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렌지 위에는 냄비가 올려져있고
가스불이 켜진채로 데우고 있던 상황이었고
저는 옆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설거지를 하거나 음식을 하거나 할때면
참견쟁이 삐용이가 폴짝 올라와서 옆에서 자꾸 끼어들고
난리를 피워요.
음식 할때는 일부러 제가 혼내기도 해요. 털 날리니까.
설거지 할때도 옆에 세제 뭍은 그릇이 있는데
꼭 거길 왔다갔다 하면서 가만 있질 못하죠.
열심히 설거지를 하는데
역시나 폴짝 뛰어 올라서 옆에 지켜보고 있던 삐용이.
근데 어느 순간 무슨 머리카락 타는, 털 타는 냄새가 나는 거에요.
뭐지?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삐용이를 보는데
이눔이 글쎄
데워지고 있는 냄비 옆에 가스불이 나오는 곳에 꼬리를 턱하니
늘어뜨리고
거기다가 옆구리 털까지 가스불에 타들어 가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저 설거지하는 거 보면서 그릇이나 건들고 있다니.
놀라서 고무장갑 낀채로 삐용이 들어 올려서
꼬리랑 옆구리 털을 쓸어 내리는데
까맣게 탄 털 그을음이 고무장갑에. 어휴.
도대체
삐용이는 지 꼬리가 타들어 가는데도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지.
앞전에 어떤 분은 냥이가 가스불에 털 태우고 놀라서
가스렌지 주위에 안온다고 하시던데
이눔은 글쎄
앞전에도 꼬리털 태워 먹더니
오늘은 꼬리털만은 모자란지 옆구리까지.
그것도 모르고
물 뭍은 고무장갑으로 지 꼬리랑 옆구리 쓸어 내렸다고
막 저한테 대들고. (울음소리가 충분히 대드는 소리였음.ㅋㅋ)
어제도 볼 일좀 보려고 변기 뚜껑 여는데
그 동시에 또 뛰어올라서 퐁당 빠질뻔 했어요.
다행이 어제는 일 보기도 전이었고
또 삐용이도 뛰어올랐다 내려오면서 뭔가 다르다른 걸 알았는지
네 발을 변기 의자에 쫙 벌려서 걸쳐져서 퐁당 빠지지는 않았지만요.
공가지고, 비닐가지고
아주 난장판으로 놀면서
물그릇 뒤엎어서 바닥 흥건하게 만들기도 여러번.
어제는 제가 상자 두개로 이층집을 만들어 줬더니
또 그게 맘에 들었는지 그동안 상자 속에 들어가서 안자고
이불 속에서 자거나 이불 위에서 자거나 하던 녀석이
일찍 부터 이층집에 쏘옥 들어가서 자더니만
새벽부터 일어나서 놀면서 이층집을 분해하고 아주 난리를 피워놨어요.
아..요새 2층 단독주택 지어주는 엄마가 어디 흔한 줄 알아 요녀석아!!
지금은 또 제 무릎 사이에서 코박고 자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