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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백수시절.. 언제 끝날까요 ㅠㅠ

지겹다 조회수 : 2,918
작성일 : 2013-01-16 00:10:13

저는 아니고 제 동생이야기입니다.

변변한 학벌 없다보니 취직이 어렵고, 작은 알바라도 하면서 삶의 활력을 가져야하는데, 정말 무기력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네요. 나이는 먹을대로 먹었는데, 친구들은 장가가는 애도 있다는 거 같던데, 정말 미래가 깜깜합니다.

부모님은 반 포기 상태시고 ....

사실 어떤말을 해도 듣지를 않아요. 심하게 우울해보이거나 그러지도 않고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집에서 거의 돈도 안주는데, 가족신용카드 한장 있는걸로 교통카드 정도... 밖에서 간단한 밥사먹는 정도구요. 이것에 대해서 부모님이 크게 저지하지는 않으세요. 형편이 힘들거나 그런건 아니어서 용인하시고 계시기는 해요. 그치만 현금은 안주시는 편이에요. 기본적인 것은 제공하겠지만, 돈이 필요하면 벌어써라.. 는 주의.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진정한 정신적인 독립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루하루 지켜보는 제 속이 탑니다.

편의점에 가서 알바라도 하라고 하는데, 마뜩치 않은지 미루고만 있네요.

신체가 저리 건장한데 뭐하고 저러고 있는지..

집에서 딩굴거리다가 점심먹고 오후쯤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는데, 책도 읽고, 뭐 그냥 자기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고 온다고 합니다... 도대체 뭐하는지, 피씨방에도 가고, 비슷한 처지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겠지요. (실직하거나 학생인 애들도 있다고 합니다)

 돈도 없는데 어디서 뭐 하는건지 이해도 안가고.. 미행을 붙여볼까 했는데, 그건 아닌거같고...;;;;도대체 뭐하는 걸까요.. 맨날 오밤중에 들어와서 냉장고 뒤져서 뭐 먹고

10-11시쯤일어나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어요...

잔소리해도 듣지도 않고, 그냥 보고 있는데, 제가 잘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게,,, 끝나기는 할까요? 저는 그 전에 제가 돌아버리지 싶어요 ....

오죽답답하면 여기다 하소연할까요 저에게 희망을 주세요ㅠㅠ

IP : 221.146.xxx.9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이듭니다
    '13.1.16 12:17 AM (119.197.xxx.155)

    제 동생이 딱 그랬어요. 뭐하라고 하면 조건따지고, 어디 아는분 통해서 중소기업 일자리라도 들어오면 (그것도 정규직이였어요..) 멀어서 안된다 기숙사 생활 힘들어서 안된다.. 그러면서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게임에 무슨 토론? 사이트 같은곳에서 자기가 일 못하는거 다 나라탓이라고 합리화나 시키고. 게다가 그럼에도 남자니까 언젠간 앞가림 할거라는 부모님의 믿음까지 더해져서 말도 못했죠.

    그러다가 군대 다녀오고 나서.. (다녀와서도 정신 못차렸어요) 자기랑 같이 생활했던 후임을 만났나봐요. 근데 분명히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구박하던 후임이 그럴듯한 차에 정장입고 있는걸 보고서는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뭔가를 하려고 하더라구요. 물론, 그 뒤에도 두번세번 적응못해서 나오고 그랬죠. 그래도 조금씩 변화는 하더니 지금은 그래도 기술 배워서 자기 밥벌이는 하고 결혼도 하곤 했어요..

    그냥 그런가봐요. 이런저런 것들 옆에서 아무리 보여주고 말해줘봐야 자기가 뭔가 충격을 받지 않으면 변하질 않나 보더라구요.

