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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펜보고 생각 난 제 어머니의 의외인 면

남자 조회수 : 4,578
작성일 : 2013-01-12 21:33:11

 

얼마 전에 불펜에서 화이어된 글이 있는데요.

남자 위주의 리플이 많이 달려서 82분들이 보면 답답하실까봐 본문은 안 퍼오고,

요약하면 맞벌이 하는 부부 집에 시어머니가 김치를 담궜다고

가져다 놓고 갈테니 집 비밀번호를 가르쳐달라고 아들한테 물어서

아들이 가르쳐줬더니 며느리가 화를 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글 보고 제 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어머니가 아버지 사업 실패와 술 많이 드시는 것때문에 몸 고생,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고,

부끄럽지만 저랑 형, 아들 둘 잘 되는 맛으로 사신 소위 '아들바라기 엄마'십니다.

가끔 저는 제 자신이 별로 자랑스러울 게 없는데

어머니는 고슴도치 사랑을 넘어서는 사랑을 보여주셔서 부담을 느낄 때가 있을 정도였죠.

그래서 아들들에게 너무 기대시는 거 아닌가하고 걱정됐던 면도 있었구요.

 

그러다 저 불펜 글을 보고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제 형이 재작년 5월에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얼마 있다가 신혼집 정리 다 됐다고

친척들 전부 초대했을 때 빼고는 형네 집에 간 적이 없습니다. 가고 싶다는 뉘앙스를 보인 적도 없구요.

거리가 가깝진 않지만 지하철 한 번 타면 되기 때문에 가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제가 아는 어머니 성격에는 분명히 간섭?-_-?을 하실 거 같았는데, 그러질 않으세요.

그래서 제가 "엄마는 왜 형네 집에 안 가? 가고 싶지 않아?"라고 여쭤보니 어머니께서 쿨하게

"시어머니가 아들 집에 자주 가는 거 아니야. 평일에 일하느라 힘든데 걔들도 주말엔 쉬어야지. 가면 서로 불편하다"

라는, 저의 예상밖의 대답을 하셨습니다.

실제로도 형 준다고 음식을 하면 갖다준다는 얘기 안 하시고 항상 형을 부르세요.

그러면 형이랑 형수랑 주말에 와서 저희들 얼굴 보고 반찬 가져가고 다음에 올 때 빈 반찬통 갖다주는 식입니다.

 

제가 그동안 어머니를 너무 나쁜 쪽으로 생각했었나봐요.

저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어머니는 옛날 사고방식에 젖어있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편견을 가졌던 건 저였던가 봅니다. -_-a...

 

 

IP : 119.66.xxx.13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킬리만자로
    '13.1.12 9:38 PM (211.234.xxx.213)

    와우
    언빌리버블
    오늘 레알 전국 보살님 연합회 정모하시네요.
    원글님 어머님 대인배이십니다.
    원글님 미혼이시면 저랑 결혼;;;;;;;;

  • 2. ᆢ ᆞ
    '13.1.12 9:49 PM (118.45.xxx.52)

    어머니가 정말 쿨(?)하시네요
    쉬고 싶은데 뭐 해 놨으니 가져가라시는 전화에 결혼초에는 스트레스 좀 받았던터라...
    좋은 어머님이시네요
    저도 장차 그런 시어머니가 되야겠다는 결심을 해보아요^^
    한 이십오년정도 후의 일이겠으나ㅎㅎ

  • 3. 남자
    '13.1.12 9:54 PM (119.66.xxx.13)

    킬리만자로님 정말이십니까? 후회 안 하실 자신 있으세요?
    그렇담 다음 주 토요일에 결혼합시다. 시간 비워주세요. *-_-*

  • 4. 남자
    '13.1.12 9:58 PM (119.66.xxx.13)

    알바1호님, 아무래도 남자가 많으니 여자쪽보단 남자 위주로 생각하는 면이 강할 수 밖에 없죠 ㅎㅎ
    그래도 유부남이나 미처 몰랐던 부분을 찝어주는 여성분들의 리플 보고 저도 많이 배우곤 합니다.

