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나쁜 분은 아닌데 좀 철이 없으세요.
여행다니는걸 원체 좋아하시는데 아들며느리 끼고 해외여행 가고 싶으셨나봐요.
그래서 작년 1년동안 한달에 30만원씩 저희랑 시어머니랑 형님네랑 여행계 부었는데
원래는 작년 1년만 내자고 하시더니 또 올해도 계속 하자고 하셨대요. ㅜ
제가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저희 윗동서 형님이 오늘 통화해봤는데 그러시더래요 계속 내자고;;;
이게 1년에 360이면 적은돈은 아니잖아요.
저희나 형님네나 전세사는 형편이고 큰돈 버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형님이 '동서네는 이제 아기도 태어나고 하니까 30씩은 힘들텐데 좀 줄이죠' 했더니
제가 그러더냐면서 '걔네는 돈 많이 버니까 괜찮아~' 하시더래요
근데 돈 계속 내라는 말보다 그 소리가 더 확 올라오는거예요
사실 뭐 저희 돈 많이 버는거 없거든요. 남편 직장이 대기업 축에 들어가긴 하지만
이제 갓 3년차라 실수령 300 될까말까 하는 정도고 저도 프리랜서라 수입 불규칙하고요.
그런데 저희 친정은 먹고 살만 해요. 연수입 1억 5천은 항상 넘으세요.
그래서 용돈 드려도 안받으세요. 드리면 '집도 없는 애들한테 무슨 용돈을 받냐'고
도로 돌려주시고, 시부모님 용돈이나 매달 꼬박꼬박 챙겨드리라고 하세요.
오히려 저 임신했다고 때때로 몇십만원씩 부쳐주시구요.
애기 용품 사고 먹고 싶은 것 사먹으라고. 저 입덧때문에 입원비가 꽤나왔는데
그것도 다 친정아버지가 내셨어요.
저는 친정부모께 효도하는 신랑 얼굴 봐서
나도 시부모님께 내 부모에게처럼 효도한다 하는 생각으로
가끔 가욋돈이라도 생기면 꼭 가서 두분 용돈 챙겨드리고 어디 놀러가신다고 하면
친구분들이랑 맛있는 거 사드시라고 용돈 드리고 자주 그랬거든요.
친정에는 안드려도 (드려도 안받으시니까!) 시댁에는 꼭 그렇게 챙겼어요.
그랬더니 저희가 떼돈버는 줄 아셨나봐요 ㅋ
진짜 시부모님은 첫손주인데도 여태 임신한 며느리한테
뭐 먹고싶은거 사먹어라 만원한장 줘보신적 없는데
'걔네는 돈 많이 버니까 괜찮아~'소리 들으니까 와 확 올라오더라고요
당장 분노왕 빙의해서 신랑한테 전화했네요
어머님이 우리보고 이러저러했다~!! 고
그랬더니 신랑이 막 흥분하면서
[에휴 우리엄마는 왜이렇게 철이없는지 모르겠다~ 진짜~ 대체 왜그러지~
자기 아들이 되게 잘나서 돈 많이 벌어다주고 며느리 호강시켜주는 줄 아나봐~ 그치~?]
하고 맞장구를 막 쳐준 후
[그래도 어쩌겠어 철이 없어도 어머닌데 당신이 조금만 이해해줘요 못난 자식도 잘난 줄 알고 그러시잖아
내가 어머니랑 얘기해서 책임지고 여행비 깎고 남은건 내 용돈으로 반 낼게
내가 당신 같았으면 바로 시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섭섭하다고 다다다다 한바탕 퍼부었을텐데
잘 참고 이렇게 남편한테만 얘기하는게 당신은 참 착한 사람이야
나는 당신한테 김연아급의 높은 점수를 주고싶어요]
요러는데 분노가 급 사그라들어서 응 이따 저녁때 봐~ 이러고 끊었네요.;;;
나는 화내려고 전화한건데 -_-
항상 생각하ㅣ만 공감능력이 뛰어난건지
저를 다룰 줄 아는건지 아주 여우도 이런 상여우가 없어요. 등치는 산만한 것이....
하도 맞장구를 잘쳐주니 마음은 풀리긴 했는데 뭔가 음 내가 조종당하는건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