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와의 어렸을적 기억때문에 힘들어요

티나 조회수 : 3,549
작성일 : 2013-01-13 01:17:37
친정엄마와 연락을 안한지 2달이 되어가네요
그때도 내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엄마 마음대로 오라가라 하다가 제가 안하겠다 하니까 막 화를 냈어요
전 그 상황 자체가 기분도 나쁘고 내가 종도 아니고 왜 오라가라 하며 못간다 했다고 엄마가 화를 내냐고 대들다가 엄마가 먼저 전화를 끊었구요
그 후로 저도 엄마도 전화도 왕래도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전 남편이 전화 통화를 했는데 연말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전 모르고 지나갔어요
인연을 끊겠다는 맘은 아닌데 솔직히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 행복한 기억이 하나도 없어요
늘 불안하고 혼날걸 두려워 해야하고 혼자였고 위로받지 못했던 어린시절의 자아가 떠오릅니다
엄마는 본인이 힘들때 모든 화풀이를 저에게 했어요
그때는 무섭고 두려워 반항도 못하고 맞고 혼나고 같은 얘기를 수없이 반복해 들었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전 제 마음의 문을 닫고 엄마와 감정의 교류를 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남들은 결혼하고 친정엄마와 쇼핑도 하고 점심도 먹고 하는데 전 그러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엄마가 연세드시는 데에 대한 애틋함이나 그런게 전혀 없어요
몇년 전에 엄마가 암이었는데도 솔직히 슬프거나 그렇지 않더라구요
병원에 있을때도 손도 잡아지지 않데요.. 오히려 남편이 손을 잡아드렸어요
그게 제게도 충격이었어요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 왜 이럴까 근데 정말 솔직히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힘의 균형이 제 쪽으로 기울었단 생각이 드니까
어렸을 때의 부당한 기억들이 자꾸 떠올라 절 괴롭게 하네요
엄마에게 다 이야기 할까도 생각했지만 분명 인정하지 않을거고 본인은 그게 저를 사랑한 방식이었다 할거에요
그렇다고 전보다 덜하긴 하지만 자기본위적이고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제게 지시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같이 화내고 하는걸 전 더이상 못참겠거든요
제가 제 아이를 키우면서 어렸을때 엄마가 내게 한것처럼 애가 뭘 잘못했을때 그부분만 짚고 얘기해주면 될것을 그 순간에 생기는 분노때문에 불같이 화내는 제 모습에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곤 정말 부단히 노력해서 그렇지 않은 엄마가 되려 애썼어요
사춘기 아이와 사이는 좋은 편이에요
아이가 뭔가 힘들어 할 때 시험을 못봐 속상해 할 때 전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는 편이에요 
근데 그럴 때마다 엄마에 대한 억울함이 솟구쳐 오릅니다
난 한번도 이런 위로를 받지 못했는데... 이럴때 늘 비난 받았었는데.. 하며 제 상처받은 어린시절의 자아를 마주 보게 되요

제 상처받은 감정은 해결되지 않은 채 사소한 일이라도 엄마가 제게 화를 내면 제가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이젠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입장이니(부모님은 연로해서 점점 힘없고 자식눈치 보니까) 우리가 참아야 한다고 합니다
근데 전 못 참겠어요
솔직히 이렇게 연락을 안하고 지내니 한편 맘이 무겁지만 편한것도 있어요
절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엄마 손에서 벗어난 해방감, 후련함 때문에요

엄마에게 편지를 쓸까 생각만하지 실천은 안되고 있어요
그리고 솔직한 제 심정은 이대로 연락끊고 살고 싶은 마음도 있는것 같아요
곧 구정이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근본적 해결은 안된 상태에서 자식 도리, 남의 시선 생각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거든요


IP : 1.226.xxx.13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즘
    '13.1.13 1:56 AM (125.128.xxx.193)

    그런 문제로 고민 중이예요...
    제 몸 가누기 힘들어 잠깐 거리두고 있으나 이게 언제까지 가능할런지는..

  • 2. 100%
    '13.1.13 1:59 AM (221.155.xxx.60)

