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지 오웰, 동물농장 스퀼러의 '알바론'

깍뚜기 조회수 : 1,156
작성일 : 2013-01-10 11:55:21
(읔, 수정하려다 삭제돼서 다시 올려요 ㅠ
 댓글 단 분께 죄송합니다 ㅠ)

언제, 어느 때 읽어도 '동물농장'은 참 재밌습니다. 
작가는 당시 사회주의 이념 따위는 쓰레기통으로 쳐박고 있는 스탈린 체제를 풍자하려고 소설을 썼지만, 
이 우화는 정치가 있는 어느 곳, 어느 때나 영감을 줍니다. 
그런 연유로 우리나라에서 반공소설로 소개되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겪었죠. 
하긴 스탈린 체제 비판을 사회주의 이념 자체의 한계로 호도하여 이용하기 딱 좋은 책이긴 하죠. 
당대에도 스탈린 비판 때문에 오웰이 출판사를 잘 못 찾았다고 합니다. 

동물농장의 주인, 인간 존즈를 몰아내고 드디어 동물해방!을 이룬 동물들이 
메이저의 뜻을 따라 유토피아, 그러니까 동물토피아를 꿈꾸는 와중에 
돼지 독재 체제로 전락하게 되잖아요. 
나폴레옹(젊은 숫놈이고 유일한 버크셔종)은 혁명적 이상주의를 주장하던 스노우볼을 제거하고 
나폴레옹 월드의 팡파레를 울립니다. 꿀꿀~~ 하는 짓은 뭐 우리가 늘 보았고 볼 수 있는 전체주의자의 모습.

아, 젤 흥미로운 인물은 스퀼러입니다. 
나폴레옹의 곁에서 스퀼러라는 돼지는 나팔수 역할을 합니다. 
어찌나 언변이 좋은지 꼬리짓을 하면서 말빨을 세우면 '검정도 하얀색이 될' 정도이니...
만약 나폴레옹의 정책에 조금이라도 불만을 제기하고, 정당한 비판을 할라치면 
'존즈가 다시 옵니다! 존즈가요~ 니들은 존즈가 환생해서 다시 농장을 접수해도 좋음? 레알?'
이렇게 입을 봉해버립니다. 인간들...아니 동물들이 주춤하는 것 같으면 옆에 있던 나폴레옹의 수호견들이 짖어버리죠.

결국 혁명 초기의 강령 '두 다리는 나쁘고 네 다리는 좋다'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로 바뀝니다. -_-;;;
그리고 짖는 것은 수호견인데, 죽어라 풍차를 만드느라 개고생한 복서는 결국 개죽음 ㅜㅜ
당나귀 벤자민은 알 거 다 알고, 비판의식은 가졌으나 그저 속으로만 복서를 존경하고 
결국 별 한 일은 없네요;;;;

관용이란 나와 생각이 다르고 틀렸다고 느낄 지라도 그 생각을 표현할 자유를 억압하지 말자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나와 다른 생각을 요목조목 비판해야지, 
'너 존슨빠돌이쥐! 매도하면서 '스퀼러가 싫으면 시집가, 존슨 농장이 다시 부활돼서 거기서 노예처럼 살아~'
'너 존슨 부활당이 고용한 알바쥐?'
라고 윽박지를수록 '모든 동물은 평등해야 합니다'란 말을 남기고 돌아가신 메이저옹이 꿈꾼 세상은 안드로메다로~
물론 상대가 이미 '불관용'을 보였다면 거기에 대해서 하해와 같은 관용을 보이는 것 역시 공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혁명 조항을 배반하고 있는 데도 농장에선 끽소리하기도 어려웠죠. 
스퀼러가 협박하고 수호견이 짖어대니까요. 

때로는 상대방이 틀렸기 때문에, 해로우니까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싫기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전체주의가 오직 적들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수호견들은 저들이 키우는 개이지 '우리 개는 참 순해요' 라고 믿는 순간,
'그래서 존즈가 와도 좋다는 거냐!!' 라고 고장난 축음기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역사의 사례가 잘 증언하고 있습니다. 

오웰이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스페인 내전 체험을 담았는데, 
이 무슨 무당도 아니고 1939년 독소불가침 조약이 벌어집니다. ㅜㅜ
오웰의 통찰력!!! 








IP : 124.61.xxx.8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다가
    '13.1.10 12:56 PM (121.88.xxx.74)

    오웰의 '동물농장'은 항구적 클래식이지만,


    公이 오웰을 빌어 문장을 휘몰아치면, 내가 서있는 곳도 움찔하오......!!!! 실은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 나도 모르겠쏘... 흐미~~~!!!