  • 5. 킬리만자로
    '13.1.12 10:02 PM (211.234.xxx.213)

    엄훠 *^^*

  • 6. 나 하객^^
    '13.1.12 10:15 PM (116.41.xxx.242)

    미리 축하드리고요 ㅋ
    어디로 가면 되나용? ㅎㅎㅎ

  • 7. 하객2호
    '13.1.12 10:30 PM (112.152.xxx.107)

    축의금은 없다.

  • 8. 하객3호
    '13.1.12 10:33 PM (211.234.xxx.76)

    축의금은없고밥은먹으러갈란다.

  • 9. 어머나
    '13.1.12 10:37 PM (223.62.xxx.133)

    훈훈
    추카해요

  • 10. 하객 4
    '13.1.12 10:42 PM (218.150.xxx.165)

    나 아들둘맘...장래 쿨한 시어머니..머지않았음..울아들.24. 22.

  • 11. 하객 5
    '13.1.12 10:43 PM (121.144.xxx.111)

    하객 4어머니 저는 어떠세요?

  • 12. 하객6
    '13.1.12 10:59 PM (221.139.xxx.252)

    어머 축하해요!
    어데로가면 되나요?

  • 13. 남자
    '13.1.12 10:59 PM (119.66.xxx.13)

    모두들 감사합니다! 잘 살겠습니다!!
    킬리만자로님, 제 사지 멀쩡한 건 확인하셔야 하니 한 번 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연락 드릴까요?

  • 14. 하객 7
    '13.1.12 11:02 PM (119.17.xxx.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들 너무 유쾌해요!

  • 15. 킬리만자로
    '13.1.12 11:04 PM (211.234.xxx.213)

    저 아래 남편 세가지 자랑 글 읽고 오셔서
    본인의 장점을 좀 나열해보세요 ㅋ

  • 16. 아~
    '13.1.12 11:26 PM (58.126.xxx.155)

    이렇게 82커플 1호가 이루어지나요?
    이거이거~ 진짜 두 분 결혼 골인하시게 되면 82들여다보시는 기자님들은 기사 내주셔야겠네요ㅎㅎ

  • 17. 부케는
    '13.1.12 11:40 PM (124.197.xxx.9)

    저한테 주세요 ㅠㅠ 나도 시집돔 가자~~~~

  • 18. 남자
    '13.1.12 11:41 PM (119.66.xxx.13)

    훗, 3개로 되겠습니까...공적인 사이트니 겸손함을 발휘하여 5개까지만 쓰겠습니다.


    1. 욱하지 않고, 다정다감한 성격입니다.

    2. 성실함은 이미 주변에서 검증 받았습니다. 필요하시면 공증까지 받아드리겠습니다.

    3. 수입은, 만족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이상의 밥벌이는 하고 있습니다.

    4. 3대 악이라는 주사, 도박, 바람끼 없습니다.

    5. 보증 절대 안 섭니다. 전생에서부터 확실히 교육 받았습니다.


    단점은...제가 요즘...잘 싸지 못 해요...☞☜...
    보름 전부터 윌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왜 안 되지...아랫 분들 부럽더라구요...

  • 19. 반지
    '13.1.12 11:52 PM (211.246.xxx.37)

    두분 만남 인증샷 기대하면서 킬리만자로님께 더 완벽한 남자가 되길 원하는 남자님께 단점 탈출 팁하나 드립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파스퇴르 쾌변 원샷하세요 그리고 밤에 자기전에도 드시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또 한병 물대신 드세요 그리고 유산균제제 매일 챙겨드시구요 우선 급한대로 쾌변 꼭 드세요 만성변비였던 제가 급할때 썼던 방법입니다 ㅜㅜ 두분 언제 만나시나요 껌팔러 가게요 ㅎㅎ

  • 20. 아놔~
    '13.1.13 12:26 AM (182.222.xxx.35)

    이 커플 은근 기대되는걸요??
    빨리 진도 쫙쫙 빼길 하는 바램 간절히~~~~~~~~~~~~

  • 21. 하객8
    '13.1.13 1:25 AM (112.158.xxx.14)

    울 신랑 애기까지 델꼬 갑니다
    ㅎㅎ

  • 22. 하객9
    '13.1.13 1:49 AM (125.178.xxx.147)