    제가 쓴줄 알았어요. 어쩜 이리 똑같나요.
    전 6살 3살 딸아이둘 있는데 그아이들 키우면서 엄마에 대한 이 감정이 더 심해지는것 같아요.
    결혼전에는 그럭저럭 살았는데 아이키우다보니 다 용납이 안되고 우울해 미치겠어요.
    제가 좀 특별한 성격? 인생? 이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거에요.
    엄마 덕분에 자존감이 제로였던거에요.
    지금 생각하니 엄마가 우울증였던것 같기도 하고...
    난 나의 딸들에게 절대 그런엄마가 되지말아야지 하는데, 뭐 다정한 엄마 포근한 엄마 따뜻한 엄마를 본적이 있어야 흉내나 내보지요. 그게 제일 괴로워요.
    전 친정 안간지는 딱 1년 되었고 마지막통화는 반년정도 전인것 같아요.
    그때도 엄마가 먼저 일방적으로 전화를 뚝 끊었는데...싸우고 뭐 그런 전화통화는 아니었는데 그냥 그때 딱! 아...이제 다시는 연락 안하고싶다 였어요.
    엄마는 내가 필요할때 내옆에 있어준적이 한번도 없었던것 같아요.
    전 외동딸이거든요. 남동생둘있고...
    근데 제가 아이 낳을때도 와본적 없고 우리딸들에게 관심도 별로 없네요.
    외손자라 남이라 생각하는지...
    암튼 전 지난 몇년간 거의 하루에 한번은 우는것 같아요.설겆이하다가...아이들 재우느라 누워있다가...
    우리엄마는 왜 나에게 그랬을까...내가 얼마나 상처받고 살았는지 어떻게 알게해야할까....뭐 그런생각하느라고...
    몇년전 우리엄마도 간에 뭐가 있다고 암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을떄가 있었는데 결론은 아니었지만 그얘기를 들었을때 별로 슬프지도 않았고 이제 엄마가 죽어도 아무렇지 않겠다...생각했었어요.
    아...할말은 너무 많지만.....

  • 3. ...
    '13.1.13 7:44 AM (59.15.xxx.184)

    님이 엄마하고의 관계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예요?

    님이 먼저 관계를 끊었잖아요 안 만나니 좋다하구선 막상 외할머니 부고도 연락 안한 엄마가 당황스러우세요?
    엄마한테 받은 거 그대로 엄마한테 돌려주시는 거예요?
    엄마가 날 휘두르려했으니 나도 엄마한테 똑같이 해줄꺼야 ?

    님이 바라는 거, 혹시

    엄마한테 그래, 내가 그땐 너한테 미안했다,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본의 아니게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또는 그땐 내가 너한테 이러이러해서 미안했다, 용서해다오..

    시인과 용서인가요?

    저도 젊었을 적 말도 안되는 일로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으며 힘들어 할 때
    십오륙년 전 이미 그걸 먼저 겪으신 형님이 나이든 사람을 어찌 바꾸냐 하는 게 이해가 안 됬어요
    형님은 더 팔팔하셨던 시어머니였으니 저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진 않았을 거거든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드니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구요
    저의 경우, 지극히 객관적으로 시댁식구들도 미안하다고 하는 시어머니의 문제였고요
    지금도 용서는 안되요 용서하고 싶지도 않구요
    몇 년 간 분노와 자괴감에 시달리긴 했지만 이제 화는 안 나요 그만큼 나랑 매 가족이 손해더라구요

    시어머니의 역사를 알고 그땐 내가 몰랐던 걸 알게 되니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열 받아서 펄쩍퍼쩍 뛰었지만 빨랑 죽어버렸음 좋겠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구요
    같은 여자로서 안쓰럽다는 맘도 있어 부모한테도 안한 걸 하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절대 껴안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아닌 저의 그릇은 그 정도니까요 ㅎ

    나이를 막론하고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건 무척 큰 용기가 필요하고
    이것은 아무나 하기 힘든 거더라구요

    사춘기 딸을 키우신다니 저랑 비슷한 연배일 거 같은데
    아직도 분노의 불길을 잠재우지 못했다면 그만큼 상처가 크신 거지요...
    근데 화는 불이라 탈 것이 없어질때까지 안 꺼지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꺼지겠지만 아마 내 몸도 다 재가 될테니 ..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내려놓읍시다 ...

    그냥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나보다... 마음을 그렇게밖에 표현못하는 사람이었나보다 ...
    다행히 나는 아이한테 내 상처를 반사하지 않고 내가 엄마랑 꿈꾸었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결실도 아직까진 좋은 거 같아 다행이다 ... 그럼 엄마한테 감사하고 나 자신도 대견하다고 칭찬해줄까..

    우리 나라는 근대에서 넘어오는 과정이 민족적으로 상처가 많다보니
    사람들도 상처가 많고
    부모 자식간에도 상처가 많은 거 같아요
    안 그런 사람도 많겠지만요 ..