  • 2. 주옥같은 댓글 ㅠㅠ
    '13.1.16 12:25 AM (221.146.xxx.93)

    경험에서 우러나온 댓글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정말로 답답해서 적어본 것이어요.
    저희 동생은 개인적인 사유로 군대도 거의 면제 식으로 다녀왔어요. 극악한 생활을 경험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인생이 평생 방만했어요. 하면 되고 아니면 말지.. 이런식으로.. 그러다보니 이런 피튀기는 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죠. 눈에 불을 켜도 안될판에...ㅠㅠ
    대단히 번듯한 직장을 바라는것도 정말 아니에요.
    대형마트같은데 가서 매대 정리를 해도, 하루하루 성실히만 살앗으면 좋겠어요.ㅠㅠ
    어차피 본인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옆에서아무리 좋은말이며, 기회며 대주어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걸 지금 3-4년째 경험하고 있어요. 참 힘들고 슬픕니다.ㅠㅠ

  • 3. 힘이듭니다
    '13.1.16 12:34 AM (119.197.xxx.155)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제 남동생 사실 제가 거의 반 억지로 카페에서 일하게 한적이 있어요. 그렇게 번잡한 곳도 아니고 단골 손님 몇분정도만 오시는 호젓한 카페였거든요. 그정도면 처음부터 너무 과한일 하는것도 아니니 감각 익히고 사회생활이 어떤건지 체험하기엔 참 좋겠다 싶어서 친분있던 매니저를 통해서 우겨넣었었어요.

    한2주일 이던가요? 그쯤후에 동생에게 일은 어때? 라고 물어봤어요. 전 솔직히 엄청 좋은 대답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에피소드나 좀 변해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온통 불만투성이 더군요. 애초에 생각 자체가 "일자리를 제공해서 일하게 해준 것" 이 아니라 "어거지로 고생시켰다" 쪽으로 맞춰져 있더라구요. 정말 많이 놀랐어요. 제 눈에는 이제부터 사회생활 시작해도 남들 쫒아가기 힘들텐데.. 싶으면서도 사정 맞춰서 정말 정말 많이 부탁해서 넣은건데 그런 말을 하니 억장이 무너지더라구요..

    그후론 그냥 포기했는데 다행히도 본인이 변했어요. 군대마저 다녀오지 않았으니 참 고민이 많으시겠네요. 남동생은 그래도 군대 제대쯔음 해서 이런저런 밥벌이 고민을 하긴 해봤다고 하더라구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드려야 하는데 .. 마땅히 떠오르질 않아요. 부모님과 상의해서 직접적으로 말을 해보라고 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 4. ..........
    '13.1.16 12:43 AM (180.224.xxx.55)

    이런말 정말 죄송하지만..

    제생각은 좀 달라요 .. 내인생을 봐도 그렇고.. 한국사람들..

    정말 미친듯이.. 앞을향해서만 달려가요 .. 한템포 쉬어가는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요 ..

    저도.. 미친듯이 일만하다.. 어느순간.. 일놓고.. 쉬고있는데요 ..

    그냥 쉬고싶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 나중되면.. 열심히 살아야하니까요..

  • 5. 원글
    '13.1.16 12:48 AM (221.146.xxx.93)

    따뜻한 말씀 참 감사드립니다.
    부모님께서는 뭘 하든 작은 것부터 성공경험을 쌓아서 본인앞가림만 하면 된다고 하시죠. 다들 큰 욕심은 없으세요. 물론 그 사이에 아빠하고는 좀 틀어진 감이 없지 않지만....
    남자들에게는 참 군대가 중요한 것 같더라구요.
    나이도 점점 먹어가는데,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주변사람들이 많이 힘듭니다.
    제가 안그래도 일자리를 대신 알아봐 줄까... 하고 있는데, 본인이 알아서 하겟다기에 그냥 두고 있습니다. 자꾸 뭔가를 시키면 더 반대로 아무것도 안하려는 것 같아서요.
    사실 여러방면으로 생각해봐도 잘 파악이 안되고..
    전 동생만 자기 앞가림 하면 이세상에 걱정 없을것같아요^^ 그만큼 간절하네요. 아무튼댓글이 참따뜻해서, 오래 기억에 남을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ㅠㅠ

  • 6. ..
    '13.1.16 12:49 AM (223.62.xxx.69)

    의욕이 없어서 일수도 있지만 집에서 받아줘서 그래요. 비빌언덕이 없으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 안할 수가 없어요. 받아주지 않으면 알바론 사는게 어림없다는거 알거역요. 저 스스로의 경험담입니다. 우울증 아니고는.. 젊은 날 저러는거 죄예요.

