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위염인지 암튼 위가 안 좋아서 며칠 고생을 했어요.
처음에는 밥 먹은 게 체했는가 하기에 제가 손도 따주고 소화제를 먹었는데
일 년에 몇 번씩 도지는 위가 갑자기 제 역할을 못 하는 그런 증상이었던 것 같아요.
암튼 이틀동안 밥을 못 먹고 회사일을 했으니 기력이 많이 딸리고 어지럽고 그랬다고
어제 회사 근무중에 잠깐 나와서 병원에서 진료받고 처방받은 약 들고 오다가
*죽 일원점이 보이기에 너무 힘이 없으니 죽이나 먹자고 해서 들어갔다네요.
죽을 주문하면서 소금 넣지말고
혹시 조미료를 사용하면 그것도 넣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전혀 그 주문사항이 전달이 안 된 듯 하더랍니다.
아이가 소량의 조미료는 그냥 넘기는데 과다하게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턱관절이 심하게 아프고 두통도 심하게 오는 증상이 있어요.
그동안 다른 *죽에서 먹었던 죽과는 다르게 정말 어마어마하게 조미료가 들어갔더라고
죽을 먹기 전에 절반만 따로 용기에 담아달라고 했는데
용기를 딱 갖다놓으면서 알아서 덜어담으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용기에 덜어내고 쇼핑백 하나만 달라고 했더니
귀찮다는 듯 가방 없느냐고..가방에 넣으라고 하더래요.
일을 하다가 지갑만 들고 나왔으니 가방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없다고 했더니 투덜투덜..왜 손님에게 대놓고 인상은 쓰는 건 아니지만
그 재수없다는 표정 있잖아요..그런 표정을 짓더랍니다.
거기에 요즘 직장인들이 다 그렇듯이 체크카드를 냈는데
또 예의 이거 뭐야 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성격이 뭐 좋게 말하면 좋은 게 좋다..그런 성격인데
가뜩이나 몸도 안 좋은데 기력 좀 보충하려고 죽집 갔다가
소금과 조미료 잔뜩 들어간 죽을 먹고 머리는 아프고 위 통증은 도지고
거기에 저런 일을 당하니 무척 기분이 안 좋았다고 집에 오자마자 말을 하네요.
죽 한 그릇을 먹으면서 남은 죽 가져오면서 (조미료가 그렇게 들어간 죽인줄
알았다면 싸오지도 않았을 거라고..먹기 전에 덜어놓은 것이라 걍 들고왔다고)
쇼핑백 좀 달라고 한 게 그렇게 죽을 짓을 한 건가요?
죽 한 그릇 먹고 카드를 낸 것이 그렇게 인상 구김을 받아야 하는 것이었을까요?
아, 정말 아이가 아파서 며칠 고생하다가
계단에서 떨어질 것 같아서 안 들어가는 음식..그래도
죽이라고 좀 사먹고 기력 좀 차리자고 했다가 저런 일을 당했다고
어제 오자마자 투정부리는 것을 보니..정말 속상했던가 봅니다.
제 아이가 그렇게 계산하는 사람에게
안 좋은 표정을 받을만한 짓을 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