    만나면 싸우고 안 만나면 그리워지는 관계도 있다더이다..
    어찌 보면 가족이라 더 상처를 많이 두고 받을 수도 있구요

  • 4. 제가 쓴 글인줄...
    '13.1.13 2:05 PM (114.200.xxx.10)

    ㅠㅠㅠ
    저랑 어쩜 이리도 똑같나요???
    저는 거기다 친정 생활비를 100프로 대고 있네요 ㅠㅠㅠㅠ
    정말 어린시절 나의 자존감을 보상받고 싶은데,......그것도 모자라서 생활비까지 대고 있어요 ㅠㅠ
    돈이라는게 참 간사해서....만약 친정부모님이 나를 금전적으로 지금 많이 도와주고 있다면, 돈으로 인해서어린시절의 감정들이 누그러질수 있겠지만...이건 정반대로 제가 친정 생활비까지 대고 있으니
    억울해서 미칠지경입니다....
    자식한테 제대로 해준게 없으면(정신적으로) 노후라도 제대로 해놓던지....
    그리고선 지금은 힘이없고 기댈곳이없으니 왜그리 제앞에서 약한척/착한척은 다하는지...ㅠㅠ
    그러면 갑자기 안쓰럽고 착한부모가 되나요???
    그럴때마다 어린시절 친정엄마의 모습과 오버랲되면서 너무 가증스러워요 ㅜㅜ
    정말 자식이 어릴때 충분한 사랑과 정서적 안정을 줘야지만 그게 커서도 다 부모관계가 이어지는것같아요..
    정말 친정과 인연 끊고 싶지만.....그것도 맘대로 안되고....ㅠㅠ
    친정 왠만하면 가지도않고, 연락도 안해요...
    그냥 생활비만 제때 보내네요...그냥 딱~기본 도리만 해요.
    목소리 듣고싶지도 않고, 얼굴보는건 더더욱 싫고...
    지금도 친정부모님은 서로 얼굴만 마주치면 싸우고 ㅠㅠ
    저는 정말 내자식 등골 빼먹는 부모 안될래요....

  • 5. 저같은
    '13.1.13 2:08 PM (114.200.xxx.10)

    여자들이 그래도 있다니....조금이나마 위로가 됩니다...
    친정부모가 치떠리게 싫지만...이러는 제가 너무 싫고 괴롭거든요.......
    아이 낳으면 친정엄마가 이해가 된다는데...저는 더더더더 이해가 안되니....ㅠㅠ 괴롭네요

  • 6.
    '22.11.17 11:16 AM (116.37.xxx.10)

    친정 극혐 저장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5717 시어버터의 재생력과 발모효과 14 오오 2013/01/13 7,460
205716 선관위 "박근혜표에 문재인표 포함 불량개표기 사용됐다.. 8 이계덕/촛불.. 2013/01/13 2,079
205715 돌잔치 장소 2 잘하고파 2013/01/13 677
205714 다른 님들은 2 82cook.. 2013/01/13 379
205713 포장이사 과정이 어떻게되나요? 2 처음이라 2013/01/13 3,506
205712 피아노를 사야되는데 어디서 사야할지 모르겠어요 8 무지개 2013/01/13 981
205711 부동산 하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7 웃자고 2013/01/13 2,854
205710 김치레시피에 매실액이 적혀있어요. 11 ... 2013/01/13 5,278
205709 결혼 십년만에 사골곰탕 처음 해봐요 2 ... 2013/01/13 919
205708 ((급))콧물은 안나는데 숨을 쉴때 한번에 입으로 크게 쉬는데요.. 1 ... 2013/01/13 675
205707 순천만근처맛집소개부탁요^^ 돈워리비해피.. 2013/01/13 547
205706 직구에 대해 4 진화 2013/01/13 1,682
205705 집값상승요인은 지하경제라꼬? 와? 참맛 2013/01/13 771
205704 적금을 끝까지 못넣어요 2 2013/01/13 922
205703 살면서 샤시 창문 교체하는거 괜찮을까요? 3 질문 2013/01/13 5,162
205702 떡국떡 냉동실에 보관해놓고 먹어도 되나요? 9 떡국 2013/01/13 8,341
205701 하고 싶은 일이 없을땐 어떻게 해야하나요 2 rei 2013/01/13 955
205700 그릇 좀 골라주세요~ 8 골든리트리버.. 2013/01/13 1,525
205699 스텀타운커피 한국구매 1 커피 2013/01/13 568
205698 워커힐호델가격 1 ..... 2013/01/13 1,418
205697 무쇠(?)같은 냄비에 밥하면 꼭 물이 넘치는데 방법 없을까요? 8 2013/01/13 2,420
205696 아발론 영어 학원 끊어야 할까요? 5 ........ 2013/01/13 12,303
205695 최초 내집장만! 어디까지 인테리어하시겠어요? 26 ... 2013/01/13 4,509
205694 소비는심리다 3 가리비 2013/01/13 1,610
205693 사이클 운동하면 살이 좀 빠질까요? 1 바이크 2013/01/13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