    눈밝은(지혜의), 철학의 진보(? 탈근대)적 주체인 형이상학이 내려앉은 주체와, 내가 발을 담고 서있는 공간의 하나됨이 여차하면, 부지(알지 못할 곳)에서 뿌지직이요... .

    글빨이란 여차하면, 선무당 사람 잡는 꼬락서니가 되니, 조심스럽기 한량없쏘... .


    公은 너무 나무라지 마시오(짐짓, 자못...ㅎㅎ),
    조은 시절, 公의 글빨도 모찌 않쏘...!!!


    오웰을 빌어서 나무라면, 언 넘 살아날 넘 있껬쏘... 도망 갈 곳도 없는 매트릭스에서, 흑흑ㅠㅠㅠ??


    종종봅쎄다. ...홍홍... .

    지난 5년 3배나 인상된, 의료보험비 다섯달치 결제하러 가야하오... 미치가쏘...!!!!!

  • 2. 지나다가
    '13.1.10 3:47 PM (121.88.xxx.21)

    세금 내고 왔쏘만,


    公이,

    물찬 제비처럼 허공을 한번 날아오르니, 페이지 뷰가 폭풍처럼 사납게도 몰아쳐서 넘어가는구랴... ㅎㅎㅎ. '폭풍의 언덕'이란 이런 것이 아니겠쏘...??? 요즘은 따로 문자(책)를 쳐다 볼 것도 없는 듯하오... 흐흐흠???

    ...어디서 떠내려 밀려오는지, 분별없는 쓰나미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네... .쯥.

    기사 봤쏘?? 형늘근니(머릿 니) 사면기사..., 환장!!!!

  • 3. 깍뚜기
    '13.1.11 12:31 AM (124.61.xxx.87)

    지나가다님, 쓸쓸한 글에 댓글을 ^^;
    벤자민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깨어있어야 할텐데 말이죠;;
    저도 의료보험료가 많이 올라서 부담스럽습니다 ㅠ
    그래도 사보험은 없어도 되는 상황이 되면 좋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4875 남편에게 온 여자 문자 6 .. 2013/02/28 3,986
224874 학교 선생님 선물 뭐가 좋을까요? 3 선물 2013/02/28 2,058
224873 염색하고 반신욕 해도 되나요? 1 jbb 2013/02/28 2,510
224872 야채가 없습니다.그런데 카레를 만들수 있을까요? 12 야채없이 2013/02/28 3,375
224871 서울교대근처 원룸이나 하숙집 어떻게 구하는 게 좋을까요 남학생입.. 6 김미숙 2013/02/28 3,967
224870 코막힘이 심해서 냄새를 못 맡아요. 5 ..... 2013/02/28 2,692
224869 화성에 치즈캠프 어떤가요 체험 2013/02/28 589
224868 통장 새로 발급 질문이요.. 4 ㄱㄴ 2013/02/28 2,125
224867 구정때 해놓은 고사리나물 버려야겠죠 ㅠ 6 2013/02/28 1,940
224866 좀 오래된 기억 기억 2013/02/28 816
224865 도와주세요. 척수가 정상이 아니래요. 1 .. 2013/02/28 1,274
224864 스폴어학원 어떤가요? 봄달래 2013/02/28 1,166
224863 골드바 사고싶어요 2 2013/02/28 3,660
224862 계단식 두집인 경우 자전거 어떻게 놓으시나요?^^ 6 자전거 2013/02/28 1,829
224861 동치미 국물로는 뭘 해먹으면 좋을까요? 9 동치미 2013/02/28 2,923
224860 은지원 이혼했네요. 3 2013/02/28 5,226
224859 이럴경우 속이 좁은가요? 5 ... 2013/02/28 1,072
224858 페이스북 메모 답없는 친구 4 이런 2013/02/28 1,360
224857 강동구 강명초근처사시는 분들... 1 날개 2013/02/28 577
224856 거짓말뿐인 사람이 더 잘사는 것 같아요. 7 거짓말 2013/02/28 2,449
224855 백조가 된 첫날 이야기... 5 .. 2013/02/28 1,812
224854 고3아이 내신 넘 안좋아 5 어쩌죠~ 2013/02/28 2,381
224853 저 화내도 되는 상황 맞죠?? 15 ... 2013/02/28 3,931
224852 강남킴스클럽에 ok캐시백 쿠폰모음판 넣는 통이 있나요? 2 ok 2013/02/28 890
224851 맘맞는 동네칭구를 사귀고 싶어요 ^^; 2 ^^ 2013/02/28 1,290