  • 7. .............님
    '13.1.16 12:52 AM (221.146.xxx.93)

    아니에요.
    저도 원글쓴 내용처럼 많이 힘드때는 님처럼 생각합니다.
    한국사회가 미친거지,, 동생이 미친게 아닐수도 있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다 사회시스템에 잘 맞추어 살수는 없는 거다.동생은 또 동생 나름의 때가 있고, 지금은 아닌 것이다... 내가 마음 졸여봤자 안될 일이 되는 건 아니다...그러면서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나중에열심히 살려고 쉬고 싶어하는 때라는거............ 발상의 전환이 위로가 됩니다. 감사드려요.

  • 8. ..님
    '13.1.16 12:56 AM (221.146.xxx.93)

    제가 가장 힘든 부분중에 하나도 그것 입니다.
    동생을 두고, 우울증인가 아닌가에 대한 경계의 문제요.

    만일 우울증이라고 한다면,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겠죠.
    근데 제가 우울증 환자를 본적이 없고, 제스스로도 경험해본적이 없어서 판단이 어려운데..
    또 주변에서는 남동생들 다 그렇더라구요. 누나한테 뭐 이야기하는 거 없고, 그냥 데면데면 하니까... 제동생도 그렇거든요. 그러니, 우울증아니라구요.

    이제 슬슬 집에서 받아주지 않는 분위기이긴합니다.용돈도 안주고, 알바는 구하고 있냐고 수시로 찔러봅니다. 본인도 스스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보는 사람은 힘드네요. 사람은 쉽게 변하는 동물이 아니니까 요 ㅠ

  • 9. ..
    '13.1.16 1:20 AM (223.62.xxx.69)

    본인이 뭔가를 하고싶어하는게 있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우울증은 본인조차 모를수 있는 경우가있어요. 저도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맘, 행복하고 싶은 맘은 있지만 아주 깊은 의욕저하증이 늘 가로막았고 이게 오랜시간 계속되면서 제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란걸 깨달았어요. 우울증이란 병이란 걸 깨닫기까지 오래걸렸네요. 다른사람에게 티는 안내요 그리고 말한대도 믿진 않을거예요. 그냥 남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다른 정도로 보이기도 하니까요.
    동생분이랑 진지하게 맘터놓고 얘기해보세요. 조금이라도 해보고 싶은건 없는지, 혹 마음상태가 어떤지에 대해서요.

  • 10. 제가
    '13.1.16 1:27 AM (221.146.xxx.93)

    정말 여러차례 진지하게 맘터놓으려고, 제 이야기도 다 하고, 여행도 보내주고, 뭐 별거별거 다 해봤는데요.ㅇ그냥 제 이야기 듣기만해요. 절대 자기 이야기안해요. 다음에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꼭 해주겠다고 하는데, 늘 기다려도 별이야기가 없어요.
    평생 그러더라구요. 무기력과 의욕저하 외에는 정말 문제가 없어보이ㄱ도 하거든요.
    저희 신랑이 그래요. 원래 그런 스타일이니까 그냥 눠둬야할 것같다고.
    그래서 제가 더 답답하고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병원에 끌고 가면, 절대 안갈거에요. 낙인찍는거죠.
    이전에 제가 그래서 대신 마음 터놓을 만한 좋은 친구들을 붙여줬는데,
    다행히 그 친구들이랑은 종종 보고, 카톡도 자주하고 하면서 이야기하더라구요. 저하고는 안해도....
    아.. 정말 모르겠어요. 이야기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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