    아흑.... 되게 익사이팅한 분위기...ㅎㄷㄷ..
    너무 재밌네용...ㅋㅋ

  • 23. 킬리만자로
    '13.1.13 7:41 AM (211.234.xxx.194)

    일욜 아침, 자고 일어나 이불속에 누워서 젤 먼저 하는 짓이 82 ㅠㅠ

    저 나름 삼국지 세번 읽은 뇨자 ㅋㅋ
    근데 관우 아세요? 가 불펜에서 회자됐었나요? 암튼 패쓰

    근면성실에다 모친도 개념인이시고.. 일단 82기분에선 오케이ㅋㅋㅋ

    제 장점을 쓰지요

    1. 나이가 많다(매우 많다, 82기준으로는 상품성 제로 나이라 떨이로도 안줏어갈 나이다) ☞ 전 과감하게 이걸 장점 카테고리로 넣습니다 ㅋㅋ어릴땐 저만 알고 지멋대로 승질 부릴꺼 다부리면서 살았어요. 언제까지나 세상이 내편인줄 알았지요. 세상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알게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많이 생겼네요. 주변에선 걱정(을 가장한 비아냥도 많음 ㅋ)을 하시지만 전 심적여유있는 늙은(?) 제가 참 좋네요.

    2. 토실토실하다
    165에 50킬론데 빼야할까요? 이런 글에 남들은 PT붙여서 라인을 만들어라, 식이요법을 해라 어쩌구 하는 댓글 달때 전 '엄훠 꿈의 몸무게네여' 이런글이나 달고 있지만 전 오동통한 볼살과(나이들어 얼굴 홀쭉하면 빈티나자나?) 튼튼한 허벅지가(사람은 모름지기 하체가 튼튼해야 오래산다) 맘에 들어요 ㅋㅋㅋㅋ 근데 정말 올해는 늘씬 몸매 되고 싶어서 정초부터 저녁은 패쓰....하다가 어제 넘 배고파서 빵을 흡입하고 잤;;;;;

    원글님 글 읽고 실망하셔서 댓글 놀이 중단하시겠다 고만해야지 ㅋㅋㅋㅋㅋㅋ

  • 24. 나거티브
    '13.1.13 12:09 PM (221.160.xxx.51)

    남자님/ 집에 우유에 넣어만 주면 요크루트로 변신하는 균이 있어요. 결혼선물로 분양해드릴테니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세요.
    고전(?) 스타일로 한번 만나 차 마시고, 두번째 만나 짜장면 먹고 사진 찍으면 약혼. 바로 결혼식 고고싱하시면 됩니다. 어른들은 다 이해하실 것.
    불페너와 82지엔이라... 경사네요.ㅋㅋㅋㅋㅋㅋ

  • 25. phua
    '13.1.13 1:48 PM (203.226.xxx.5)

    ㅋㅋㅋ
    무조건 콜~~~ 하객 6 으로..

  • 26.
    '13.1.13 4:45 PM (221.140.xxx.12)

    남자님 더이상 댓글이 없으시다.
    남자님 나와라 오바, 여긴 하객 10호.
    ㅋㅋ
    윌보다 고구마랑 뜨끈한 우유 한잔 하면 응*에 도움될 거라는 황금같은 조언요. 이 정도면 축의금에 값합니다. 암요.

  • 27. 남자
    '13.1.13 5:15 PM (203.244.xxx.3)

    롸저 롸저. 남자 나왔다. 일욜 댓바람부터 회사에 나와 있다. 배고프다 ㅜㅜ
    킬리만자로님 차 마시고 짜장면 먹고 사진 찍어야 하는데 아이디를 안 가르쳐주셔서
    닉네임을 검색해봤어요. 다행히 딱 두 분 나오네요 ㅋㅋ
    쪽지 드렸으니까 확인 부탁드립니다. ^^

  • 28. 반지
    '13.1.13 6:34 PM (125.146.xxx.170)

    우와!!!!!!!!!두분 만나시고 후기글 부탁드려요

  • 29. 딸랑셋맘
    '13.1.13 6:52 PM (116.122.xxx.68)

    이...이런 훈훈한 분위기는 머지?
    벙커1에서 포트락 결혼 추천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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