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시아버님 모시고 산지 7년.....참 힘드네요...힘들어.....
삼시세끼는 집에서 꼭 드셔야 하고 술도 못드시고 모난 성격이라 친구들도 없으시네요...
고향은 멀기도 멀고 혼자 가기 싫다고 1년에 한번 내려가시구요....주구장창 며느리인 저와 딸아이와 지지고 볶고 삽니다..
생전 어디 가시는걸 본적이 없어요..그러다 보니 친정 식구들이 저희집에 마음 편하게 와본적 없구요..
친구들.지인들도 집에 한번 와본적이 없습니다.........생전가야 어딜 놀러가길 하시나...며칠 집을 비우시길 하시나 며느리 마음 조금이라도 아시면 이러지 않으실텐데....
당신 딸들 집에도 안가시구요....그렇다고 당신 딸들이 와서 모시고 가지도 않습니다.....
가끔은 숨이 턱턱 막혀요.....내가 이러다 미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시누이들은 있으나 마나...큰시누는 멀리 살고 친정 아버지한테 별 관심이 없는것같구요....
작은 시누도 자기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친정에 신경 안씁니다...
두 시누다 그저 저희가 자기 아버지 제대로 모시지 못할까봐 벌벌 떨어요...
맘같아서는 당신들 아버지니까 내 남편.며느리인 나에게 책임 전가 하지 말고 당신들이 모시고 살아봐라...내 부모한테도 이렇게 하면서 못살았는데 이제는 나도 내 부모한테 잘 하고 싶으니 당신들 부모는 당신들이 모셔라..하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남편도 자기 아버지이지만 안좋아 해요...아니 정확하게 싫어 합니다......
오히려 제 친정인 처가댁이 더 편하다고 해요......
이렇게 힘들고 팍팍하게 살아가는데 당신은 남들 가지고 있는건 가져야 하고 남들 먹는거 다 먹어야하고 남한테 꿀리는건 죽기 보다 싫어 하십니다....그렇다고 자식들에게 잘 해줬느냐..그것도 아닌것같아요...
집에 돈이 별로 없어도 당신 하고 싶은건 하고 사고 싶은거 사고...자식들 당신 부인 고생 시키고 그 고생덕에 지병이 있으신 어머님은 환갑도 되기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렇게 일생을 편하게 사시고 이제는 아들.며느리가 모시고 삽니다......
누구는 그러겠지요....그래도 뭔가 받은게 있으니까 그러는게 아니겠냐구요....
저요 결혼할때 시댁에 받은거 땡전 한푼 없었어요...아~~생각해보니 있구나...시어머님이 물려주신 5돈짜리 금반지 그거 하나 있네요 그거 말고는 받은거 아무것도 없어요.....남편이 벌은 돈+축의금으로 결혼 했어요...
결혼하고 나서 남은 축의금 안주시더만요...얼마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얼마 남았는지도 모릅니다....
남편 말로는 천만원 가까이 들어 오지 않았을까 하는데...이야기 안해주시니 모르겠네요....ㅡㅡ
전에는 잘 해드려야지..하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그저 가족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예요........올해 둘째 가지려고 하는데 돈이 많이 들것같아요...
자연 임신은 안되서 인공수정.시험관 해야하는데 그 돈도 만만치 않게 들텐데....걱정이네요....
당신에게 들어가는 돈 조금만 줄이면 될텐데 그러긴 어려울것같구요....
말씀은 안하시지만 용돈 적다고 생각하고 계실꺼예요......
용돈+명절등등 하면 일년에 500 조금 못되게 드리는것같아요......
물가 오르는데 용돈도 올려 드리면 좋겠지만 정말 남는 돈이없네요.....대출금 갚고 저금 하고 생활비 하고 그러면 남는게 없어요...
딸아이 옷은 언니나 주변사람들에게 물려 받고 중고 사입히고....그렇게 삽니다.....
요즘은 돈 많은 시댁은 꿈도 꾸지 않아요....그저 아들 등골 안빼먹는 시댁이 부러울뿐입니다.....
정말 마음속에는 수많은 생각과 말들이 있는데 글로 쓰는건 많이 가려서 쓰게 되네요......
마음 바닥에 있는 말들을 꺼내면 아마도 남편과 심하게 싸우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꺼낼 생각조차 안해요....
그렇다고 남편이 효자 이냐..그건 아닙니다........자기 아버지이지만 안맞아요....그냥 아버지로서만 대하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고 저에게 효를 강요하지도 않습니다....오히려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저보고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해요....
자기 아버지 보다 제 친정 부모를 더 잘 이해하고 잘 챙깁니다.........
그냥 자기 아버지니까 같이 사는거라고 봐야 할것같네요......
난 나중에 내 자식이 홀시아버지.홀 시어머니 모시고 산다고 하면 절대 결혼 안시켜요...
그리고 내가 먼저 죽던 남편이 먼저 죽던 혼자 남게 되도 자식하고는 절대 같이 안살껍니다....
차라리 그냥 노인 요양병원이나 양로원에 들어갈래요......
맘같아서는 분가 하고 싶은데 그것도 힘들고...가끔은 어디가서 미친년처럼 소리 지르고 제 머리카락 뽑아버리고 싶을때도 너무 많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