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와의 불화로 인해 결혼 2년 4개월 만에 분가를 했어요
남편은 총각 때 효자는 아니었어요 결혼 후 효자가 되더군요
딸 셋 막내 아들이 제 남편이고 시아버지는 남편 고3때 돌아가셨어요
20년 가까이 어머님과 제 남편이 둘이 같이 살았죠
어느 아들들이나 마찬가지로
절대 살갑지 않고 출근 인사, 퇴근 인사만 하는 그런 모자 관계였어요
상견례 후 갑자기 어머님이 쓰러지셔서 하는 수 없이 모시고 살게 되었고요
물론 나중에는 모시고 살 생각 이었지만 신혼은 따로 살기로 얘기가 되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어
하는 수 없이 모시고 살았어요.
그 무뚝뚝하던 아들하고 20년 가까이 살던 어머니는
며느리르 보시니 얼마나 좋으셨겠어요
결혼 3-4개월 후 다행히 어머님 병세는 90%가까이 좋아지셨고
며느리에게 집착하기 시작하셨어요
우리 시어머니는 말씀이 너~~무 많으세요
저 퇴근하고 돌아오면 3-4시간은 보통으로 말동무 해 드려야 해요
남편은 항상 바빠요 12시에 들어와요
말씀이 많으시니 말실수 당연히 많아요
근데 그 말실수 본인은 몰라요 근데 그 말실수 보통 5번 이상씩 많게는 10번도 넘게 해요
같은 말을요
예를 들어 본인은 제가 너무 이쁘대요
"아유 우리 아들이 그 좋다던 선자리 다 마다하더니 너를 만나려고 그랬구나"
이게 칭찬이에요 한 번 들었을 때 어? 뭐지? 그래.. 다 내가 좋아서 하신 말씀이야.. 생각해요
근데 그 말을 5번 이상 들어요 그럼 그때는 좋게 생각 안 되요
이런 거는 말실수 측에도 안 껴요
저 기독교에요(교회는 안 나가요.. 그냥 종교만 기독교에요) 어머님은 불교에요
저 앉혀놓고 본인 알던 사람의 며느리가 교회다녔는데 한 집안에 종교가 둘이면 집안이 망한다며
그 며느리 교회다니더니 미쳐서 죽었다고 넌 절대로 교회 나가지 말라고 너 교회 나가면 나 집나갈거고
자살할거라고...
등등 2년 넘게 사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전 너무나 힘들었어요 남편 있는 데선 절대 이야기 하지 않아요 저만 있으면 그렇게 앉혀놓고 헛소리(?) 하세요
한번은 저와 어머니가 크게 싸운 적이 있었어요
이 문제도 한 두번 거론됐던 게 아니었는데 또 같은 문제를 만드셨어요
저한테는 자기 아들 바가지 긁지 말라면서 우리끼리 불화는 우리끼리 풀자고 하셔놓고
아들한테 이르셨어요 근데 남편이 듣기에도 저의 잘못은 커녕 어머님이 같은 문제로 계속
문제를 만드는게 화가 나서 엄마한테 좀 뭐라고 했나봐요
저를 세상 못 된 며느리를 만드면서 (저 그때 임신 7개월) 죽어버린다는 둥 나와 살겠다는 둥 난리를 피우셔서
첨엔 분가하기로 했으나 남편+누나들 합세에 어머님 제게 사과 3번 하시며 다시 흐지부지 됐었고
그렇게 2-3개월의 시간이 지났어요 그 시간은 정말 지옥의 순간이었어요. 처절하게 남편과 맞섰어요
만산의 임산부가 직장생활하며 매일매일을 스트레스와 눈물로 지내서 얻어 낸 것이 1년 분가에요
한번 마음에서 싫어지니 정말 눈도 마주치기 싫고 어머니의 숨소리 조차 듣기 힘들정도까지 왔어요
그러나 어머님은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제게 사과 하신 후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절 대하셨고요
저도 처음엔 어른이 사과하셨으니 나도 잘 해 보자고 마음 단단히 먹었으나 또 같은 패턴의 언행으로
제게 상처를 주셨고요..
그렇게 2-3개월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지난 주말 드디어 이사를 했어요
이사 날짜가 돌아오니 받아주지 않는 아들 며느리에겐 말씀 못 하시고 매일같이 시누들에게 전화해서
울며 불며 한탄을 하셨대요
이사 가기 전 날
절 붙들고 대성통곡을 하시더라고요 저도 맘이 짠 했지만 어머님한테 단호하게 말씀드렸어요
이왕 보내주시는 거 기분 좋게 보내주시라고 평생 나가 사는 것도 아니고 1년인데 이렇게 하시면
우리가 나가는데 맘이 편하겠냐고
그런데도 손주 매일 못 보신다며 대성통곡을 하시더라고요...
그날도 남편 퇴근 전까지 한 1시간정도 이야기 나눴는데 12번도 넘게 우셨어요
다음날 이삿짐 센터에서 짐을 한참 옮기고 있는데 전 몸이 무거우니 쇼파에 앉아있었어요
날도 추운데 방에 들어가 계셧으면 좋았을걸 굳이 나오셔서 이것저것 잔소리 하시다가 우시고
저한테 말씀하시다가 우시고 그날도 12번을 더 우셨어요
짐이 대충 다 빠지고 우리도 가겠다고 인사했더니
또 대성통곡 하시면서
늬들 나 버려두고 진짜 가는거야???
가는 사람 마음 무겁게 계속 우셨어요
가는 길에 신랑이 전화 했어요 거의 도착했다고 그때도 통곡
다음날까지 왠만큼 정리 다 하고 저녁 때 제가 전화드렸어요
왜 이제 전화했냐며 또 통곡
그래서 제가
어머님도 며느니랑 같이 사시느라 많이 불편하셨을 거고 일년이라도 편하게 즐겁게 사세요
했더니
역정내시면서
나이 칠십먹은 노인이 즐거울 일이 뭐있냐며 늬들도 없는데 나혼자서 뭐가 즐겁겠냐며 또 통곡
그 다음날 신랑이 전화했더니 또 통곡
허전한 맘 이해 안 되는 건 알지만
그래서 맘이 짠하기도 하지만
뭐 전화 할 때마다 저렇게 우시니 선뜻 전화기를 들기가 쉽지가 않네요
아 저 담달에 아기 낳아요
아기 낳으면 2주에 한번씩 꼭 오래요 무슨일이 있어도!
우리 남편 토요일 저녁까지 근무하는 사람인데
우린 개인적인 일도 못 보게 생겼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2주에 한번씩은 오라니까요
그럼 우리 친정에는 언제 가야하나요??
우리 부모님은 첫 손주인데 안 보고 싶으실까요?
울 엄마 제가 사는 거 보시면 울 엄마야 말로 대성통곡 하실껄요
제가 해 온 혼수 거의 다 그 집에 놔두고
침대 장농 화장대랑 딱 저희 몸만 나왔어요
나머지 세탁기 냉장고 식탁 쇼파 티비 거실장 등등 제가 해 간 혼수 다 놓고 나왔어요
가져가지 말라셔서요
집에 손님오면 뭐라고 생각하겠냐고...
울 엄마는 이 집 보시고 뭐라고 생각하실까요? 에휴
지금 분가한지 딱 3일짼데
천국이 따로 없네요
너~~~~무 좋아요
이렇게 좋아해도 되는 거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