅎㅎ
    요새 삐용이가 등치가 커져서 안고 있으면 팔이 슬슬 힘들어 지는데
    어제 안고 그렇게 얘기했더니 저렇게 딴청을 피우더라고요.

    속상한 맘 훌훌 털어 버리세요.^^

  • 9. ..
    '13.1.16 3:06 PM (118.33.xxx.104)

    아아 삐용이 많이 컸겠군요!!
    오랫만에 삐용이 소식에 엄마미소 짓고 있습니다 ㅋㅋ
    냥이들 눈치가 얼마나 빤한데요 ㅋㅋㅋ 딴청도 잘피우고 지가 좋아하는 일(비닐뜯기라던가..뭐 그런거-_-) 하다가도 제가 혼낼라고 일어서기만 하면 저 멀리 도망가 있고..여우에요 여우 ㅋㅋ 근데 좀 나사하나 빠진 여우라는게 문제네요 ㅋㅋㅋ

  • 10. ㅎㅎㅎ
    '13.1.16 3:17 PM (125.186.xxx.63)

    저도 길냥이 밥주는데 사료보다 생선을 몇배나 좋아해요.

    삐용아 항상 엄마랑 행복하고 건강하게 크렴.

  • 11. 그린 티
    '13.1.16 4:42 PM (220.86.xxx.221)

    원래 냥이들이 싸가지가 좀 없어요. ㅋㅋㅋ 글자라는것만 보고 있으면 곁에 와서 궁디팡팡 자세모드로.. 모른척 있으면 손 쳐다보며 살살 물기, 그래서 두드려 주다 그만하려고 하면 쌩- 하면서 고개 외로 꼬고 달려들기...오죽 했으면 우리집 대딩 아들이 니네 진짜 엄마한테 가.. 그런답니다. 눈치는 빤해서 대딩, 고딩 오빠들 혼나고 있으면 지도 옆에 앉아서 눈치 보고 있어요.

  • 12. ...
    '13.1.16 9:55 PM (223.62.xxx.2)

    앜ㅋㅋㅋㅋㅋ
    삐용어머니 글 너무 잘쓰세요!!!
    매번 댓글 달지는 못하지만
    꼭 읽습니다. ㅎㅎ
    마치 제가 키우는것마냥
    매우 리얼하게 묘사해주셔서 줌인아웃 사진속 삐용이 얼굴 대입해서 혼자 막상상하며 읽어요.
    삐용이랑 오래오래 무지 행복하게 사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4675 오일풀링 해독주스 말고 또 좋은거 있나요~? 쥬스 2013/02/04 815
214674 류승룡ㅋㅋㅋ.swf 4 ,, 2013/02/04 1,601
214673 남편이 마마보이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3 ~ 2013/02/04 1,457
214672 서울(인천) 자녀상담 잘하는 상담소 추천 부탁드립니다. 2 룰루2013.. 2013/02/04 607
214671 초딩 스마트폰 저렴한 요금제 어떤거 쓰나요? 18 초딩 2013/02/04 1,967
214670 5월 결혼인데 다이아 미리 사두면 어떨까요? 6 생각중 2013/02/04 1,159
214669 김태형 "세 아들 살해 아내와 이혼…신앙의 힘으로 이겨.. 9 .. 2013/02/04 7,161
214668 위탄 남주희 아쉬워요.. 9 .. 2013/02/04 1,789
214667 생고구마 깎아와서 간식으로 먹는데 너무 좋아요~ 1 뱃속에 그지.. 2013/02/04 1,384
214666 공무원은 처음 발령날때 원하는 부서로 발령받을 수도 있나요? 5 7급공무원 2013/02/04 3,215
214665 잠실의 123층짜리 롯데월드.. 기둥에 균열이 발생했다네요. 2 삼풍? 2013/02/04 2,125
214664 초등 학습부진 전담강사, 해보신 분 계세요? 5 일하자 불끈.. 2013/02/04 1,682
214663 건국 실내디자인 3 도움의 말씀.. 2013/02/04 701
214662 스파 대신 워터파크 괜찮나요?? 포카리 2013/02/04 377
214661 남편과 저 이대로 괜찮을까요? 7 고민 2013/02/04 2,116
214660 겨울인데 콩국수... 어떤가요? 6 화초엄니 2013/02/04 626
214659 여러분들 등산화 어떤거 신으세요?? 3 탁상시계 2013/02/04 1,066
214658 자근근종 수술후 출혈 5 아포 2013/02/04 2,349
214657 안쓰는 그릇들... 어떻게 정리(또는 처분)하세요? 8 그릇정리 2013/02/04 10,873
214656 피부가 늙어가요 8 ~~ 2013/02/04 2,451
214655 친구가 자꾸 보험을 들라구... 10 보험... 2013/02/04 1,402
214654 개인이 주식하면정말 돈다벌기 힘드나요? 8 8 2013/02/04 2,917
214653 고급 미장원 부원장급은 돈을 잘 버나요? 4 헤어디자이너.. 2013/02/04 1,743
214652 [스팸전화] K* 에서 오는거 안오게하는법 아시는분? 3 스트레스 2013/02/04 777
214651 휘슬러뉴쏠라압력솥쓰시는분-이거정상인가요? 9 눈펑펑 2013/02/04 2,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